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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형태 010 믿음 014 사랑의 또다른 말 017 303호 027 첫사랑 032 자세한 사랑 037 일상이라는 여행 040 진짜 감정 044 사랑의 시작 047 바다네 바다 1 055 바다네 바다 2 064 봄 066 사랑이라는 말 대신 069 그해 여름 073 붉은 새 077 미신 080 그날 아침 084 공중전화 089 비밀 사서함 이끌린 이후의 다정한 세계 096 두 사람 101 완벽한 이별 105 가까웠던 사람 108 빗소리 111 다툼의 원인 114 영화가 말하는 사랑 119 나를 떠난 사람 124 위로 127 많이 저지르라는 말 131 외로움 135 보이지 않는 아픔 138 약속 141 이별이 아픈 아유 145 시월의 밤 149 미친 이별 154 그리운 사람에게 나는 누구를 마중나가고 싶은 것일까 160 큰길 163 노란 불빛 166 아버지 170 생활과 상태 173 십칠층 177 세상을 아프게 살고 싶다 183 마음의 창문 188 비디오 192 짧은 머리카락 195 시간이 하는 일 198 김밥 203 내가 살던 동네 여기까지 올 마음이면 된 거야 212 걷는 사람 216 희망의 흔적 221 혼자가 아니야 226 읽고 쓰는 사람 229 묵호 232 영원한 마음 236 오해 239 아홉수 242 꿈 246 아쉬운 사랑 249 이사 252 여행이라는 신호 256 Flight No. NHE7IO 260 갑자기 걸려온 전화 263 느려서 편지 266 숲과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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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랑이 어렵다.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믿음만큼은 건재했으면 좋겠다. 어느 하나 안정적인 게 없는 삶에서 외줄을 타다 서로를 만나는 것. 잘 보이겠다며 바지춤에 묻은 먼지를 털고 구김 간 옷을 펴 입고 가도 어쩔 수 없었던 등은 서로의 손길로 매만져주는 것. 사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고. 떨어져 있는 시간을 잘 보내다 함께 힘들었던 일을 절반으로 나누는 것.
--- p.13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하지 않던 그 거리만큼 이별은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냥이라는 말이 두려웠을지도. 사랑은 때론 설명이 필요하다. 만지고 싶고 냄새도 맡고 싶고 느끼고 싶은 것이기에 더욱더. 사랑 앞에선 침묵보다 자세한 게 더 좋다. --- p.35 지금은 우리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더라도, 비록 구질구질하게 멀어졌을지도 모르지만 한 시절을 같이 보낼 만큼 빛나는 부분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도 변하지 않으니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어. 하나에서 둘로 멀어지더라도 힘들거나 외롭게 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아프기 싫어서 택하는 게 이별이니 모든 이별을 택한 사람들이 그전보다 더 잘 지냈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안녕을 빌어. --- p.122-123 예전만큼 견딜 수 없이 아프진 않지만 어제 일어난 일처럼 시야를 가득 채우는 선명한 기억도 더러 있다. 그렇게 그때 기억이 몰려오면 마음 한구석에 든 멍이 다시 번지는 기분이다. 아직도 그 사람들과 관련된 감촉들이 생생하게 잡힐 것 같을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랑했던 크기만큼 미친 이별이구나. 환절기가 찾아오면 마른기침하듯 오래 앓겠구나. 지워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 p.153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언제나 잊히는 건 과거다. 적응하고 견뎌야만 살아갈 수 있는 상태에서 과거를 떠올릴 여유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지나갔지만 진한 것들. 과거에도 아픈 일은 분명했겠지만 시간이라는 묘약이 그것을 감싼 이상 고통은 중화되고 추억은 더 진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한 장, 한 장 종이를 넘기다보면 책은 어느새 나에게 속삭일 것이다. 네가 나에게 다가온 만큼 나도 한 가지 알려줄게. 넌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았어. 아름다워 --- p.228 숲을 빠져나오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자신이 산을 올랐던 길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왔다는 것을요. 거대한 산 하나를 관통했다는 사실을요. 사내는 남들은 보지 못할 곳에서 주워온 꽃잎의 냄새를 한번 더 맡았습니다. 달큼했습니다. 오랜 수첩에 꽃잎을 끼워넣으며 문장 하나를 적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숲에 덥석 들어가는 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거라면 그 숲에서 길을 잃어도 좋겠다는 마음마저 품는 건 사랑일 거라고요. --- p.270-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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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은 등을 맞대고 있어서
우리는 이렇듯 이별을 경험한다 『비밀 편지』의 박근호 작가가 목도한, 짙은 사랑의 만화경 순간의 감정을 함께하고 싶어서 3년 동안 5,000장의 손편지를 길거리에 붙이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뜨거운 위로를 안겨준 사람이 있다. ‘비밀 편지’의 박근호 작가다. 반듯하게 써내려간 손글씨에 담긴 문장, 그리고 감수성은 어느덧 저자만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그후로도 꾸준히 SNS 등으로 찬란한 감정의 편린을 담은 손편지를 독자들과 공유해온 그가 이번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쓴 글들을 엮었다. 신작 산문집 『미친 이별』에는 그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여러 형태의 사랑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사랑에서부터 상담해온 지인들의 이야기, 그의 사색 속에서 일어난 사랑의 장면들이 유화의 진한 붓 터치처럼 밀도 있게 마음속에 획을 긋는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형태의 사랑을 만난다. 사랑의 모습은 시기와 상황 그리고 상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사랑했던 순간의 감정만은 우리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삶의 방향을 그린다. 여러 번의 사랑을 만났다는 것은 곧 여러 번의 이별을 겪었다는 것. 그것은 시작이 있으며 끝이 있다는 말처럼 지극히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전히 어려워하면서도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고 그리고 꿈꾸는 것일지도. 작가는 산문의 전반에서 자신이 사랑한 시간으로 사랑한 공간으로 독자들을 어김없이 데리고 간다. 작가를 따라서 우리는 어느덧 한 여관의 303호에, 바다 근처의 카페에, 작업실 근처 공원에 멈춰 서게 된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그날의 햇살과 바람, 연인간의 침묵과 눈빛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어떤 장면은 내 이야기처럼 또 어떤 장면은 꿈꿔온 장면처럼 다가올지도 모른다. 이렇듯 작가가 써내려간 사랑에 관한 희구와 탐색은 도대체 사랑이 무엇일지 고민해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만하겠다. 작가는 이 책의 출간에 덧붙여 이렇게 말한다. “이별이 있더라도 모든 사랑은 아름답다는 것과 어쩌면 이별이 있기에 더 아름다웠을 수도 있는 것.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랑이고 상처를 낫게 해주는 것도 사랑이라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