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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 차용구 3
옮긴이의 말-잊혀진 작가 전낙청의 작품집을 펴내며 6 1 소설 오월화五月花 25 구제적 강도救濟的强盜 66 삼각연애묘三角戀愛墓 278 실모지묘失母之猫 367 2 논설 및 수필 경제적 열애經濟的悅愛 437 미주美洲 동포同胞들에게 올리는 글 447 인생관人生觀 456 해설-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공존 | 전우형 485 |
Nak Chung T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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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낙청(1876∼1953)은 평안도 정주 출신의 1세대 재미 한인이다. 1904년에 하와이로 노동 이민을 떠나 카우아이에서 일했으며, 1907년에 아내와 함께 아들 오베드, 조카인 프랭크와 제이콥을 이끌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여 오렌지 농장 등에서 일했다. (…중략…) 고향 땅을 떠날 때 장차 귀국할 생각이 있었는지는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전낙청은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삶을 마감했고 그 자녀들은 미국에서 성장하여 그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다. 스스로 언급했듯이 ‘첫 세대 미주 한인’으로서의 평범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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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낙청이 상상한 사랑
이 선집에 실린 소설들 중 「오월화」와 「구제적 강도」 두 편의 소설은 모두 한인 이민자 잭 전의 연애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삼각연애묘」에도 역시 국제연애에 초점이 맞춰진 서사가 등장한다. 연애, 그중에서도 국제연애가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 키워드는 이 소설이 식민지 조선과 미국 사이의 접촉과 교차를 시도하고 있음을 일러준다. 소설의 등장인물인, 어쩌면 전낙청의 주변 인물을 모델로 삼았을 가능성이 높은 ‘잭 전’의 연애관은 자유연애, 그중에서도 만국통혼(萬國通婚) · 황백통혼(黃白通婚) 등 당시로서는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자유연애라 할 수 있다. 자유연애를 통한 근대적 자기 구원을 표방하는 이 소설은 이광수의 「무정」이 미국사회와 만나 확장된 이본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정」의 연애가 서양의 계몽사상을 통합하는 서사적 장치라면, 「구제적 강도」의 연애는 서양의 계몽사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의장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낙청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오월화」와 「구제적 강도」의 주인공 ‘잭 전’의 연애는 잠정적으로 일대 다수, 즉 복수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 복수의 연애는 자유연애의 왜곡된 형태라기보다 각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형태로 등장하며, 만국통혼이나 황백통혼을 저지하는 서양의 자유연애가 지니는 모순과 허위의식을 들추어내기에 이른다. 이들의 자유연애는 서양의 자유연애를 탈신비화하는 것과 동시에, 계급, 인종, 성별을 비롯한 여러 정체성에 의해 구획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분할과 경계에 비판적으로 개입하는 사랑의 공적인 역할에 도달한다. 1930년대 미국의 대중문화를 녹여내다 전낙청의 소설에는 당대 미국의 대중문화가 직접 인용된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댄스파티 도중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거나 그들이 직접 부르는 노래, 그리고 주인공 일행이 기획한 공연에 초청된 가수가 부르는 재즈 등이 대표적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또 그들의 데이트 코스에서 영화는 자주 소환된다. 여기에는 무성영화나 발성영화 같은 극영화뿐만 아니라 보드빌(Vaudeville) 같은 공연양식들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소설에 인용된 영화의 경우, 소설이 창작될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히 동시대적인 것이었고, 제목만이 아니라 배우, 캐릭터 이름만 들어도 단박에 어떤 영화인지를 간파할 수 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것이었다. 인용된 작품이나 빈도, 그리고 서술방식을 감안할 때 전낙청은 평균 이상의 영화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남성 주인공은 지적, 정서적, 윤리적으로 탁월해 여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로맨스의 주인공이자, 악당을 제압하고 도박에도 재주가 있는 등 느와르의 세계마저 장악한 할리우드 로맨스 · 액션 장르의 전형적인 캐릭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