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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1장 개성에서 느낀 봄 개성으로 들어가던 날 북한 가요, 심장에 남는 사람 그분들 얼굴이 그려진 휘장? 태극기가 그려진 배지? 맥심커피는 한국을 싣고, 세관은 검은 봉지를 들고 개성으로의 물품 반입과 반출 그리고 삼겹살 상납 꽃다발과 참사관 아저씨, 그리고 김정철과 에릭 크립튼 급식소의 남은 반찬들과 음식물 쓰레기는 왜? 김밥 한 줄로 느낀 남북의 경제적 차이 3,000명분의 식재료와 김치, 그리고 북한냉면? 아니, 개성공단식 냉면! 2장 개성에서 겪은 여름 임금전쟁과 가자미 사건 북한 노동자는 안 되고, 평양 사람은 되고 남한은 8.15 광복절, 북한은 8.15 해방절 회식날은 상 위의 음식을 싸 가는 게 합법?! 북한 성원 향이의 임신과 그녀들의 총화 효숙 성원의 귀한 포도 두 송이, 한 송이는 시댁에 한 송이는 친정에 1톤 탑차를 타고 휴전선 넘어 결혼하러 다녀올게요! 목함지뢰 사건이 개성공단 일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3장 개성에서 보낸 가을 2015년에도 기억되는 통일의 꽃(?) 임수경 고맙다는 말이 그렇게 어렵나요? 까만 시골 총각 같은 북한군인 뽀얀 도시 총각 같은 남한군인 신앙서적 『생명의 삶』, 그 안의 한 문장 때문에 낸 벌금 150달러 북한 여성들의 노동시간 USB와 벌금 200달러로 남북한 마음 대동단결 4장 개성에서 만난 겨울 조장 선생 귤 좀 가져가지 말아요, 제발 필요하면 말을 하세요 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간식 떡, 과일 그리고 빵 1층의 면세점 북한 아가씨들 건물 경비 아저씨와 나 북한 김장속과 남한 김장속 바꿔 먹기 아직도 보고 싶은 북한 성원 리순희 12월 11일 회담날, 랭천사이다 북한 엘리트 여성 수희 1월 6일 핵실험, 그리고 현관문 앞 북한 배달부들 개성으로 들어가기까지 맺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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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서 보낸 봄, 여름, 가을, 겨울
저자는 2015년 봄, 하루 한 대밖에 없는 관광버스를 타고 북한에서 주의해야 하는 사항들을 외우고 또 외우며 개성공단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누리미 공장동 외에 공단 내의 3,000여 명을 위한 급식 식자재 반출입과 북한 직원 관리 총괄 업무를 하며 그들의 ‘점장 선생’으로 사계절을 보냈다. 당시 나이 스물아홉 살이었던 저자는 북한 직원들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마흔둘이라 속이며 일을 시작한다. 커피 믹스로 직원들과 마음을 주고받고, 손을 다친 북한 직원의 손가락에 조장 몰래 약을 발라주며, 겨울에는 남한과 북한의 김칫소를 서로 바꿔 먹기도 한다. 때로는 서로의 표현 방식이 달라 마음을 오해해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 사소한 것에도 남북의 체제 경쟁으로 신경전을 벌일 때도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약 없는 이별 앞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연휴가 끝나면 함께 먹으려 했던 개성의 내 사무실 책상 위의 사과와 과자들. 그리고 숙소의 옷가지와 물품들, 그리고 냉장고 속 식재료들.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한 채, 이제 우리는 어쩌냐며 허탈해하던 개성에 일자리를 두고 온 남한사람들과 함께 어찌할 바를 모르던 2016년 이른 봄날의 기억이다.” _p.7 그곳에도 평범한 사람들이 산다 우리가 접하는 북한의 소식은 대중매체를 통해 정제되고 가감된 이야기다. 하지만 북한에는 김정은이나 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도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가족을 먼저 떠올리고, 고부 갈등을 겪고, 겨울엔 김장을 하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세관원, 군인, 노동자들, 면세점 아가씨, 경비원, 그리고 매일 함께 살 맞대며 울고 웃었던 북한 직원들, 곧 평범하고 소소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에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남북 간에 미묘한 낌새가 있을 때마다 그 안에서 있었던 긴장감과 매일 일상을 통해 피어난 우정과 서로에 대한 연민 등이 녹아 있다. 남북의 정치·사회적 관계만을 말하는 대중매체에서는 듣지 못할, 선전용 문구 그 너머에 담긴 북한 사람들의 조심스럽지만 진솔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