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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고 싶다
지상에서 영원한 하늘을 갈망하는 길 찾기
한상봉
이파르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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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는 글

제1부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안녕하세요? 안심입니다
안경알을 닦으니 세상이 밝아진다
사십대 문턱에서 발음하는, 아버지
제 절을 마땅히 받으실 분
흰 꽃 들녘에 시름을 벗고
농부인 아버지에 그 아들
너에게 기대면 죽음조차 가벼울까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양말을 깁고 꿰매는 일상의 혁명
참 따뜻한 그리움, 종이꽃 그늘
까맣게 쓰러지고 싶다
생활의 재구성, 자연의 혈족이 되어
산중에 비 내리는데
먹은 만큼 풀물 오르는 배추벌레처럼
사랑은 사랑을 유혹한다

제2부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숨어 계신 부처를 찾아서
봄날, 연두빛 고운 숲 속으로
교리보다 영성을, 종파보다 종교성을
바다에서 바다로
새로 산 묵은 차, 록스타
아이의 눈으로 축제처럼 건너는 생애
햇살이 되고 싶은 가을 아침
날아라 사슴, 눈부신 가벼움
날 머뭇거리게 하는 파랑, 그 하늘
깨끗한 고통
알몸으로 생생하고 자유롭게
좀 손해 보면서 살아야지
마음을 다해 부르면
너도 나도 거지, 또는 하느님
인연의 거리, 깊이와 넓이
김훈과 김민기,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한밤의 꿈은 아니리
세상 끝 어디라도 발 닿는 대로

제3부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때늦은 독립운동
그런 사람 친구하고 싶다
내 안에 그들 안에 계신 분
덜 붐비고 더 평화로운
지상을 건너는 길벗, 가족
뜻밖에 그 사람
여비가 필요한 인생길
그래, 아직 ‘우리’ 집이다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우울한 열정
내가 한때 이곳에 살아
원더풀 크리스마스
영원한 엄마

마치는 글

저자 소개

저자 : 한상봉
서강대 사학과와 신학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했다. 천주교사회문제연구소 연구원,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간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무국장, 격월간 잡지 《공동선》 편집장을 지냈으며, 전북 무주에서 농사를 짓다가 예술심리치료사로 일을 했다. 현재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인터넷신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편집국장으로 일하며 글을 쓰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지상에 몸푼 말씀』『연민』『내 돌아갈 그립고 아름다운 별』 『내가 너희에게 그랬듯이』『가족을 위한 축복기도』『생활 속에서 드리는 나의 기도』 『그대 아직 갈망하는가』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00g | 150*220*30mm
ISBN13
9788993450118

책 속으로

곳곳에서 자신의 전생을 읽어내는 사람은 복되다.
나의 생애 속에서 다른 이들의 생애를 읽어내고, 다른 이들의 생애 속에서 나의 생애를 발견하는 능력이 애쓴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도, 피부호흡을 하듯이 우리 몸의 창문 하나를 세심하게 열어두면, 저들이 알아서 소통하지 않을까. 내가 나를 놓으면, 이천년 전 예수의 몸과 내 몸이 서로 소통하고, 새벽이면 어김없이 논둑길 밟아 나가는 아랫마을 노인장의 흙빛 얼굴과 내 얼굴이 소통하고, 우리 아기와 내 눈빛이 서로 소통하지 않을까. 그늘이 많은 만큼 윤곽이 선명해지고, 삶이 고단한 만큼 진하고 무겁게 와 닿으며, 말이 없을수록 몸이 먼저 일어나서 서로에게로 걸어 들어가지 않을까. 내 영혼의 파장이 가장 적절한 골짜기를 스스로 찾아들지 않을까. 내 열망이 깊은 곳에 그 열망을 함께 나누려는 영혼이 찾아들지 않을까. 그 간절함과 그리움의 넋 뒤로 숨어 들어올 자가 궁금하다. 그러면 이제 우리 영혼의 그늘도 참 따뜻해지지 않을까. --- p.85

새로운 창조를 위하여 밤새 신열을 앓고 있는 목숨들에 대한 감각을 회복한다는 것은, 생명을 창조하신 하느님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는 기초를 제공한다. 밤새 아픈 것들이 뜬눈으로 잠 한숨 못 자고 이윽고 그 신열을 앓고 난 뒤에 병색을 여의고 환한 꽃망울을 터뜨린다. 그네들이 아파하는 동안에 나 역시 밤새 옆구리가 결리고 겨드랑이가 쑤신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바로 꽃나무 한그루와 내가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연대감이며, 혈육처럼 만져지는 꽃망울과 더불어 ‘이름지울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더할 나위 없이 알 길 없이 다가오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은 이러한 공감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 p.99

아, 투박함이 주는 아름다움이여, 이 사랑스런 쓸모 있음이여!
이러한 자유로운 상상력만이 교회가 기득권이나 소유에 얽매이지 않고도
살아갈 길을 열어 줄 것이다. 수도원의 모든 제복이 작업복이요 일상복이 되는 날,
건강한 노동과 휴식, 하늘과 흙냄새가 낯설지 않은 교회가 탄생할 것이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첫 서원 때 바닥에 엎디어 겸손을 다짐하던 마음은
프란치스코가 알몸으로 그리스도를 따라나섰던 그 마음이다.
그래서 맘만 아니라 몸도 가벼워지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그리스도의 성전인 우리 몸이 감옥 문을 열고 우리 영혼을 자유롭게 만들 것이다. --- p.219

전태일 열사가 그런 말 했다지.
평화시장 봉제공장 어린 시다들에게 “나인 너여!”라고 했다지.
그래서 이 몸 죽어도 나인 너 안에 내가 살아 있지, 생각했다지.
네 가슴에 그리움처럼 살아 있기 위하여 생생하게 오늘을 살고
기꺼이 내일을 네게 주었다지.
나를 주고 네 안에 영원히 살기 위하여.
아니, 우린 처음부터 하나였는지도 몰라. 한몸이었는지도 몰라.

--- p.305

출판사 리뷰

아픈 세상으로 뛰어드는 몸짓, 영적 인간으로 살기 위하여

가톨릭 사회운동과 노동사목의 한가운데서 활동하며 어두운 세상에 고통받는 이들의 벗으로 살았던 한상봉이 전라도 무주 산골에 들어가 입농자로 살며 생각한 것은 무엇일까.
고층빌딩도 없고, 교회당의 첨탑도 보이지 않으며, 오직 산과 산, 그리고 분지처럼 자리잡은 작은 평야뿐인 그곳에서 사람 살기가 어려워진 땅을 일구면서 그가 깨달은 것은 자본중심주의에 의해 파괴되어 온 세상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영적 혁명이라는 사실이었다.

물질적 소비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소박하고 단순한 삶이 갖는 영적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파헤치며, 그것을 체화시킬 수 있는 영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생각하기에 이 길은 새로운 길이 아니다. 간디와 소로우, 유영모 등이 외쳤고 걸었던 길이며, 더 멀게는 부처와 예수가 갈파했던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다.
하지만 역사 이래 사람들이 성자로 존경해 왔지만, 오늘날 세상은 그분들의 말씀이나 생각
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누구든지 더 부유하고 더 행복한 삶을 바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을 누르기 위해 애쓰며, 이기적이고 자본이 지배하는 경쟁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너에게 가고 싶다』에는 젊은 시절 사회운동의 짬밥 이력이 붙은 저자가 삼십대 후반 농사에 뜻을 두고, 전라도와 경상도 시골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썼던 글들과 다시 도시에 돌아와 인터넷 언론 활동으로 여전히 상처 많은 세상에 대한 대응을 계속하면서 쏟아낸 글들을 모아 엮은 산문집이다.

교회가 먼저 시의 마음을 회복하고 가난의 영성에 공감해야

저자는 세상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를 가만히 되묻는다. 그리고 그것은 시의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세상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리라 생각하고 있다. 또한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인간을 비롯한 피조물 전체를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는 자기초월 능력이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한 시의 마음은 이용악 시인이“까맣게 쓰러지고 싶다”고 했던 마음이며, 자연 착취적 삶을 버리고 절대자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열망이다.

미래의 생생함을 오늘에 끌어들이고, 다음 세계를 준비하는 지혜

아스팔트 문화와 컴퓨터, 스마트폰 등 기계언어에 익숙한 아이들이 겪고 맞게 될 현실은 끔찍할 정도다. 저자는 그 아이들에게 자연을 온전히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이들이 미래의 생생함을 오늘에 끌어들이는 현명함과 용기를 가질 것을 역설한다. 주변 생활방식을 돌아보고, 마음자리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과 이웃에 겸손하며, 은근하고 간절한 사랑의 염을 간직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곧 이승에서 우리가 배워 다음 세계로 건너갈 준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비, 사랑. 그 바다에 대한 지향과 열망. 이 책에서 저자가 되풀이하여 말하고 싶은 것은 하느님 자비와 사랑을 느끼고 함께하려는 자세와 노력일 것이다. 그러한 자세와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영적 인간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지금 그러한 자세와 마음은 교회와 흙과 인간이 하나로 만나고, 만나게 해주는 길임을 말하고 있다. 때로 그것은 ‘우리 따뜻한 영혼의 그늘’‘간절함’‘생태적 영성’‘축복’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추천평

밑줄 쳐가며 읽는 글이면 좋은 글이지.
한상봉의 글이 늘 그렇다. 호사와 누추 사이에서 번뇌가 많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삶의 기쁨과 존재의 경이를 만날 일이 아예 없을 리는 없다. 호사스러울 것 없는 일상에서 사랑과 기쁨의 새물을 길어 올리는 한상봉의 글은 영혼의 찬 우물이다. 머리 위에 쏟아부어도 좋고 한 모금 마셔도 좋다.
욕심에 눈멀고 욕망이 빚어낸 허깨비에 휘둘려 사는 영혼의 처지가 오죽할까. 그 거리에서 자주 목이 탄다. 그때마다 한상봉의 글로 목마름을 씻는다. 고맙다.
길 떠나서 눈 밝은 길동무가 만나면 얼마나 든든하던가.
그가 있어서 오늘도 참 좋다.
이철수(판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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