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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장. 낙원에 다다른 뱅크스 2장. 달에 간 허셜 3장. 하늘에 오른 기구 탐험가들 4장. 별을 향해 날아간 허셜 5장. 아프리카의 멍고 파크 6장. 기체를 타고 떠오른 데이비 7장.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영혼 8장. 데이비와 램프 9장. 마법사와 도제 10장. 젊은 과학자들 나오며 |부록| 주요 등장인물 참고문헌 주 인명 찾아보기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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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의 시대』는 과학 이야기들의 이어달리기다. 과학 이야기들이 이어져 더 큰 역사 이야기를 이룬다. 이야깃거리는 18세기 말에 영국을 휩쓸며 낭만주의 과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낳은 제2차 과학혁명이다. 일반적인 통념에서 낭만주의는 하나의 문화 세력으로서 과학에 매우 적대적이며, 낭만주의의 이상인 주관성은 과학의 이상인 객관성과 영원히 맞선다. 그러나 나는 실제로 늘 그러했다고 믿지 않는다. 낭만주의와 과학, 주관성과 객관성이 서로를 배제한다고 믿지도 않는다. 경이(wonder)는 과거에 그들을 하나로 묶었고 지금도 묶을 수 있는 개념으로 보인다. 요컨대 낭만주의 시가 존재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에서, 또한 흔히 똑같은 영속적인 이유에서 낭만주의 과학이 존재한다. _본문에서(12쪽)
비록 몸은 의자에 묶였을망정, 뱅크스의 정신은 점점 더 높이 날아올랐다. 실제로 과학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둔 후원자로서 뱅크스의 야심은 모험적인 낭만주의 과학의 대부분을 빚어내고 지휘했다. 어느새 낭만주의 과학은 뱅크스가 수집한 매우 이색적인 식물들처럼 꽃을 피우며 번성하고 있었다. 그는 천재들을 찾아냈고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중국, 남아메리카를 향한 탐험을 북돋았다. 더 나아가 망원경 제작과 열기구 비행, 메리노 양 사육과 일기예보까지 매우 다양한 계획들을 지원했으며 식물학, 인류학, 비교해부학 관련 박물관들의 설립을 도왔다. 무엇보다도 광범위한 편지 왕래와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서 과학이 진정한 국제적 공동 작업이라는 생각이 전쟁 기간에도, 또 프랑스와의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도록 힘썼다. _본문에서(100~101쪽) 망원경을 통한 별 관찰은 상상력을 해방함과 동시에 경이감이라고 할 만한 감정을 일으켰다. 그 느낌은 당사자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경외심과 공포를 동반했다. “천문학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했고 우리의 눈앞에 경계가 없는 우주를 열어놓았다. 그 우주에서 인간의 상상력은 길을 잃는다. 무한한 공간에 둘러싸인 인간, 존재의 광활함 속에 삼켜진 인간은 바닷속의 물방울 하나, 어리둥절해하며 거대한 전체에 섞여든 물방울 하나에 불과한 듯하다. 그러나 인간은 이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그리고 멀리 자연을 바라봄으로써,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힘을 이용해 자연의 작품들을 탐구한다.” _본문에서(170쪽) 콜리지는 화학이라는 과학 분야가 명확성과 선을 위한 힘이라고 여기면서 화학을 방어했다. 이어서 매우 돋보이는 통찰을 덧붙였다. 그는 다른 인간 활동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필연적으로 희망을 향한 열정을 밑거름 삼아 수행되므로 시적”이라고 생각했다. 시와 마찬가지로 과학도 그저 “진보적”이지만은 않다. 과학은 특정 유형의 도덕적 에너지와 창의적 열망을 이끌어 미래를 향하게 한다. 과학은 인류가 더 좋고 더 행복한 세계를 성취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믿음의 공식적인 표현이라고 콜리지는 생각했다. 데이비의 믿음도 다르지 않았다. ‘희망’은 데이비의 좌우명 중 하나가 되었다. _본문에서(405쪽) 바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과학자들이 전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과 그들이 발휘하는 특별한 창조성의 정체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진보적인 지식의 양성에서, 젊은이들(그리고 그다지 젊지 않은 사람들)의 교육에서, 지구와 지구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서 과학자들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과학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새로운 과학사뿐 아니라, 개별 과학자들을 다룬 더 확장되고 상상력이 풍부한 평전들이 필요하다. (중략) 낡고 경직된 논쟁과 울타리 치기―과학 대 종교, 과학 대 예술, 과학 대 전통적인 윤리―로는 이제 부족하다. 우리는 그런 논쟁과 선 긋기를 참아주지 말아야 한다. 더 넓고, 더 관대하고, 더 상상력이 풍부한 관점이 필요하다. 가장 필요한 요소는 아마도 과학 문화를 지탱하는 세 기둥, 곧 경이를 느끼는 감각, 희망의 힘, 지구의 미래에 대한 확고하고 또한 실천적인 믿음일 것이다. 그런 감각과 희망과 믿음이 이 책의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_본문에서(697~698쪽)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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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2009)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제너럴 논픽션 부문 수상(2009) 낭만주의와 과학. 이 두 개념은 언뜻 병립 불가해 보인다. 주관성을 강조하는 낭만주의와 객관성을 강조하는 과학은 서로 적대적인 개념이라고 여기기 쉽고, 그래서 낭만주의 시대 하면 맨 먼저 문학이나 미술, 음악 같은 예술적 성취를 떠올린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1차 과학혁명과 빅토리아 시대 과학의 성취에 가려졌을 뿐 과학사에서 낭만주의 시대의 제2차 과학혁명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직접 제작한 망원경을 통해 태양계의 대중적인 개념을 완전히 바꾼 윌리엄 허셜과 그의 여동생 캐럴라인 허셜, 자신의 목숨을 건 실험으로 화학 마취의 시작을 연 험프리 데이비로 대표되는 제2차 과학혁명의 주역들은 무모할 정도로 자기 삶을 바쳐 과학 연구에 새로운 상상력과 흥분을 불어넣었다. 리처드 홈스는 이 같은 혁명가들을 ‘발견’의 객관적 대리인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과학자’로 일종의 전기의 형식으로 조명한다. 『경이의 시대』에서 리처드 홈스는 허셜과 데이비뿐 아니라 조지프 뱅크스, 토머스 베도스, 마이클 패러데이 같은 ‘과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 그리고 이들의 발견과 발명을 돌파구 삼아 영감을 얻었던 메리 셸리에서 콜리지, 키츠 등 낭만주의 작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채롭고 흡입력 있는 내러티브로 낭만주의 시대를 채워간다. 이와 더불어 과학이 경이감과 더불어 두려움을 유발하지 않는가라는 질문, 발견과 발명이 세상에 새로운 희망뿐 아니라 새로운 공포를 가져다주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환경이나 기후변화, 유전공학, 대체의학, 외계 생명, 의식의 정체, 심지어 신의 존재를 둘러싼 현대 과학의 논쟁을 이해할 단초를 마련한다. 『경이의 시대』는 과학 이야기들의 이어달리기다. 과학 이야기들이 이어져 더 큰 역사 이야기를 이룬다. 이야깃거리는 18세기 말에 영국을 휩쓸며 낭만주의 과학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낳은 제2차 과학혁명이다. 일반적인 통념에서 낭만주의는 하나의 문화 세력으로서 과학에 매우 적대적이며, 낭만주의의 이상인 주관성은 과학의 이상인 객관성과 영원히 맞선다. 그러나 나는 실제로 늘 그러했다고 믿지 않는다. 낭만주의와 과학, 주관성과 객관성이 서로를 배제한다고 믿지도 않는다. 경이(wonder)는 과거에 그들을 하나로 묶었고 지금도 묶을 수 있는 개념으로 보인다. 요컨대 낭만주의 시가 존재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에서, 또한 흔히 똑같은 영속적인 이유에서 낭만주의 과학이 존재한다. _본문에서(12쪽) 경이의 시대 그 서막, 조지프 뱅크스 젊고 순진한 여행가이자, 남몰래 일기를 쓰는 모험가였으나 훗날 가장 노련하고 가장 오래 재임한 왕립학회장이 되는 조지프 뱅크스는, 젊은 시절 제임스 쿡 선장과 인데버호를 타고 세계일주 항해를 나서는데 리처드 홈스는 이것이 ‘경이의 시대’의 시작이라고 본다. 인데버호 탐험대는 여러 곳을 항해했지만 그 중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에 장기간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뱅크스는 식물과 동물을 풍부하게 채집해 탐험대원으로서의, 박물학자로서의 의무에 충실했다. 하지만 본연의 임무 외에도 여느 탐험대원과 달리 타히티인의 말을 배우고, 그들과 자주 어울려 타히티인들의 요리, 도구 제작, 배 만들기, 집짓기, 항해술, 문신, 의례적인 연극 등 그들의 문화와 풍습을 체험한 뒤 이를 사실상 인류학적 보고를 집대성했다. 이후 자비로 행한 서로런스호 항해를 통해 ‘태평양 문화를 오롯이 담은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의 수집품을 모으고 이를 후에 공개한 뱅크스는 점차 수집가 겸 행정가로 변모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른다섯 살에 왕립학회장에 선출된 후 40년이 넘게 식물학, 인류학, 비교해부학 등 과학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고 후원자로서 모험적인 낭만주의 과학의 대부분을 빚어내고 지휘해 영국 과학과 탐험의 공적 발전에 주도적인 영향을 끼쳤다. 비록 몸은 의자에 묶였을망정, 뱅크스의 정신은 점점 더 높이 날아올랐다. 실제로 과학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둔 후원자로서 뱅크스의 야심은 모험적인 낭만주의 과학의 대부분을 빚어내고 지휘했다. 어느새 낭만주의 과학은 뱅크스가 수집한 매우 이색적인 식물들처럼 꽃을 피우며 번성하고 있었다. 그는 천재들을 찾아냈고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중국, 남아메리카를 향한 탐험을 북돋았다. 더 나아가 망원경 제작과 열기구 비행, 메리노 양 사육과 일기예보까지 매우 다양한 계획들을 지원했으며 식물학, 인류학, 비교해부학 관련 박물관들의 설립을 도왔다. 무엇보다도 광범위한 편지 왕래와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서 과학이 진정한 국제적 공동 작업이라는 생각이 전쟁 기간에도, 또 프랑스와의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도록 힘썼다. _본문에서(100~101쪽) 윌리엄 허셜, 우주란 실험실을 관찰하다 천왕성 발견으로 태양계에 대한 인식을 바꾼 윌리엄 허셜은, 100편이 넘는 논문으로 우리 은하 전체 그리고 우주의 구조와 의미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뒤엎었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민병대 악장, 오르간 연주자, 성가대 지휘자 등으로 활동하던 중 “어두컴컴하게 가려진 인간의 삶과 항상 분명한 대조를 이루었고 끝없는 위로와 확실성의 원천”이 된 “찬란한 자연”에 매료돼 천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스물일곱 살 때부터 천문 관측 일지를 쓰기 시작한다. 점차 태양계 너머 머나먼 곳까지 관심을 가져 금속거울 주조와 반사망원경 제작에 도전해 고생 끝에 기존의 그 어떤 망원경보다 탁월한 품질과 집광력을 갖춘 망원경을 완성한다. 그는 자신의 망원경을 이용해 알려진 성운의 개수를 10년 동안 100개에서 1000개 이상으로 열 배 이상 늘렸고, 지구와 우리 은하의 나머지 부분들 사이의 거리를 시차 측정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제공할 쌍성의 목록을 새롭게 작성했으며 천왕성 발견을 계기로 우주를 실험실 삼아 가늠할 수 없이 큰 우주를 서서히 개척해갔다. 이후 국왕 직속 천문학자가 되어 직업적으로 우주를 탐색한 윌리엄 허셜 곁에는 묵묵히 오빠의 손발이 되어준 여동생 캐럴라인 허셜이 있었다. 날씨가 좋으면 예닐곱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밤하늘을 관찰하기가 예사였고,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도 여러 번 넘겼던 캐럴라인은 낮에는 안주인으로 밤에는 오빠의 ‘천문학 조수’로 활동하다 점차 오빠의 그늘에서 벗어나 ‘여성 혜성 사냥꾼’으로 독립해간다. 허셜 오누이의 연구는 거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의 세계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우주관의 확장 계기가 되었고, 나아가 키츠나 바이런 같은 낭만주의 작가의 세계관에도 영향을 끼친다. 망원경을 통한 별 관찰은 상상력을 해방함과 동시에 경이감이라고 할 만한 감정을 일으켰다. 그 느낌은 당사자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경외심과 공포를 동반했다. “천문학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했고 우리의 눈앞에 경계가 없는 우주를 열어놓았다. 그 우주에서 인간의 상상력은 길을 잃는다. 무한한 공간에 둘러싸인 인간, 존재의 광활함 속에 삼켜진 인간은 바닷속의 물방울 하나, 어리둥절해하며 거대한 전체에 섞여든 물방울 하나에 불과한 듯하다. 그러나 인간은 이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쓴다. 그리고 멀리 자연을 바라봄으로써,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힘을 이용해 자연의 작품들을 탐구한다.” _본문에서(170쪽) 험프리 데이비, 대중 과학의 시대를 열다 제1차 과학혁명의 혁명가들은 라틴어를 통해 학자와 지식인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집단과 소통했다. 한마디로 대체로 개인적이고 특권적이며 전문적인 형태의 지식을 보급했다. 반면에 제2차 과학혁명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교육과 소통에 힘을 쏟아 대중 과학 강연, 실험실에서 벌이는 실연, 과학 개론서가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 선봉에 험프리 데이비가 있었다. 문법학교에 다녔고 잠깐 동안 의사 수련을 했지만 거의 모든 지식을 독학으로 얻은 험프리 데이비는 지적인 야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일찍부터 시와 여러 편의 논문을 쓰며 시적 상상력과 과학적 상상력을 겸비한 데이비는 독특하게도 화학을 성장하는 정신력의 표출, 창조적인 희망의 표출로 보았고, 생명의 법칙과 결합한 화학이 궁극의 앎에 이르는 통로로 밝혀지리라고 생각했다. 이에 데이비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직접 이런저런 공기를 흡입해 공기와 인간의 폐 속에서 일어나는 호흡 과정을 분석하다가 훗날 마취에 사용되는 아산화질소(일명 웃음기체) 흡입에 몰두한다. 이후 왕립연구소에서 직업 과학자로서의 삶을 시작한 데이비는 빼어난 말솜씨로 일반 대중에게 과학 실연을 선보였고, 과학을 역사적 사회적 맥락 안에 놓아 설명하는 등 과학이 대중에 가까이 다가가게끔 도왔다. 농업화학 강의, 베이커 강의 등으로 명성을 쌓았지만 과학적 발견에도 관심을 놓지 않아 전기의 본성, 새로운 볼타전지의 쓰임새, ‘전기화학’ 분석의 원리 발견, 폭발물 탐구, 탄광에서 사용할 안전등의 개발 같은 성과를 이룬다. 특히 안전등의 개발 이후 일반 대중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과학자로 최고의 지위인 왕립학회장 자리에 오른다. 대중의 안전과 이익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했고, 대중 과학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시나 산문의 창작도 쉬지 않아 『여행중의 위안』 외에 다양한 글로 빅토리아 시대의 과학자들에게 화학의 발전을 선물로 안겼다. 콜리지는 화학이라는 과학 분야가 명확성과 선을 위한 힘이라고 여기면서 화학을 방어했다. 이어서 매우 돋보이는 통찰을 덧붙였다. 그는 다른 인간 활동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필연적으로 희망을 향한 열정을 밑거름 삼아 수행되므로 시적”이라고 생각했다. 시와 마찬가지로 과학도 그저 “진보적”이지만은 않다. 과학은 특정 유형의 도덕적 에너지와 창의적 열망을 이끌어 미래를 향하게 한다. 과학은 인류가 더 좋고 더 행복한 세계를 성취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믿음의 공식적인 표현이라고 콜리지는 생각했다. 데이비의 믿음도 다르지 않았다. ‘희망’은 데이비의 좌우명 중 하나가 되었다. _본문에서(405쪽)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다 천문학과 화학 분야의 발전이 두드러졌지만 낭만주의 시대의 과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윌리엄 허셜과 험프리 데이비가 이 시기의 뼈대라면 기상학, 전기학, 지질학, 생리학, 두개학, 해부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는 그 몸체를 구성한다. 각 분야 간의 안내는 과학계의 베르길리우스 조지프 뱅크스의 몫이었다. 몽골피에 열기구와 샤를 기구 등의 발명에 뒤이어 영국과 프랑스 간에 열기구를 통한 과학과 외교와 스포츠가 어우러진 경쟁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기압, 구름, 바람 등의 연구가 뒤따라 과학의 한 분야로 기상학 연구가 시작되었다. 시인과 작가 들은 희망과 해방의 상징으로 열기구 비행을 받아들였다. 조지프 뱅크스의 탐험 이후에도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등지로 과학적 가치와 국가의 이익을 위한 탐험은 계속되었고, ‘인간 생명의 본성’을 둘러싼 생기론 논쟁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배경이 된다.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리처드 홈스는 과학의 내면적인 삶, 그리고 과학이 정신뿐만 아니라 감성에 가하는 충격을 포착해 과학적 열정을 매력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과학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사색하는지를 통해 시인이나 화가나 음악가의 창조성뿐만 아니라 과학자의 창조성도 탐구함으로 낭만주의 시대의 시작과 끝을 매혹적으로 제시한다. 끝없이 계속될 것 같은 낭만주의 시대도 1820년대에 조지프 뱅크스, 윌리엄 허셜, 험프리 데이비가 잇달아 죽으면서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바톤 터치를 하듯 새롭게 등장한, 마이클 패러데이, 존 허셜, 찰스 다윈 같은 빅토리아 시대의 주인공들은 낭만주의 과학을 통해 자신의 시초와 전통과 성취를, 논쟁과 불확실성과 오류를 되돌아보고 재발견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한다. 낭만주의 시대는 끝났지만, 『경이의 시대』 속 인물들이 열어둔 길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바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과학자들이 전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과 그들이 발휘하는 특별한 창조성의 정체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진보적인 지식의 양성에서, 젊은이들(그리고 그다지 젊지 않은 사람들)의 교육에서, 지구와 지구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서 과학자들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과학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새로운 과학사뿐 아니라, 개별 과학자들을 다룬 더 확장되고 상상력이 풍부한 평전들이 필요하다. (중략) 낡고 경직된 논쟁과 울타리 치기―과학 대 종교, 과학 대 예술, 과학 대 전통적인 윤리―로는 이제 부족하다. 우리는 그런 논쟁과 선 긋기를 참아주지 말아야 한다. 더 넓고, 더 관대하고, 더 상상력이 풍부한 관점이 필요하다. 가장 필요한 요소는 아마도 과학 문화를 지탱하는 세 기둥, 곧 경이를 느끼는 감각, 희망의 힘, 지구의 미래에 대한 확고하고 또한 실천적인 믿음일 것이다. 그런 감각과 희망과 믿음이 이 책의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_본문에서(697~69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