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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1부 소리의 이치1장 ··· 기1. ‘기’는 우주의 생명력2. 우주의 섭리를 깨쳐라3. 숨을 당겨야 소리가 튕겨 나간다4. 공력5. 이·기·지6. 우리 문화의 기운2장 ··· 호흡1. 호흡은 공기의 오고 감2. 상청하탁3. 호흡의 거래4. 기혈과 혈기5. 물이 깊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다3장 ··· 장단1. 장단은 길고 짧음이다2. 장단은 시공의 흐름이다3. 석삼극무진본4. 정기신5. 율려6. 생장수장7. 장단의 종류8. 이상수9. 시나위10. 박간생장2부 소리의 바탕4장 ··· 발성법1. 발성은 소리의 전부다2. 정음3. 자음과 모음4. 원방각5. 한 배의 숨은 뜻6. 어단성장7. 운과 눈8. 억양반복5장 ··· 청1. 목청2. 공명3. 상청·중청·하청4. 사람은 천지와 함께한다5. 바람의 순환 운동6. 청 높이에 따라 입 모양도 달라진다7. 자기만의 공곡정음을 찾아라6장 ··· 통성1. 통성은 공력이다2. 공력 너머의 덧음3. 통성은 상하 단전의 소통4. 큰 대문의 쇠문고리를 뒤흔든 소리5. 통성은 중도요 중용이다6. 서창일미7. 통성은 두루 원만하다7장 ··· 성량1. 충실함이 아름다움이다2. 근간이 튼실한 나무에 꽃과 열매가 충실하다3. 골육의 조화미4. 낙숫물이 댓돌을 뚫듯이8장 ··· 섭생1. 토질이 좋아야 수목이 아름답다2. 신이 만든 정교한 악기3. 일기일회4. 염탕법5. 그릇이 반듯하면 물도 반듯하게 채워진다3부 소리의 기술9장 ··· 발림1. 수무족도2. 발림은 몸짓으로 하는 소리다3. 발림은 도봉산을 들어 올리듯4. 발림은 춤이 아니다10장 ··· 시김새1. 시김새는 소리를 새김질하여 삭여낸 꾸밈음이다2. 시김새는 소리의 음운이다3. 무기교의 기교4. 송만갑 명창과 이동백 명창5. 다루6. 큰 새와 작은 새의 날갯짓7. 시김새는 어울림이다11장 ··· 조1. ‘조’란 가사가 두르고 있는 정경이다2. 조를 내야 소리 맛이 난다3. 정경4. 평조·우조·계면조5. 음은 가사의 뜻에 따라 달라진다6. 장단조 - 줄이 탱탱해야 날이 선다12장 ··· 성음1. 판소리는 성음놀음이다2. 성음은 만물의 정경3. 만상과 만감4. 인품이 높지 않으면 법도가 없다5. 풍류4부 소리의 정신13장 ··· 소리광대1. 설운 광대2. 광대 고사3. 광대는 민심의 대변자4. 춘향이 품은 뜻5. 광대의 울음6. 광대의 넓고도 큰 덕14장 ··· 제1. ‘제’란 판소리의 족보다2. 제는 법도의 경계다3. 바디4. 문질빈빈5. 욱일과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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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Do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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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이치에서 정신까지, 상세한 설명과 풍부한 도표 활용이 책의 본문은 4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칫 어렵게 여겨질 수 있는 과학적 원리를 설명할 때는 이해를 돕는 도표를 풍부하게 활용했다. ‘1부 소리의 이치’에서는 숨의 근원인 기(氣), 소리의 근원인 숨(호흡), 소리를 구성하는 장단의 원리를 파헤친다. ‘2부 소리의 바탕’에서는 소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발성법과 청, 그리고 통성, 성량, 섭생 등 소리에 기본이 되는 것을 다룬다. ‘3부 소리의 기술’에서는 소리를 완성하는 발림, 시김새, 조(調), 성음을 다룬다. ‘4부 소리의 정신’에서는 소리꾼의 존재 의미 자체를 되새겨본다. 소리광대의 역사와 역대 소리광대들이 지켜온 뜻, 그리고 판소리의 족보인 제(制), 동편제와 서편제의 특색, 동서를 넘나드는 중고제의 멋을 이야기한다.동양 사상과 훈민정음 혜례본을 섭렵하다저자는 소리는 숨에서 시작되는 것이므로 호흡과 소리의 관계를 알기 위해 한의학을 공부했고, 음의 구성과 장단의 짜임새를 이해하려니 동양 고전을 섭렵해야 했고, 또 소리의 발성과 발음은 말의 발성과 발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고 또 보았다. 발성법을 터득하고자 (중략) 『훈민정음 해례본』을 벽에 붙여놓고 오랜 세월에 걸쳐 하나씩 이해해가면서 발성의 이치를 깨쳐나갔다. 노래란 본래 그 나라의 말법과 문화 관습에서 배태되어 나온 것이므로 언어 구조와 원리를 반드시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공부하면서 발성과 장단 호흡의 원리를 깨쳤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 문화의 정체성까지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공부하기 전에 그렇게 모호했던 경계가 확연하게 드러나면서 우리 문화의 이치와 원리가 훤하게 비쳐 보였다. (6-7쪽)발성을 익히는 데 웬 『훈민정음 해례본』인가 할 사람도 있겠지만, 본래 옛 명창들은 판소리 발성에 오행(五行)이 있다고 했다.이동백 명창(1867~1950)은 소리꾼의 발성에 대해 “배우는 사람에게 늘 주의시키는 게지만 목소리를 꼭 오행(五行)대로 허얀단 말요. 금성(金聲)은 쇠소리니깐 쩡르랑 소리가 나야 하고 목성(木聲)은 나무 패듯 와짓끈 해야 하고 수성(水聲)은 잔잔하여 평평(平平)한 맛이 있어야 하고 화성(火聲)은 불이 확 나듯 고함치는 맛이 있어야 하고 토성(土聲)은 땅과 같이 목소리가 두터운 맛을 주어야 한단 말요”라고 했다. (215쪽)이러한 발성 덕분에 판소리가 극적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말 발성의 오행을 체계적으로 설명해놓은 것이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이다.목구멍소리는 (오행으론) 물[水]이 되고 (계절로는) 겨울이요 (음악으로는) 우음(羽音)이며 / 어금닛소리는 봄과 나무[木], 그 음은 각음(角音)이네. / 치음(?音)에 여름, 불[火]인 것이 혓소리이며 / 잇소리는 상음(商)에 가을이요, 또한 금(金)이네. / 입술소린 자리[位]나 수(數)에 정함이 없어도 / 흙[土]으로서 늦여름이라 궁음(宮音)이 되네. (211쪽)흔히 ‘억양반복(抑揚反覆)’과 ‘어단성장(語短聲長)’이 판소리 발성의 법칙이라 하는데, 그것이 왜 그런가 하는 것도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배울 수 있다.예를 들어 흔히 장소를 가리킬 때 쓰는 ‘저기’라는 말을 떠올려보자. 가까운 곳을 가리킬 때는 초성자가 전청음(全淸音)으로 나서 부드럽게 ‘저기’라고 하지만, 아주 멀고 깊은 곳을 가리킬 때는 초성자 ㅈ이 강세가 굳세지면서 탁음 ㅉ으로 변해 ‘쩌~~기’라고 길게 발성된다. 모음은 초성과 종성에 담긴 뜻이 펼쳐져 실제적인 감정의 운이 발동하는 맛소리다. 그래서 ‘저기’와 ‘쩌~~기’같이 초성의 청탁과 발성 강도에 따라서 중성 모음 발성에 길고 짧고 좁고 넓고 멀고 가깝고 크고 작은 공간적인 음양 경계가 생겨나는 것이다. 말의 뜻에 따라 강유와 청탁을 사용해서 첫 자음을 동서남북으로 억양반복하고, 모음에서는 첫 자음에 함축된 강유와 청탁의 뜻을 실제의 운에 맞게 도드라지도록 펼쳐서 길게 읊조리며 어단성장으로 발성하는 것이 판소리 발성의 법칙이다. (214쪽)우리 소리 이론의 토대여기까지 보면, 본래 판소리에 법칙이 없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동안 판소리 명인들은 몸으로 체득하여 실천하면서도, 그것을 논리적인 언어로 체계를 짜 맞춰 세상에 내놓지 못했을 따름이다. 몸으로 체득하는 것과 그것을 말로 표현하여 글로 완성하는 것은 아주 다른 탓이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판소리 이론이 집대성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저자는 이 책이 토대가 되어 앞으로 우리 소리의 이론이 더욱 단단하게 정립되기를 바란다.판소리 발성의 방식과 법도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부르는 사람마다 창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판소리가 오랜 전통을 이어오면서도 발성법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았던 것은, 저마다 개성 있는 발성을 모색하고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너무도 많고 다양한 창법을 이론화한다는 건 사실 엄두도 내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구습을 버려야 할 때다. 내가 부르는 소리 발성의 특징이나 방법도 모르고서, 어찌 성음에 대해 말하고 호흡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 (261쪽)예술가들의 표현 양식에는 자신만의 특유한 정신과 법도가 있다. 더군다나 판소리는 아직까지 구전심수로 전수되고 있으니, 덧음의 창작이 자유로워 개성이 더욱더 돋보이는 예술이다. 덧음은 창작이다. 창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예술을 창의적으로 경영한다는 말과 같다. 그런 창의적인 발상 자체가 예술 철학이고 법도이며 미학이다. 각자의 훌륭한 예술 정신이나 방식들이 체계적으로 이론화되어 예술 인문 정신의 풍요로 이어져야 한다. (438쪽)곳곳에 저자가 예시로 거론한 옛 명인들의 일화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판소리 역사상 최고의 통성을 구사했다고 전해지는 송만갑 명창(1865~1939)의 일화를 옮겨본다.송만갑 명창은 구례 천은사에서 오랫동안 산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중략) 어느 날 송만갑 명창이 스님들을 보고 ‘폭포 밑에서 소리를 해볼 테니 내가 무슨 노래를 하는지 폭포 위에서 들어보라’고 했단다. 폭포 밑에서 그가 하는 소리가 폭포 위에서도 또렷이 들렸고, 송만갑 명창은 그 길로 하산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음반을 통해 그의 소리를 들어보면 바람 한 점 들어갈 구멍도 없이 기세가 단단하고 여물다. 마치 장수가 전쟁에 임한 듯 소리의 비장하고 꼿꼿한 기세가 하늘을 뚫을 듯하다. (중략) 명고 김명환(1913~1989)의 말로는 그가 마당에서 소리를 하면 대갓집 대문 문고리가 흔들거리고(김명환의 제자 이규호 선생의 전언), 심지어 기력이 왕성한 20대 후반부터 40대 시절까지는 소리할 때 ‘꼭 카빈총 놓는 소리’가 났더라고 하니, 그 내공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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