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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드십니까?”
아아, 물론 먹고 싶었다. 접시 주변에 줄줄이 늘어놓은 포크와 나이프 중 어떤 것을 골라내야 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푸릇푸릇한 샐러드를 먹고 싶었다. 여기 오기 전 몇 시간이나 미용실에서 시달린 탓에 배가 고파 쓰러질 지경이었다. “실례지만 올해로 나이가…….” “스물셋이요.” 냉큼 대답한 시영은 마주 앉은 남자가 제일 바깥쪽에 있는 포크를 집는 것을 알아차렸다. 반사적으로 손이 움직였다. 그러나 남자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기 전 그녀는 동작을 멈췄다. 어쭙잖은 스스로의 행동에 코웃음이 절로 났다. 시팔! 앞에 앉은 남자를 눈치껏 따라 한다고 해서 김시영이 속에 흐르는 피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공주가 되는 것도 아닌데……. 다 웃긴 짓거리지. 평소처럼 살아야지. 암, 그래야 하고말고. 죽 늘어선 포크 중에서 제일 큰 놈을 집은 시영은 평소처럼 굴었다. 소담스럽게 담긴 샐러드를 휙휙 뒤저어서는 입 안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던 것이다. 채소가 분명하건만 씹히는 샐러드에서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살얼음이 부서지는 것처럼 그렇게 입 안에서 녹아내렸다. “으음, 끝내주네. 눈 튀어나오게 비싼 집이라 그런지 역시 맛있네.” 우적거리며 샐러드를 먹는 시영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 끝이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개의치 않으며 물을 벌컥 들이켠 그녀는 소리가 나도록 물 잔을 내려놨다. “그럼 아저씬 올해로 몇 살인데요? 아,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모르네. 이름 먼저 가르쳐 줘요.” --- p.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