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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말을 멈추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다음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 누구에게도 사랑한다고 말해본 적이 없어. 그리고 지금도 말해서는 안 돼. 소용없는 일이니까.'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헤아릴 수 없는 회색 눈 위로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 머리카락을 넘겨주던 그의 손이 그녀의 목을 어루만지며 내려와 맥이 뛰는 곳에서 멈췄다. 레이첼은 숨을 죽인 채 침을 삼켰다. '그럼 잠깐이라도 노력해 봐요.' 레이첼의 속삭임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난 당신이 잘 있다는 걸 알아야 해. 그걸 모르면 일을 할 수가 없으니까. 내 실수 하나로 선량한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내겐 절대 실수가 용납 안 돼. 하지만 만에 하나, 당신이 납치라도 되면......' 말을 멈추는 그의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사나워졌다. '난 당신을 위해 영혼이라도 팔거야.' --- p.2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