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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나는 당신의 비밀
김록 저
열림원 201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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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당신의 모든 것 ⊂
2-교차점 ⊃
3-섹스-숍 ⊃
6-열기구 여행 ⊃
2-나는 당신의 ⊂
4-무엇이라는 그 무엇⊃
4-5-침해 ⊃
5-나는 그들은 ⊃
9-히스테리 선생 ⊂
10-당신의 그림자 ⊂
11-누군가를 위하여 ⊂
4-6-밥 ⊃
4-노년은 온다 ⊃
1-미지의 사람 ⊂
11-메타 척추 ⊃
7-보물찾기 ⊃
4-5-6-그녀의 거부감 이론 ⊃
4-키스-키스 ⊃
9-감사의 기도 ⊂
12-누군가의 마음 ⊂
작가의 말 ⊂
8-후에 ⊂

저자 소개

저자 : 김록
1968년 서울 출생으로, 1998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광기의 다이아몬드』(2003), 『총체성』(2007), 장편소설 『악담』(2005)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42g | 128*188*30mm
ISBN13
9788970636498

책 속으로

남녀 간의 사랑, 사랑은 물질일까. 모두 다 바치는 사랑일수록 사랑이 떠나면 사랑도 객사한다. 사랑은 목숨이다. 사랑이 끝나면 숨이 멎고 뼈가 녹고 살이 문드러져 썩는다. 사랑은 사랑에게 헌납한 간이고 창자다. 사랑은 눈에 보인다. 사랑이 어찌 보이지 않는가. 사랑은 자유롭지 않은 게 본질일까. 사랑은 당신의 호르몬. --- p.12

나의 듣기는 고작 이름씨 몇 개이지만 그것은 내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꿈꿀 수 있기에 꿈꾸는 어느 때에는 나도 관계어를 마음대로 부려 쓸 수 있을 거다.
나는 나를 나무에 가두고 있다. 이름씨로 만든 나무에서 산다. 내 나이테가 아닌 이름씨는 집을 떠난다. 내 경험과 연결되지 않기에 허사가 된다. 나는 나의 뇌를 속일 수 없다. 저장력을 뛰어나게 하는 방법은 잊는 것이 자연스러운 뇌의 기능을 거슬러 뇌를 잘 속이는 것이라고 ‘부자연’이 말한다. 그래서인지 읽기가 가능하지만 읽었다는 증거를 대기는 불가능하다. 내 나무즙과 지지고 볶지 않으면 읽은 것을 아무리 또 읽어도 새로운 것을 읽을 뿐이다. --- p.76

내가 애틋하게 생각하는 남자는 나를 나무늘보 씨, 하고 부르지는 않았다. 가끔씩 내 이름을 은근하고 나직하게 노래하듯이 연거푸 부를 때가 있다. 내가 마음에 두려고 하는 사람이기에 감미롭게 들렸다. 내가 애틋하게 생각하는 남자가 틈틈이 하는 말들은 나를 혼란에 빠지게 했다. 첫 미지인이 11년 전에 내게 했던 말들과 비슷한 말들을 했다. 사고 체계가 비슷해서 그가 변장을 하고 나타난 것 같다. 내가 애틋하게 생각하는 남자가 유혹의 몸짓을 할 때가 있었다. 키를 재 본다고 하면서 몸을 밀착시킬 듯 이마에 키스를 할 듯 가까이 다가오거나 내 어깨를 몰래 주무르기도 하고 허리를 꼬집기도 하고 내 손가락이 길다며 손바닥을 마주 대기도 한다(그가 내 영역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성적인 언어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마음에 두려고 하는 사람이기에 두근거렸다. 그래서 어떨 때는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묻는 말에도 고개만 끄덕여서 결국엔 내가 애틋하게 생각하는 남자의 화를 돋우었다. --- p.104

그녀는 갑자기 달리는 차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녀는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때 동네 유기견들이 달려와 그녀의 뒤를 따른다. 어떤 커다란 개는 절룩거리며 달려와 그녀의 영구차에 몸을 던진다. 생명의 마지막 단계에서 새어 나오는 강한 향기에 취한 그녀와 어떤 커다란 반려견, 동반견들은 아산화질소를 마신 것처럼 몽롱하고 몸이 뜨는 느낌 속에서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신이 웃음을 그렇게 창조했다. 어떤 의미, 무의미로서만 존재하는 고통받는 존재들을 위하여.

--- p.256

출판사 리뷰

새로운 소설의 등장

일전에 평론가 김형중이 말했듯이, 일반적인 문학 개론서에 밝히는 소설은 “일정한 분량의 언어로 이루어진 개연성 있는 허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두루뭉술한 소설의 정의에 벗어나는 소설이 있다. 김록의 소설이 이렇다. 이 소설을 읽는 순간, 문학 개론서의 소설의 정의는 다시 정정되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 장편소설 『악담』에서 이미 불온하고 파격적인 언어로 안온한 ‘덕담’의 세계를 뒤집은 김록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나는 당신의 비밀』이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이미 두 권의 시집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작가는 시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소설이라는 서사영역으로 가져와 마음껏 이야기를 펼쳐낸다.
우선 차례부터가 범상치 않다. 무작위로 선택한 것 같은 숫자들을 사용하여, 한편의 시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서 무질서하게 나열된 숫자들이나 언어들은 무작위로 선택된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집어든 독자와 작가뿐일 것이다.
작가가 본문 소제목에 사용한 기호는 말굽자석을 의미한다. 자석은 N극과 S극이 서로 두동강이가 나도 자력이 그대로 유지된다. 작가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끌림과 엇갈림, 사랑의 언어의 미묘한 전달이나 슬픔 등을 자력을 통해서 나타낸다.
이번 장편소설에서 작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와 세상에 대한 생각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성민엽 평론가가 전작『악담』의 해설에서 이야기 했듯이, 주관성과 개인적인 언어들로 가득 차 있다.

퍼즐을 푸는 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몫
『나는 당신의 비밀』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어떤 ‘나’와 어떤 ‘당신’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나’가 누구인지,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속에서 이야기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듯 풀어나가야 한다. 이 퍼즐을 푸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전작『악담』이 그랬듯이 『나는 당신의 비밀』에서도 뚜렷한 이야기는 없다. 소설은 사랑에 대한 ‘나’(하지만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는 섬지기를 만나고, 어느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고, 마녀가 되어 동네 빵가게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각각의 ‘나’는 동일인물인지, 다른 인물들의 집합인지는 알 수 없다. 소설의 부분부분들도 낱낱이 떨어져 있는 듯도 하고, 한편의 서사시 같기도 하다. 뭐라고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큰 줄기를 따라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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