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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사의 정죄 … 9
2. 오래된 기억 … 79 3. 정탐꾼 … 173 4. 조력자 … 205 5. 천사의 고백 … 357 작가의 말 … 3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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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한준이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져 정신병동에 갇히고 알 수 없는 기억의 악몽에 시달리는 가운데 믿고 의지하고 싶은 존재에게 오히려 냉대당하는 ‘현재’와, 어린 한준이 엄마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당하며 조금씩 그리고 지속적으로 무기력해져 가는 ‘과거’가 교차하며 나타난다. 한준은 최면 치료를 통해 보게 되는 기억이 과거의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 못할 만큼 상처받고 고통스러운 유년기를 견뎌 오면서 ‘살기 위해’ 그 기억을 모두 지워 버렸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또한 잊어버린 동시에 늘 힘겨운 무의식의 언저리에서는 그때의 기억에 매여 있었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과거를 까맣게 잊는 것이 아니라 도망쳤던 그 기억과 다시 조우하는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과거의 약하고 어린 한준은 기억에서 도망치는 것으로 자신을 구했지만 성인이 된 현재의 한준에게 ‘기억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터널’인 것이다.
또한 한준이 조금씩 과거와 마주하는 동안 곁에서 맴도는, 얼음같이 차갑고 저승같이 어두운 무채색의 인물이 있다. 모든 것을 잃고 긴 시간 한준만을 생각하고 기다려 온 또 다른 인물이 한준에게 불길한 손길을 서서히 뻗쳐 오고, 한준을 영원한 어둠 속에 가둘 계획에 착수한다. “내가 원하는 건… 너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등을 돌리게 하는 거야. 널 과거의 기억 속에 가둘 뿐만 아니라, 너로 하여금 현재를 의심하게 만드는 거지. 연인까지도 말이야. 너를 둘러싼 세상은 결코 안전하지 않으며,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 줄 거야. 넌 영원히 외로움과 공포라는 감옥에 갇혀 있게 될 거야. 네가 영원히 어둠 속에 갇혀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 난 그걸 원해!” _본문 중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어둠을 가지고 살아간다 두 사람이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 싸움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치닫는 마지막 장까지 끝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햇빛공포증》은 더욱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흡입력이 가지고 있다. ‘햇빛공포증’이라는 대단히 낯설고 참신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주제인 어둠과 상처에 대해 깊이 탐구한다. 섬뜩하고 강력한 스토리에 휘몰아치듯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작가가 과연, ‘누구나 자신만의 어둠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삶의 이면을 얼마나 깊이 읽어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받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여전히 ‘살아가는 것’임을 얼마나 슬프게 적어 내려간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독자 자신의 심연과 닮아 있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작가는 개인의 가슴속 깊이 묻어둔 어둠, 공포, 두려움과 같은 것들을 깊이 탐색한다. 어둠 속에 오래 있어 본 사람은 안다. 어둠에게 눈이 있다는 걸. ‘빛은 만물을 세상에 드러내지만, 어둠은 검은 날개로 만물을 가리운다’는 걸. 그리고 작가가 전하는 우리가 터널을 통과할 수 있는 선명한 출구는 다음과 같다. ‘통과의례를 행하듯 엄숙하고 간절하게 뛰어’들라는 것. 그 순간, 우리는 이미 상처를 뛰어넘은 것이다. 개인의 내면, 그리고 삶을 지배할 것 같은 섬뜩한 손길들은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대면할 때 힘을 잃는다는 묵직한 메시지가 치밀하고 절묘하게 올여름 우리를 찾아온다. “링 위에서 눈을 감으면 안 된다고 말이야. 스텝과 펀치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으면 싸울 수가 없다고 그렇게 지적을 당해도, 한동안은 계속 고개 숙이고 얼굴 가리기 바빴지. 그러다가 어떤 선배랑 붙었는데, 흠씬 두들겨 맞다가 너무 쪽 팔려서 이대론 안 되겠단 생각이 드는 거야.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고개를 쳐들고 노려봤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 “선배와 눈이 마주친 순간, 선배도 나와 똑같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 그걸 깨달으니까 덜 무서워지더라. 어쩌면 내가 이길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고.” _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