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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 누가 새로운 사회를 만들 것인가 (김병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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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농민, 대학생, 자영업인!
신자유주의의 고단한 일상을 부수고 희망을 만들어갈 우리의 미래다! 서민들의 삶이 고단하다. 비정규직 비율이 정규직 비율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쏟아 부으며 대학에 들어가도 제대로 취직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엄청난 청년 실업률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다. 농촌과 농업은 무너져가고 있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인들의 몰락도 그 바닥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개인별, 가구별 소득에서뿐 아니라 산업간, 기업간, 지역간 양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어 사람들에게 부질없는 위안을 안겨주고 있지만 그나마도 성장률은 떨어지고 있다. 모든 게 문제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은 이 물음에서 시작한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지금 한국 사회를 분석하여 ‘97년 체제’를 거치며 비뚤어져가고 있는 한국 경제의 지배구조와 산업구조를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 분석 위에서 ‘97년 체제’를 넘어서 경제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이 사회에서 고달프게 삶을 꾸려가고 있는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중소상공인들의 구체적인 현실과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경제 민주화를 향한 대안실현의 주체로 설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1987년 6월 항쟁과 7, 8, 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우리는 민주화를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먼 일이다. 물론 그나마 민주개혁적인 정권들이 들어서면서 예전 같이 악랄한 정치적 폭압에 시달리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는 오히려 멀어지고 있으며 경제 불평등이란 폭력 역시 난폭하기 그지없다. 모든 것의 근원은 신자유주의와 이에 기반을 둔 주주자본주의다. 그리고 이에 대한 상징적 사건은 1997년 외환위기다. 1997년 외환위기는 단지 외채를 다 갚았다고 하여 해결된 일이 아니었다. 외환위기를 거치며 우리 사회구조는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경제권력이 정치권력을 압도해버린 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소수의 재벌 대기업들, 거대한 금융기업들이며 무엇보다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외국의 금융투자 자본이다. 그리고 이 자본의 절반 이상은 미국계 자본이다. 3~4월이면 외국인 주주에게 대량으로 지급되는 배당액 때문에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가 생기고 한 해에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이 주식시장을 통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경제권력은 참으로 뻔뻔하게도 90% 이상의 대다수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쟁’ ‘글로벌 스탠더드’ ‘규제완화’ 등 어감 좋은 단어들을 내세운 신자유주의는 국민들에게 당연한 역사 발전의 과정으로 생각되거나 상대할 수 없는 거대한 괴물로 다가가 현재 한국 사회의 현실 진단과 대안 수립, 그 실현을 어렵게 하고 있다. 더 나쁜 건 약자를 돌아보는 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널리 퍼진 살벌한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거다. 문제는 신자유주의다.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새로운 국민경제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그 실현주체는 어떤 특별한 지도자도, 학자도, 전문가도 아니다. 이 땅에 사는 모두가 그 주체가 되어 직접, 적극적으로 세워야 한다. 이 책의 2부는 바로 이 실현주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실현주체에 대한 내용은 예전과 달라졌다. 사회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 주체는 노동자, 청년학생, 농민, 중소상공인들이다. 아니 사실 전 국민이다. 90% 이상의 국민들은 이 사회구조에서 몰락하면 몰락했지 더 나아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65%를 차지하는 임금 노동자는 여전히 우리 경제 민주화의 주력군이다. 전통적인 산업의 육체 노동자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훌쩍 넘긴 비정규직 노동자, 그 비중이 날로 높아지는 지식 노동자, 서비스 노동자, 이주 노동자도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 나서야 한다. 농업은 몰락이 가속화하여 예전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농업 자체가 중요하다. 농업이 살지 않으면 가장 직접적으로는 먹을거리 안정성은 물론 생태, 환경 등 농업이 가진 다원적인 가치마저 잃게 된다. 전 국민이 이해관계를 가지는 지속 가능한 국민농업을 이뤄내야 한다. 그 가운데 전 국민과 연대해야 한다. 학생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 같은 낭만은 찾으려야 찾아볼 수 없는 살벌한 학교. 사회가 학생다움을 강제로 빼앗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렇게 힘든 만큼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해 그 처지가 결코 나을 게 없는 자영업인, 대기업과 금융기업들에게 당할 대로 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인 모두 이 사회를 바꾸는 데 있어 이해를 같이 한다. 이제 우리는 정치민주화와 함께 경제민주화를 이뤄야 한다. 소수와 약자는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잔인하게 밟아버리는 강자 위주의 세상은 도덕성 여부를 떠나 생존 자체가 어렵다. 그것은 역사가, 세계가 보여주고 있는 사실이다. 모두가 함께 연대하여 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이 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