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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표준이란 무엇인가
2장. 경쟁의 도구로서의 표준 3장. 통합의 도구로서의 표준 4장. 무역에서의 표준 5장. 세계 전략으로서의 표준화: 중국의 사례 6장. 변화하는 표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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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은 이렇듯 한번 자리를 잡으면 아주 강하고 끈질기게 생존을 유지한다. 한번 기기를 사면 전환비용(여기서는 매몰비용, sunk costs) 때문에 고착되는 측면이 있지만, 그것보다 더 강한 힘은 인지와 학습이다. 사람들은 한번 익숙해진 것을 쉽게 바꾸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표준이 되면 이를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표준은 승자독식(Winner-takes-all) 현상의 기저가 된다. 표준의 고착성으로 인해 먼저 자리를 잡는 기술/기업이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다. 나아가 표준은 권력이 된다.
--- p.32 표준화는 혁신을 확산하는 통로로서 중요하다. 표준화 활동이 제공하는 네트워킹 기회는 지식이 공유되고 연합이 형성되는 통로가 된다. 네트워킹은 표준화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간접 편익 중 하나이다. 기업은 표준화에 참여함으로써 미래 제품 개발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행 정보와 내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혁신의 주요 원천으로서 전략적 연합을 형성할 수도 있다. --- p.43 앞으로 중국은 첨단 분야에서의 국제표준화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국제표준화, 특히 지적재산권 기반 표준전략은 중국 산업 및 기술혁신 정책의 기반이 되었고 이러한 전략은 앞으로 첨단 기술 및 융합 산업 분야에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 표준을 바라보는 데 있어 우리가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중국의 표준전략과 정책을 단순히 기술표준의 차원이 아니라, 기술표준을 넘어서서 세계 전략의 한 수단이라는 큰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세계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는 ‘표준’이 하나의 방책으로 자주 등장한다. --- p.84 미국과 캐나다의 대륙횡단철도가 지역을 통합하고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것과 다르게, 호주 철도는 각 주를 중심으로 지역 정체성을 강화했다. 미국, 캐나다의 대륙횡단철도는 ‘하나의 국가’라는 관념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면서 국가통합의 중요한 계기로 작동했다. 철도 시스템은 본래 주 사이의 무역, 의사소통, 그리고 인적교류를 촉진시키고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되는데, 호주에서는 철도망이 정반대의 역할을 수행했다. 호주의 각 주로 분절화된 경제 체제와 지역 중심주의는 주별로 서로 다른 궤간의 철도망을 낳았고, 상이한 궤간의 철도망은 다시 경제 분절화와 지방주의를 강화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 p.106 북한의 기업이 국제 수준 또는 지역 수준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제 수준의 환경과 품질 표준, 인증을 획득하거나, 제품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표준 및 인증 시스템을 만들고 내부 역량화해야 한다. 이는 규범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국제무역질서 또는 세계 분업 가치사슬에 참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기초적인 작업이다. --- p.118~119 표준 컨테이너는 해운사들의 시장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또한 표준 컨테이너는 각종 수출업자들에게 전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1960년대 이후 세계화와 국제무역이 증대된 주요 요인으로는 무역 정책의 자유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수송비의 감소가 꼽힌다. 수송비 감소의 중심에는 컨테이너화가 있다. 세계 무역이 급격하게 증가한 시기는 1960년대 중반 컨테이너가 국제표준화된 이후 세계 컨테이너 시대가 시작된 시기와 얼추 일치한다. --- p.140 팰릿과 컨테이너 두 물류 기술의 국제표준화 사례는 오늘날 표준화, 특히 대규모 기술시스템 표준화에 관해 큰 교훈을 준다. 국제 차원에서의 표준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규모 기술시스템이나 인프라가 형성되기 이전에 표준 제정이 시작되어야 한다. 대형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면 앞에서 살펴본 참호화 때문에 더 이상 진전을 시키기가 어렵다. 한때는 혁신이고 변화의 총아였던 것이 참호화되면 무수한 표준, 제도, 사양, 관례 속에 새겨진다. --- p.144 개발도상국의 기업이 수출을 할 때 처음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는 만든 제품이 각종 기본적인 규격(길이, 무게 등)을 맞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 기업이 품질관리 관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길이, 무게 등은 가장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며, 그다음으로는 수입국에서 환경, 안전, 보건, 위생 등의 이유로 요구하는 각종 규정을 제대로 충족시켜야 한다. 개발도상국 기업들은 산업화 초기 또는 수출 초기 단계에서 이를 만족시키지 못해서 수출에 애로를 겪곤 한다. 이는 우리나라도 겪었던 문제이다. --- p.160 표준은 국가, 산업 및 공동체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그런 점에서 표준은 지속가능개발목표 이행을 지원하는 도구가 된다. 표준은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사회제도이다. 표준은 한 사회의 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비효율성을 줄여서 사회나 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표준체계의 확립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도 토대가 된다. --- p.207 융복합은 표준경쟁의 양상도 변화시킨다. 동일 산업 또는 유사 기술 분야에서 호환되지 않는 기술형식들 간에 표준경쟁 또는 표준전쟁이 벌어지던 것과는 달리, 전혀 연관이 없던 산업에서 개발되고 사용되던 표준들 사이에서도 표준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스마트시티 등 대규모 기술시스템의 발전은 표준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데서 새로운 시각과 실행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신기술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중국의 국제표준화 시도는 단지 기술표준 경쟁이라는 시각을 넘어 지정학적 전략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 --- p.229~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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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규정하고 지배하는 표준에 대한 고찰
우리는 표준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농식품의 안전 규정, 요즘 부쩍 가치가 높아진 마스크의 기준 규격, 컴퓨터 자판의 배열 방식,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의 형태, 도로의 제한 속도 등등 표준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지배하면서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친다. 표준이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대부분의 사람은 표준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다. 표준은 마치 공기와 같아서 그것이 사라질 때만 존재감을 갖기 때문이다. 표준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행동을 규정하는 만큼 한번 자리를 잡으면 바꾸는 것 또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표준이 어떻게 정해지는가에 따라 기업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지므로 표준이 정해지는 과정에서는 각종 협상과 정치적 암투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기도 한다. 이 책은 표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과 기업들의 경쟁 사례를 통해 지금까지 표준으로 인해 우리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리고 앞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표준이 얼마나 막강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5G를 둘러싼 미-중 분쟁을 기술표준 시각으로 분석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화웨이와 5G 등 첨단기술을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경쟁을 표준의 시각에서 접근한다는 점이다. 5G는 커넥티드카,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을 현실화시키는 데 필요한 토대이다. 5G 표준에서 한발 앞선 중국이 표준특허에서 점차 높은 비중을 차지하자 미국은 예민하면서도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5G 관련 표준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화웨이를 미국의 국가이익에 대한 위협이자 글로벌 통신망에서의 미국의 지배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5G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표준이 단지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제안보와 국제관계에서도 중요한 전략임을 보여준다. 이 책은 중국이 표준을 지렛대로 삼아 이룬 성장을 ‘표준 굴기’라는 칭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국이 구사하는 국제표준화 전략을 상세히 다룬다. 또한 중국이 세계 표준전쟁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한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도 국제표준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국가전략 차원에서 표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표준은 경쟁의 산물이자 사회 통합의 도구이며 국가전략의 미래이다 이 책의 1장에서는 표준을 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하는지, 표준이 왜 사회과학의 연구대상인지를 설명한다. 2장에서는 기업 혁신에서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표준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표준이 경쟁의 도구로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3장은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표준의 역할을 검토한다. 호주에서 철도를 이용하려면 주의 경계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했다. 각 주의 레일 간격(궤간)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3장에서는 이처럼 서로 다른 사회와 국가를 통합하는 데서 가장 주요한 수단이자 가장 큰 장애로 작용하는 표준의 사례를 검토한다. 4장에서는 무역에서의 표준의 중요성을 확인한다. 선박 컨테이너는 ‘세상을 바꾼 상자’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컨테이너 규격이 표준화됨에 따라 운송비용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4장에서는 표준화로 인한 혁신이 세계 무역을 얼마나 획기적으로 바꾸었는지 알아본다. 5장에서는 표준이 단지 산업적·경제적 도구에 그치지 않고 세계전략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를 위해 중국의 굴기와 일대일로 전략을 표준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마지막 6장에서는 지속가능개발목표, 4차 산업혁명 등 세계적 어젠다를 실현하는 데서 표준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한 어떤 역할을 요구받는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 표준은 경쟁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가 상호 교류하는 데서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은 시장 확대와 무역 활성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국가 간 표준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현황을 점검하면서, 표준을 단순히 산업 차원이 아닌 세계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그리니치 표준시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표준 연구를 20여 년간 이어온 표준 전문가가 그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것으로, 표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표준이 사회과학의 주제로서 연구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