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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아내
김지오
테라스북 201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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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네가 갇혀 있는 아름다운 세계
2. 우아하고 혐오스러운 하이엔드 라이프
3. 내 등에 칼을 꽂아라
4. 미친 척 아닌 척 그런 척
5. 흔들흔들
6. 지옥을 뒤덮은 찬란한 부케
7.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8. 아직은 답이 보이지 않는 깊은 밤
9. 사랑해서는 안 될 빛
10. 사랑할 때 부르는 백 가지 노래
11. You, 나약하고 가련한 영혼아!
12. 눈을 떠도 캄캄한 진실
13. 그의 심장을 적시는 차가운 피
14. 절대 쉽지 않은 남자
15. 시뻘건 증오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
16. 모든 밤의 끝에서 시작하는 하루
작가 후기

저자 소개

저자 : 김지오
2000년 인터넷 연재 시작을 했다. 2009년 한국방송작가협회 방송작가교육원 창작반 수료를 했다. 대표작으로 《결혼 후에》《라이어》《눈물의 여왕》《내 인생의 대박》《콤플렉스 퀸》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590g | 140*200*30mm
ISBN13
9788994300245

책 속으로

쿵쿵, 쾅쾅, 쿵쿵, 쾅쾅……. 귓전에서 시끄러운 북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담배 때문이 아니었다. 저 얼굴, 저 웃음…… 심장이 먼저 알아보고서 제멋대로 뛰었던 거다. 너무나 오래간만에, 심장이 뛴다! --- p.14

역시……. 허민재는 동명이인이 아니라 인욱의 친구, 바로 그 조요한과 곧 결혼할 여자였다. 지금은 방송국에서 제공한 시내 오피스텔에 거처 중이라고 적혀 있었다. 512호. 이런, 제길. 호수까지 외워 버렸다. --- p.34

인욱은 담담히 민재에게서 물러나 자기 시트에 널브러졌다.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도 기운도 없었다. 몸도 마음도 녹초다. 동은이 얼굴을 한 여자가 딴 놈 때문에 울고불고하는 걸 무기력하게 지켜만 보려니 참 끔찍하게도 외로워져 버렸다. --- p.67

크림색 트렌치코트를 단정히 챙겨 입고 새빨간 우산을 든 허민재가 걱정스레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악마의 트릴] 2악장처럼 16분 음표들이 인욱의 가슴 속에서 빠르고 힘차게(Allegro energico) 날뛰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손이 제멋대로 차 문을 열었고, 두 다리가 제멋대로 허민재에게 달려들었고, 두 팔이 제멋대로 그 여자를 껴안아 버렸다. 그리곤 온통 깜깜해졌다. --- p.82

“굳이 결혼하고야 말겠다면 그것도 도와줄 수 있지. 어때, 조요한 돌려줄까. 그렇게 해?” --- p.93

세상 사람들은 인욱이 사랑 없이 결혼한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들은 인욱이 얼마나 이 결혼을 버티나 지켜보고 있었다. ‘그 할아버지에 그 아버지였으니, 그 아들도’라는 논리였다. 그래도 인욱은 이혼은 한 번도 고려한 적이 없었다. 사랑 없는 정략결혼도 결혼이다. 양가(兩家)에 오고 간 많은 비즈니스를 증거하고 보증하는, 꼭 지켜 내야 하는 결혼 말이다. 게다가 흠문헌 집구석엔 이미 이혼이 지긋지긋하게 많았다. --- p.104

“……꺼져.”
내 머릿속에서 꺼져.
그렇게 온몸 온 마음으로 거부하는데도 입꼬리를 끌어올려 반짝반짝 웃는 여자 얼굴이 햇살 속에, 그림자 속에, 질끈 감아 버린 망막 속에, 뭉게뭉게 떠다녔다. 흡사 백일몽처럼. 아니, 눈 뜨고 꾸는 악몽인가. --- p.105

“일 세기 넘게 곁에 두고 잘 써 온 말인데 그냥 우리말로 쳐 주자. 외래어라고 어원과 유래를 밝히면 되지 않아? 한자말 근성(根性)은 되고 일본말 콘조우(こんじょう)는 안 된다는 논리도 우습잖아. 식민 지배의 역사는 가르치지도 않으면서, 쓸데없는 죄책감만 강조하는 건 좀. 아예 ‘성깔’이라고 우리말만 쓰게 하든지. 응? 성깔 있는 허민재 아나운서.” --- p.105

문이 열렸다. 밖에서 실랑이하던 두 남녀도,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두 남녀도, 소스라치게 놀라 서로를 바라보았다. 누가 타고 있을 줄은 결코 생각 못 한 저들이고, 중간에 누가 타리라 전혀 예상 못 한 이쪽이었다. 그 와중에도 한 사람만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 p.110

양인욱이 화장실 밖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근데, 왜? 내가 뭘 잘못했지? 혹시…….
“여기서 먹은 술만 토해야 돼요?” --- p.147

“입꼬리 완전 자연스럽게 올라가네요? 뭐, 웃는 건 나보다 예쁘네. 인정.”
“뭘, 내 보긴 똑같은데. 허민재 씨는 석 달 열흘 연습했다며. 그럼 당신이 더 예쁜 거야.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해서 더 나아지는 쪽에 가산점 10점.” --- p.154

“잘 들어. 양은 내 성이고 이사장은 내 직함. 내 이름은 인욱이야. 좋게 말할 때 이름 불러라. 그리고 난 쉽지도 헤프지도 않아. 두 번 다시 그딴 소리 하지 마. 화낼 거야. 그리고 말이야, 멋대로 전화 끊지 마. 기분 안 좋다. 그리고…….”
“와아, 됐거든요? 내가 자기 부한가. 막 명령하고.”
“사귀자.” --- p.203

너무 빨라. 내 속도가 아니야. 그런데…… 늦출 수가 없어. 아닌 척 가슴 설레며 그 사람 속도에 끌려가고 있어. 봐,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두드리잖아. 그래서, 그러니까.
“……싫지가 않아.” --- p.217

“지금 그런 얘긴 좀. 알았으니까요, 공과 사를 구분하셨으면.”
“전화해, 보고 싶으면. 키스하고 싶어도. 같이 자고 싶어도. 언제든. 직접 오면 더 좋고.”
민재는 퀭하게 치뜬 눈동자에 뻔뻔하고도 아름다운 얼굴을 담고서 밭은 숨을 들이켰다. 이렇게 대놓고 야한 대화는 생전 처음이었다.

--- p.250

출판사 리뷰

“오렌지 빛 로맨스와 핏빛 치정 멜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2013년 북팔 소설 공모전 대상작《온달비사》의 작가 김지오가 오랜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세 번째 아내》는 한마디로, 그리고 완벽하게 ‘탐미적’이다.

화려한 컬러에 클래식한 감성이 어우러진 《세 번째 아내》는 다양한 색깔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소설 첫 장을 여는 순간 남녀 주인공의 운명적인 만남이 주는 생동감과 발랄함에서 느껴지는 오렌지 빛 컬러를 시작으로, 서서히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는 사건과 스토리에서 점점 그 농도가 짙어지는 핏빛 컬러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풍광의 대저택 ‘흠문헌’에서 맞닥뜨린 두 커플, 4명의 남녀! 그러나 젊고 아름다운 두 커플의 이 치명적인 만남은 운명의 장난처럼 이들의 미래를 핏빛 치정 멜로로 치닫게 한다. 여기에 하나둘 밝혀지는 과거의 사연들, 생각지 못한 사건과 반전 속에서 로맨스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복수극 특유의 숨 막히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강렬한 컬러, 지성이 느껴지는 문체, 클래식한 감성, 그리고 남녀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아찔한 로맨스까지……《세 번째 아내》는 그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긴장과 풍부한 관능, 생동감 넘치는 대사,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 섬세한 감정선, 계속되는 얽히고설킨 관계 설정 등이 탄탄한 구성과 생각지 못한 반전으로 독자들을 대책 없이 작품에 빠져들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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