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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목욕탕
박현성 사진 이재영 기획
6699프레스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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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사진박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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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잊히는 것들, 그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또 과거가 되어버리기 전에 온전히 발하는 그 형상들을 담아오고 있다. 사진집 『GLORIOUS』를 출간했으며 최근 『서울의 목욕탕』, 『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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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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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99프레스를 운영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6699프레스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출판사로, 2012년부터 기업, 미술관, 출판사, 예술가, 시각 문화 전반의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1-14』(2022)로 ‘2023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되었으며, 『서울의 목욕탕』(2018), 『한국,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 11』(2016) 『우리는 서울에 산다』(2012) 등을 기획 및 출판했다. 국제타이포그래피 효 비엔날레 〈타이포잔치〉의 큐레이터(2021), 작가(2019)로 참여했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에서 출판국장
6699프레스를 운영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6699프레스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출판사로, 2012년부터 기업, 미술관, 출판사, 예술가, 시각 문화 전반의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1-14』(2022)로 ‘2023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되었으며, 『서울의 목욕탕』(2018), 『한국,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 11』(2016) 『우리는 서울에 산다』(2012) 등을 기획 및 출판했다. 국제타이포그래피 효 비엔날레 〈타이포잔치〉의 큐레이터(2021), 작가(2019)로 참여했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에서 출판국장을 역임하며 『글짜씨』를 기획, 디자인했다. 현재 대학에서 타이포그래피와 북 디자인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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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8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71*230*20mm
ISBN13
9788996977193

책 속으로

이 주변 목욕탕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어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옛 정취가 남아 있는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런 곳들이 사라지고 있으니 때론 조급해지고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 p.21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 목욕탕이 있었거든. 동네마다 몇 개씩 있었지. 그런데 나이 들다 보니 가던 목욕탕들이 하나둘 문을 닫더라고. 집마다 목욕시설이 있으니 당연히 목욕탕 갈 일이 줄어드는 걸 뭐 어쩌겠어. 세월을 막을 수 없지. 그런데 난 목욕탕이 좋더라고. 탕 안에 몸을 담그면 세상 근심 잠깐이라도 내려놓고 주변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말이야.
--- p.55

요즘은 집마다 샤워시설이 잘되어 있지만, 그래도 전 목욕탕에 오게 되더라고요. 몸이 찌뿌둥할 때면 탕 안에서 푸는 피로만 한 게 없죠. 예전에는 이 동네에 목욕탕이 많았고 갈 때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는데 이젠 여기만 남았네요. 사장님이 늘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그런지 여긴 오래도록 동네서 사랑받을 것 같아요.
--- p.81

여기가 문 닫으면 이젠 또 어디로 가나? 마치 고향이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려나.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기분이려나.
--- p.139

오래된 것을 잘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현대화를 중시하고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역사는 동네에 있는 것 같아요. 삶을 살아낸, 이겨낸 터잖아요.
--- p.159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목욕탕에 오는 순간만큼은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세상 살다가 이런저런 복잡한 일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다가도 목욕탕에 들어오면 고민 내려놓고 가만히 편안한 시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거죠. 사람들이 동네 목욕탕을 찾는 이유는 그런 것 같아요.
--- p.177

며칠 전에 젊은 아빠와 아이가 왔더라고. 계산을 하고는 이 친구가 “그대로네요” 라더군. 알고 보니 국민학생 때부터 아빠 손 잡고 매주 왔던 어린 친구가 이제 어른이 돼서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데리고 온 걸 보니 새삼 반가웠어. 사람들은 변하는데 목욕탕은같은 장소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게 누군가에게 소중한 기억일 수 있겠구나. 이런 사람들 만나는 게 소소한 재미야. 같이 나이 먹어 가는 거지.
--- p.235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데, 여긴 내가 죽을 때까진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여길 오면 고향 생각이 나거든. 나는 늙었지만 여기는 그대로야.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공간이 서울에 또 어디가 있을까. 나에겐 고마운 곳이지.

--- p.235

출판사 리뷰

1997년 2,202곳이었던 서울의 목욕탕은 2018년 현재 967곳으로 줄었고, 대부분 폐업하거나 대형화되었다. 그중 30년 이상 된 목욕탕은 132곳이 남았다. 대부분의 도시가 마찬가지겠지만 서울은 도시화, 산업화를 거듭하면서 삶 가까이에 배어 있던 오래된 정취를 힘없이 잃어갔다. 동네에서 주민들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삶 가까이서 느긋한 쉼과 지역 커뮤니티를 제공했던 목욕탕도 예외가 아니었을 터. 목욕 문화가 집으로, 찜질방, 워터파크로 변천하면서 동네의 작은 목욕탕은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갔다.

그럼에도 우리 삶 안에서 시대의 변화를 함께 견뎌 온 목욕탕을 찾고, 언젠가 사라질지 모르는 당대의 장소성을 기억하는 것이 종요롭다고 생각했다. 오래된 목욕탕을 새로이 살펴보고, 견딤이 축적된 현재를 기록하는 것. 그렇게 서울에 30년 이상 된 목욕탕을 찾아다녔고 장소의 고취와 이야기를 사진에 담고자 했다. 1967년에 문을 연 목욕탕부터 대나무에 둘러싸인 목욕탕, 매년 마을 축제를 개최하는 주민 친화적 목욕탕과 노부부가 젊을 때부터 함께 운영해온 목욕탕, 탕 안에서 라디오가 흘러나오는 목욕탕, 주인이 여러 번 바뀌면서 이제 곧 폐업을 앞둔 목욕탕 그리고 굳게 문이 닫힌 채 더는 손님을 기다리지 않는 목욕탕까지. 사진기를 들고 목욕탕 문을 미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환대해 주시고 이 기록의 유의미함에 공감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표한다.

『서울의 목욕탕』은 사진가 박현성과 함께 작업했다. 그의 시선이 닿은 사진 속 서울의 목욕탕은 자라고 떨어지며 덧붙여진, 세월의 내밀한 표피가 담겨 있다. 그것은 결코 멈춰진 현상의 냉기가 아니라 빛이 공존하는 온기고, 유예된 미래와의 대화다. 한 곳에 정체된 과거의 기록이 아닌 다음 세대로 이어질 현재로서 말을 걸고 있다. 그동안 시선이 닿지 않았던 저마다의 면모를 조명하며 마주하게 될 서울의 오늘을 느긋이 말하고 있다.

이 책에 있는 목욕탕도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책의 바람이 있다면, 빠르게 변모하는 차가운 서울에서 각 장소 고유의 질감과 기억을 따라 30년 이상 견디며 온기를 축적해온 목욕탕에 관한 수집이자 도시를 읽는 다양한 시각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 또한 가까이에 있던 존재가 기억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서울의 따뜻했던 곳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6699프레스 소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6699프레스는 2012년부터 긴 호흡을 가진 글에 귀 기울이는 출판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사회 변방의 대상화된 소수자에 대한 취재가 아닌, 그들의 진실한 목소리를 독자가 직접 들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있다. 탈북 청소년들이 바라본 서울을 엮은 [우리는 서울에 산다]를 시작으로 인천 배다리 골목 헌책방 주인의 목소리를 통해 배워보는 헌책 수리 교본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책수리법], 여섯 명의 동성애자와 그들의 이성애자 친구가 짝꿍을 이뤄 나누는 내밀한 대화를 들어본 [여섯],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의 목소리로 기울어진 디자인계를 다시 생각하는 [한국,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 11], [WOOWHO: Women Talk Graphic Design], 사라져가는 서울의 오래된 목욕탕을 기록한 사진책 [서울의 목욕탕] 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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