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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잡문 혹은 에세이를 위하여
제1부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다 1. 갈릴레오의 망각 15 2. 솔라 피데 18 3. 아르테미지아의 포물선 21 4. 메노키오 24 5. 조국의 딜레마 27 6. 수태고지의 순간 30 7. 음란한 토끼 33 8. 유일한 증인 36 9. 람페두자 39 10. 알렉산드로스의 소환 42 11. 크리스마스와 ‘밝음’의 신앙 45 12. 공포의 심리학 48 13. 팔라비치노 51 14. 살바토르 문디 54 15. 혼합 정체 57 16. 마키아벨리언 모멘트 60 17. 칼리굴라-트럼프 63 18. 에밀과 소피 66 19. 덕과 매너 69 20. 마키아벨리의 ‘진실’ 72 21. 매카시 리스트 75 22. 천경자 코드 78 23. 포퓰리즘 81 24. 기억 전쟁 84 25. 배신자 87 26. 권력자의 성품 90 27. 촛불혁명 93 28. 음란하다는 것 96 29. 종교와 야만 99 30. 싯다르타, 에피쿠로스, 스피노자 102 31. 철학자 마키아벨리 105 32. 아르카나 임페리 108 33. 버나드 루이스의 귀환 111 34. 레스보스 114 35. 유진 뎁스 117 36. 대통령 ‘각하’ 120 37. 포르투나 123 38. 아고스티노 키지 126 39. 역류의 지식인 129 40. 제르베르 도리약 134 41. 헤로스트라토스 138 42. 마키아벨리의 화형 141 43. 파시즘 식별법 144 44. 호기심과 진화 148 45. 여우형 인간 152 46. 거짓말 담론 155 47. 버틀러의 기억 158 48. 짓밟아라. 되살아날지니 161 49. 커피를 마신다는 것 165 50. 차를 마신다는 것 168 제2부 책을 읽으면 행복하다 1. 책에 관한 기억, 혹은 정신에 대한 향수 175 2. 마키아벨리의 시민-전사 181 3. 크리스토프 도슨의 유럽 184 4. 에드워드 사이드 188 5. 헤겔과 아이티 191 6. 아감벤의 ‘무슬림’ 194 7. 디드로의 미(美) 197 8. 타키투스의 인간 희극 200 9. 입자의 운동이 만물을 만든다! 203 10. 크리스틴 드 피장 206 11. 필립 페팃과 비지배의 자유 209 12. 중세의 가을 212 13. 사랑에 빠진 단테 215 14. 한스 큉의 이슬람 218 15. 벌린의 자유론 221 16. 퀜틴 스키너의 독해법 224 17. 번역은 혁명이다 227 18. 군자와 시민 230 19. 그린블랫의 루크레티우스 233 20. 신념으로서의 역사 236 21. 카카니아의 비트겐슈타인 239 22. 교황들의 은밀한 삶 242 23. 오사리 잡놈들 245 24. 아르마다 248 25. 치체로네 252 26. 조르조 바자리 261 27. 인간 미켈란젤로 267 28. 리오 스트라우스의 마키아벨리 274 29. 성서 밖의 예수 280 30. 에로스의 향연, 혹은 리베르탱 공화국 287 글의 출처 301 |
郭次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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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의 비과학적 증명이 말해주는 것은? - 에세이를 통한 비판적 세상 읽기!
갈릴레오는 근대과학의 개창기에 정확한 수학적 계산 원리를 과학적 실험과 증명에 도입한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동시대 학자들 대부분이 아리스토텔레스 식의 사고에 젖어 있었던 반면에, 그는 아르키메데스 식의 사고(思考) 실험을 한 몇 안 되는 학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그에게 출세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던 계기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찾아왔다. 바로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인페르노(지옥)가 과연 ‘물리적’으로 존재 가능한 것인지를 증명하는 것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땅속에 지옥이라는 공간이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그것이 건축학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증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갈릴레오는 인페르노에 대한 단테의 묘사를 수학적 도형으로 변환해 설명하고 그의 ‘새로운’ 아르키메데스 기하학을 적용했지만, 지옥 천장을 덮고 있는 지상 부분이 어떻게 받침 기둥 하나 없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럼에도 그의 ‘증명’은 아카데미에 의해 용인되었고, 이 일로 그는 페르디난도 1세 데 메디치 대공의 눈에 들어 1589년 27세의 나이로 피사 대학의 수학 교수가 되었다. 앞서의 내용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갈릴레오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과학적, 수학적 엄밀성을 추구하는 그에게서 위와 같은 비과학적 측면이 있었고, 또한 그것으로 인해 대학 교수자리까지 얻었다는 좀 이해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까지 있었다는 것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다. 간서치 역사학자의 문사철(文史哲) 분야 50편 인문 단평과 30편 서평 이 책은 30여 년 서양사 중에서도 마키아벨리를 중심으로 한 서양 근대사상사를 전공한 부산대 사학과 곽차섭 교수가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했던 인문 단평 50편과 서평 30편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하지만 흔히 ‘잡문’(雜文)으로 일컬어지는 에세이 성격의 글들이지만, 저자는 분명한 집필 의도를 갖고 짧은 성격의 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에세이는 한때 수필류로 간주되기도 했지만 넓은 의미에서 잡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며, 잡문은 대체로 주류 장르에 속하지 않는 비주류의 글쓰기를 통칭하는 말로 잘 알려져 있다. 어떤 특정한 규준에 얽매이지 않는 잡문의 특성으로 보아 그 범위는 아주 넓지만 수준 높은 잡문은 현대 비평과도 닮았다. 최근 영어권에서는 인문학자의 ‘논문’도 종종 ‘에세이’라 부르는데, 이는 자유롭게 쓰되 비판적 전망을 놓치지 않는다는 새로운 글쓰기의 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애초에 몽테뉴가 생각했던 ‘잡문 식’의 자유로움이 점점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에세이 내지 잡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저자는 특유의 ‘비판적 글쓰기’를 통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이나 세상의 이치, 그리고 문화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즉 ‘비판적’ 내용이 없는 잡문은 말 그대로 혼잣말하는 글 밖에는 아무것도 아니기에 그러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그가 대단한 책벌레, 즉 간서치(看書癡)임을 알 수 있다. 직업상 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하지만, 자신의 주전공 분야뿐만 아니라 인접 학문 분야의 책까지 두루 섭렵하고 상당한 식견까지 밝히는 부분을 보면 독서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유학 시절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버틀러 도서관에서 구하기 힘든 전공 도서를 입수하는 과정을 다룬 「버틀러의 기억」은 책을 대하는 그의 자세 또한 가감 없이 들여다 볼 수 있다. 담담한 어조로 내면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준 몽테뉴의 에세이와 그보다는 더 실제적이고 종종 신랄한 유머 감각까지 보여준 프랜시스 베이컨의 에세이가 글쓰기 방식의 한 전범(典範)을 보여준다면, 저자의 에세이 식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 시대의 정치와 역사, 문화를 읽는 또 다른 비판적 감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