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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sy without S
무면허 번역가의 번역 이야기
이어떤
어떤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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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4

1. 여름: 사라 그리고 나
첫 번역 / 13
좋은 번역, 나쁜 번역 / 29
범람하는 이미지 (1) / 44
범람하는 이미지 (2) / 52
범람하는 이미지 (3) / 64
환절기 / 107

2. 겨울: 아멘의 시 나의 번역
겨울 / 113
크래커 잭슨 / 122
비둘기 파수꾼 / 138
Betsy에 대한 짧은 평론 / 180
겨울의 끝 / 185

3. 다시 여름: Betsy Without S
베티가 아니라 베치 / 191
새로운 꿈 / 200
작별 인사하며 재회하기 / 206
재개 / 219
홀로 보는 번역은 아름다울 수 있는가 / 245

에필로그 /247

저자 소개 1

책 읽기와 번역,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인류학을 전공하고 있다. 오래도록 간직한 취미인 번역을 주제로 에세이를 썼고, 독립출판에 도전했다. “프로젝트 어떤"이라는 이름 아래 전공과 전혀 관계 없는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해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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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70g | 130*200*16mm
ISBN13
9791197224300

책 속으로

“취미가 번역이라고요?” 라고 상대가 되물을 때가 많았다. 혹은 “아하”하고서, 어색한 웃음과 함께 넘어가거나.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제 취미는 독서에요” 같은 평범한 이야기로 얼버무렸던 것 같다. 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흐물흐물 쌓여갔던 말들이 몸 안에서 뭉쳐져, 결국 이 책으로 나온 모양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억눌린 숨들은 다른 곳에서 터져 나왔다. 바로 번역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통로가 나나 주변 사람들을 상처 주는 것이 아닌, 그저 번역이었다는 것이 감사하다. 15살이 된 나는 이제, 14살의 내가 “백조의 여름”을 번역하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로, 말하자면 마치 내 인생을 바꿔줄 최후의 주문을 걸 듯 번역을 하기 시작했다. 그 해에 “백조의 여름”만 일곱 번 정도 번역했다. 그 책이라도 번역하다보면 내 삶이 조금은 더 나아져 있을 거라고. 책이 나에게 기운을 나눠줄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라도 믿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해였으니까.
나도 사라처럼 되게 해줘. 나도 변하게 해줘. 백조들이 다시 날아가 나의 머리맡으로 사라지기를, 나도 사라처럼 다시 괜찮아지기를. 빌고 또 빌었다. 텍스트를 보고 또 보면 언젠가 그 순간이 올 것이라 믿었다. 행복을 수집하는 것과 같았던 나의 번역은, 검고 추악한 강박 속에서 가쁜 숨을 내쉬는, 지친 뱀의 숨구멍 같이 변해 있었다.
--- p.119~120

처음 번역 일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순수하게 번역에 대한 이야기만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나의 인생 전반에 대해서 말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도저히 두 이야기를 분리해낼 수가 없었다. 번역과 나의 삶은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도 깊게 엮여 있었다. 나는 번역과 함께 나이를 먹었고, 번역은 내가 아무리 밀어내도 어느 순간 다시금 내 삶에 들어와 있었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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