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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4
1. 여름: 사라 그리고 나 첫 번역 / 13 좋은 번역, 나쁜 번역 / 29 범람하는 이미지 (1) / 44 범람하는 이미지 (2) / 52 범람하는 이미지 (3) / 64 환절기 / 107 2. 겨울: 아멘의 시 나의 번역 겨울 / 113 크래커 잭슨 / 122 비둘기 파수꾼 / 138 Betsy에 대한 짧은 평론 / 180 겨울의 끝 / 185 3. 다시 여름: Betsy Without S 베티가 아니라 베치 / 191 새로운 꿈 / 200 작별 인사하며 재회하기 / 206 재개 / 219 홀로 보는 번역은 아름다울 수 있는가 / 245 에필로그 /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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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번역이라고요?” 라고 상대가 되물을 때가 많았다. 혹은 “아하”하고서, 어색한 웃음과 함께 넘어가거나.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제 취미는 독서에요” 같은 평범한 이야기로 얼버무렸던 것 같다. 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흐물흐물 쌓여갔던 말들이 몸 안에서 뭉쳐져, 결국 이 책으로 나온 모양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억눌린 숨들은 다른 곳에서 터져 나왔다. 바로 번역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통로가 나나 주변 사람들을 상처 주는 것이 아닌, 그저 번역이었다는 것이 감사하다. 15살이 된 나는 이제, 14살의 내가 “백조의 여름”을 번역하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로, 말하자면 마치 내 인생을 바꿔줄 최후의 주문을 걸 듯 번역을 하기 시작했다. 그 해에 “백조의 여름”만 일곱 번 정도 번역했다. 그 책이라도 번역하다보면 내 삶이 조금은 더 나아져 있을 거라고. 책이 나에게 기운을 나눠줄 거라고 믿었다. 그렇게라도 믿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해였으니까. 나도 사라처럼 되게 해줘. 나도 변하게 해줘. 백조들이 다시 날아가 나의 머리맡으로 사라지기를, 나도 사라처럼 다시 괜찮아지기를. 빌고 또 빌었다. 텍스트를 보고 또 보면 언젠가 그 순간이 올 것이라 믿었다. 행복을 수집하는 것과 같았던 나의 번역은, 검고 추악한 강박 속에서 가쁜 숨을 내쉬는, 지친 뱀의 숨구멍 같이 변해 있었다. --- p.119~120 처음 번역 일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순수하게 번역에 대한 이야기만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나의 인생 전반에 대해서 말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도저히 두 이야기를 분리해낼 수가 없었다. 번역과 나의 삶은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도 깊게 엮여 있었다. 나는 번역과 함께 나이를 먹었고, 번역은 내가 아무리 밀어내도 어느 순간 다시금 내 삶에 들어와 있었다. --- p.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