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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아미골 이장 자리 이걸 확 절단나다 삐침 하나 중돈 마을 낡은 의자 소일거리 호미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토요일 죽는 것도 개운할 때 가르침 벌초 철부선과 다리 제2부 전쟁 떠나던 날들의 풍경 궁리窮理 고구마 답장 도꾸 생각 김장 품앗이 낮달 이면 상사화 까치설 제사 무개리務開里 대파작목반 한마음대회 막순이 퇴근길 축제 삼진 아웃 지난밤은 고요했다 슬픈 돼지저금통 제3부 경칩驚蟄 땡감 나무 발아 직전까지 뜨거워진 노구가 이 골목의 봄은 조금 질기다 옆집 노인 감을 딸 때 공주장 익산장 횡성장 부여 열대야 피 금성전파사 접히는 부분이 헐거운 골목 자세히 알려고 하지 말 것 이 골목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비리고 짜다 공장 굴뚝과 연기 제4부 마음 길 초록 잎사귀가 흔들리는 동 기침이 오래갔다 안좌도 이동춘 부드러운 시간을 어느 곳에 쓰면 좋을까 맹동식당 꽃의 가계家系 느닷없이 빨개지는 얼굴처럼 탁구 예절 습자지 같은 날들이 흩날렸다 실종 신고 임정자 전林正子傳 불을 빼다 채석강 당신을 부르는 소리 우린 재방송 속 장면이 아닐까 이두평 옹의 큰아들, 이만석 씨 알레르기 제주 발문 김민형 | 사라지는 또는 나타나는, 지금의 이야기 |
李成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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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이 배경이 되는 풍경 속에 나를 부르는 소리가 있다
2019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과 함께 시집 『희망 수리 중』을 펴낸바 있는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람이 배경이 되는 풍경 속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삶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흔적이 물씬 풍겨나는 시편들로 가득하다. 각박한 세상을 부드럽게 정화할, 건강하고 아름다운 시정을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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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에 이성배 군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반가우면서도 한편 놀라웠다. 그가 학창시절에 시를 좋아한 걸 알고는 있었지만 사회에 나가 수십 년 동안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끝내 시의 끈을 놓지 않고 연찬을 거듭했구나 생각하니 숙연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제 그 동안 써 온 작품들을 모아 두 번째 시집을 상재하게 되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농촌을 배경으로 한 그의 시는 소박하면서도 풍자와 익살이 넘쳐 미소를 자아내게 하는 재미가 있다. 그가 지닌 이런 건강하고 아름다운 시정이 이 각박한 세상을 부드럽게 정화시키는 청량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 - 임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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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겪는 모든 것이 삶의 본질이다. 슬픔이든 기쁨이든 일종의 해프닝 같지만, 본질에서 벗어나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본질이 어느 하나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인생이 ‘외로움’이나 ‘바람’, 또는 ‘행복’이나 ‘도덕’만이 아니기 때문에, 역동적이고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쓰여진다. 끊임없는 해프닝의 반복 속에서 드라마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그 배고프고 가난했던 기억이든, 가까운 이웃들과의 이별이나, “마을에서 마지막으로 삼베옷 입었던 방성골 어른”(「중돈 마을 낡은 의자」)의 죽음이든 시인에게 그것은 해프닝일 수밖에 없지만, 인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게 본질이다. 시인은 그 사라지고 없는 자리를 애잔하게 바라본다. 왜냐하면 그 배경에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 김민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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