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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산문집을 내면서
prologue 안녕, 지구? 01 고요와나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병사들은 언제나 젊다 반쯤의 고요 내 가장 고요한 바닥의 풍경 기억의 집 눈 내리는 숲가에서 02 고요도 정치다 그림을 훔치다 통증으로부터 배운 것들 니체를 읽는 밤 고요도 정치다 작은 것들의 정치 양배추밭의 고요 광야 서재의 지식인 책상이라는 선물 말의 고요 법의 자리 어떤 죄에 관한 형량들과 정의의 소란함 다시, 즐거운 편지 03 문학과 고요 LTE의 속도로 사라지는 문학의 추억 잠시 꺼 두셔도 좋습니다 그 고요는 정말로 단단한가 고요의 풍경 칭찬의 비평 촛불을 들고 한 걸음 나아가기 맨부커상 수상 소식을 듣고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시간 한 장의 사진 가닿을 수 없는 편지 어떤 등에에 대한 그리움 이생망의 에티카 총알은 어디서 날아오는가 침묵을 달아나지 못하게 하느라 04 영화와 고요 고요는 어떻게 흐르는가 우리를 고요에 이르게 하는 영화들 그의 침묵 저기 가만히 죽어있는 생을 보라 누가 공주를 죽였는가에 관한 잔혹한 물음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듣기 나는 미쳤다 내가 본 〈곡성〉 어떤 고래먼지의 날에 〈내부자들〉의 세계 고요를 찾아다니는 부랑노동자 물 속의 도시 길 위에서 존재는 더욱 빛난다 리에종 : 나무에서 나무까지 이어지는 전쟁의 악몽 05 고요를 찾아서 세 모녀의 죽음 슬픈 낙서 간장 두 종지에 대하여 어는 ‘말’부를 위한 묘비명 그녀의 기이한 역사학 법대로 비논리적인 것에 대한 경멸 그녀가 싸우는 이유 구멍가게의 추억 사과 할머니 10년 후에 우리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그의 서해맹산 치열한 고요 그가 누웠던 자리 eplogue 그 여름의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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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돌 위에 놓인 신
여기 어디쯤에도 내가 찾아다니는 ‘고요’가 있다고 나는 느낀다. 신을 벗고 들어갈 때 다시 나갈 순간을 떠올리는 마음에도 고요가 있다. --- p.61 광야 서재의 지식인 지식인의 죽음이라는 말은 그 자체가 추문이다. 그렇게 발언되는 순간에 지식인의 배반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사르트르가 말한 바 ‘불행한 의식’에 사로잡힌 존재로서 지식인은 자기 존재의 이중성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게 되는데, 끊임없는 단련과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에 세속의 욕망에 사로잡혀 버린다. --- p.91 고요의 풍경 저물녘이면 언덕에 올라서 제주항 앞바다가 쪽빛에서 암청색으로 가라앉다가 어느 순간에 먹빛으로 가슴 높이까지 떠오르는 장면을 바라보곤 했다. 집어등을 밝힌 어선들이 하늘 위로 둥둥 떠다녔다. 착시였지만 그렇게 신기했다. 그 순간에 겨우 고요가 내게로 왔다. --- p.141 “그 여름의 끝에 저는 서울의 외곽도로 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들 모두 잠들어 있었지요. 갑자기 소나기가 요란하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생각하면 삶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그런 기적같은 시간들을 함께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주신 많은 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고요를 빕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