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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동질성과 상승기류
1. 단극자장(單極磁場) 2. 전통사회 제2부 한국정치의 변증법 3. 근대적 정치동원의 시작 4. 전체주의적 식민정책 5. 혼돈의 문 6. 정치적 정통성 추구(1948~1987) 제3부 한국적 정치문화의 연속성 7. 중앙집권화와 정치적 유동성 8. 기능과 기구의 확산 9. 파벌주의와 ‘자문기관’의 기능 제4부 정치적 응집의 모색 10. 정당 11. 공산주의 12. 군부 13. 선택: 다원화를 통한 응집 |
Gregory He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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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정치적으로 움직여왔다는 나의 이 소용돌이 이론은 만들어진 것이지 태생적인 것이 아니며,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용돌이는 한국의 정치문화에서 ‘중간층’이 약하고 결집력과 지속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한국인은 오히려 빨리 소용돌이 행위를 포기하고 있다. 공장들의 수요로 인한 수도 이외 지역에서의 자원 개발, 전문직 또는 특수직의 증가, 다원적 기능을 가진 다원사회의 발생을 동반하는 현대화가 한국의 여러 문제 해결에 적합한 제도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 다원주의 사회의 대결합은 역량이나 연령 및 위세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정부보다 더 빨리 정통성을 갖고 일어남으로써 큰 걸음을 내디뎠다.
--- p.47 중도파의 실패는 다시금 소용돌이 정치의 도래를 예고했다. 중도파는 이전에 한국이 갖지 않았던 견고한 조직을 배경으로 한 정치적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믿었다. 그들은 인내와 타협에 의해 한국의 정치적 전통과는 이질적인 특성인 그런 다양성에 어울리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했다. 그들은 중산계급의 지지를 필요로 했지만 한국에는 사실상 계급이 없었고, 그나마 한국의 새로운 중산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층도 공산주의를 두려워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고 말았다. 중도파는 신문도 학교도 후원자도 없었고 의지할 수 있는 조직화된 충성심도 없었다. 재정적 지원도 기대할 수 없었고 지방에 지지자들도 없었다. --- p.263 한국에서는 동질적인 사회에 지속적으로 고도의 중앙집권제를 강요한 결과 일종의 소용돌이, 즉 문화 전체를 통해 활발히 움직이는 강력한 상승기류와 같은 힘을 발생시켰다. 통상 이 힘은 고립되지는 않았지만 응집력이 없는 마을 사람들, 소도시 주민들, 농부나 어부들과 같은 개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들은 단지 가족이나 때로는 문중, 또는 마을 단위의 조직을 가지고 이 상승기류의 힘에 집착하지만 그것이 정치적으로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통솔되는 단계는 아니었다. 현대로 들어오면서 소용돌이의 힘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이런 개인들에게 더 작용했다. 왜냐하면 가족이나 계급 또는 마을에 대한 충성의 힘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과장된 감은 있지만 우리는 이런 종류의 개인을 ‘원자(原子)’라고 부른다. --- p.3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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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 가운데는 장래 이 주장(소용돌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아마도 이것을 무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 새뮤얼 헌팅턴
저자가 한국정치를 해석하는 키워드는 소용돌이(Vortex) 현상이다. 여기서 소용돌이란 한국사회가 보이는 고도의 동질화와 중앙집중화 현상 때문에 사회의 모든 분야와 개체들은 ‘원자화 된’ 상태에서 오직 권력의 중심만을 향해 돌진하는 사회정치적인 상승기류를 은유한 것이다. 사회적·정치적 통합을 위한 동질성 확보, 중앙집권화, 단일한 역사적·문화적 경험의 공유 등은 근대화를 위한 힘의 원천이지만, 한국사회의 경우는 오히려 이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 한국정치는 중앙권력을 향한 소용돌이 정치다! 그레고리 헨더슨이 이 책에서 내세우는 것은 ‘소용돌이 정치’ 모델이다. 즉, 한국사회의 밑에서 모래알 개체들이 상승기류를 타고 정상을 향해 돌진한다면, 정상부에서는 오랜 정치문화에 연원하는 ‘자문기관 지배(council rule)’가 하강기류를 타고 합류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상승-하강 작용으로 소용돌이 폭풍을 일으킨다고 헨더슨은 보고 있다. 일단 소용돌이 폭풍이 일어나면 그 거대한 흡입력은 모래알의 정치개체를 빨아들여 어떤 이성적인 성찰도, 여야 간의 타협도, 정책을 위한 진지한 토론도 마비시키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발전에 필수적인 요건인 정치개체 간의 응집을 배양할 수 있는 토양은 황폐화되고 만다. 즉, 한국사회에서는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종교적 대립, 정책적 차이, 이데올로기의 차이 등으로 인한 분열과 균열은 찾아보기 힘들고, 설사 이에 따른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에는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 원자화된 단위들이 모두들 중앙의 정치권력을 향해 돌진하고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소용돌이치게 된다는 주장이다. ▶ 한국정치의 발전 방향은 ‘다원화를 통한 응집’이다. 한국인들은 단일 민족, 단일 언어, 단일 문화를 자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단일성과 동질성, 이어 중앙집권화는 종파 간 또는 부족 간에 끊임없는 분열로 얼룩진 세계의 발전도상 국가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될지는 몰라도, 한국사회의 경우 소용돌이 정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 헨더슨의 지적이다. 그것은 촌락과 왕권 사이에 자생적 기구의 결성을 막았으며, 이는 중간매개집단의 결여를 낳았기에 한국사회가 모래알 사회, 또는 원자화된 사회를 초래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헨더슨은 이렇게 원자화된 한국사회의 경우 ‘응집(cohesion)’이 더욱 긴요하고 적절한 처방이라고 진단한다. 그가 관찰하듯 신생 공화국을 탄생시킨 한국사회가 촌락과 왕권 사이에 중간기구가 아애 없거나 빈약하다면, 조직의 제도화보다는 원자화한 모래알들을 접합시키는 것이 제도화의 선결조건이라고 본 것이다. 바꿔 말해 모래알을 진흙으로 만드는 응집력이 더욱 긴요한 것이며, 그다음에야 제도화의 벽돌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