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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실재에 이르는 길
구도의 시인 구상 시 읽기
김석준
나무와숲 202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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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존재의 길

시법詩法 | 실재에 이르는 길 : 통섭의 시말 혹은 미완의 과제
기도 | 마음의 눈 : 평화와 사랑을 위한 기도문
말씀의 실상實相 | 말, 그 실재에 이른 존재의 길
4월 | 순수와 생명의 노래
그리스도 폴의 강 20 | 영원과 하루의 변주 혹은 현존의 의미
홀로와 더불어 | 나와 너의 변증 : 사랑과 그 타자 사이에의 거리
구상무상具常無常 | 존재의 길 : 무상에 관하여
밭 일기 43 | 사랑, 그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변주곡
신령한 소유 | 참된 소유 혹은 산다는 것의 의미
초토의 시 1 | 비극적인 역사의 유미적 승화
까마귀 5 | 시 : 그 성찰의 의미와 임무의 본질
모과木瓜 옹두리에도 사연이 89 | 생명: 그 보이지 않는 시의 길을 찾아서
우매愚昧 | 존재의 길 : 우매와 섭리 사이
시론詩論 | 시로 쓴 시론 혹은 시가 갖추어야 할 네 조건
만화漫畵 | 그것―대타자 : 진실에 이르는 여정
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 58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 음란과 깨달음 사이
임종예습臨終豫習 | 당신에게 이르는 행로 혹은 이 세계와의 이별법
목숨이여- Mehr Licht | 생명과 빛의 노래 혹은 사랑이 머물던 자리
인류의 맹점盲點에서 | 향락 : 문명과 자본의 꿀이 흐르는 이 세계
노부부老夫婦 | 사랑의 역설 : 오해와 이해 사이에 기입된 침묵의 말


2부 생명의 여율

가장 사나운 짐승 | 반조, 나는 너희가 한 일을 알고 있다
귀뚜라미 | 명鳴과 명命 사이에 위치한 공명共鳴의 노래
그리스도 폴의 강 : 프롤로그 | 강가의 인생 : 성자와 속인의 길 사이에서
밭 일기 33 | 근현대인의 고독한 흔들림 : 소외된 노동의 나날
밭 일기 60 | 우주의 구경 : 일상에 침전된 오독 혹은 세계어
나의 시 2 | 시인이라는 리트머스 : 승화 혹은 고백
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 9 | 생명의 여율 혹은 시말의 근원
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 7 | 숨은 신 : 환멸과 초인 사이의 언어
무궁화 | 무궁화의 전언 : 대한국민에게 고함
신령한 새싹 | 영원에 이르는 길 : 신생 혹은 소멸
석등石燈 | 진실을 추궁하는 법 : 영혼의 등불
병후病後 | 여백 : 존재 배후의 언어와 깨달음의 진리
진범眞犯 | 진실의 위치 혹은 의에 이르는 외길
봄맞이 춤 | 자연의 무도 : 전원교향곡 혹은 존재의 맨살
나의 무능과 무력도 감사하고 | 감사와 욕망의 변증법 - 순결에 이르는 길
밭 일기 18 | 꿈, 시가 말할 수 있는 전부
시어詩語 | 시말 : 감응과 실재 사이의 거리
밭 일기 38 | 이데올로기의 현실 : 실존 혹은 존재의 실재
새봄의 조화 | 생, 저 너머 세계 : 조화 혹은 피안
우음偶吟 | 자기 한계 저 너머의 아름다운 세상 : 보람 혹은 기쁨


3부 유토피아는 있는가

한 알의 사과 속에는 | 생명의 운동 : 대우주와 소우주 변증법적 운동
요한에게 | 참된 기쁨 : 신성 혹은 자기에게 이르는 길
그리스도 폴의 강 4 | 삶이 넘어야 할 파문 : 무상과 안온 사이에서
초토의 시 11―적군묘지 앞에서 | 이데올로기의 저쪽 : 화해 혹은 평화에의 염원
노경老境 | 불멸의 꿈 : 영원의 소리 혹은 사랑과 믿음 사이
날개 | 황홀경의 사상 : 어린이의 마음을 훔치다
은행銀杏―우리 부부의 노래 | 인륜의 시작 : 신성가족의 뿌리
그리스도 폴의 강 11 | 절대성에 기입된 반어의 목소리 혹은 무심에서 부활에로
드레퓌스의 벤치에서―도형수徒刑囚 쟝의 독백 | 존재의 감옥 : 자유라는 이름의 속박 혹은 진실을 찾아서
수치羞恥 | 불의의 시대 : 철면피들의 노래
그리스도 폴의 강 20 | 오늘 나를 채워야 할 것들 : 하루와 영원 사이
백련白蓮 | 영혼을 표백시키는 마음꽃 : 순수 혹은 사랑의 타자
자수自首 | 유토피아는 가능한가 : 카인의 피에 흐르는 원죄
그리스도 폴의 강 16 | 침묵의 가르침 : 영원으로 흐르는 현자의 길
내가 모세의 선지先知와 진노震怒를 빌려서 | 욕망하는 자아와 진리 사이의 거리 : 자본의 저쪽
오늘 | 오늘, 영원에 이르는 방법 : 마음이 가난한 자의 삶


4부 영혼의 초대

구상 시인과의 상상적 대화

저자 소개 1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후 서울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9년 『시와 시학』에 시로, 2001년 『시안』에 평론으로 등단했다. 그동안 낸 책으로는 시집 『기침소리』와 평론집 『비평의 예술적 지평』, 『현대성과 시』, 『감히 시인에게 말을 걸다』, 『무덤 속의 시말』, 『의미의 곡면』 등이 있다. 2011년에 미네르바 작품상(평론)을 수상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84g | 145*210*14mm
ISBN13
9788993632828

책 속으로

시인은 구도자, 즉 말의 연금술사이다. 까닭은 고난의 여정 속에서 늘 말의 실재와 만나 이 세계를 진실의 언어로 육화시키는 운명의 타자가 바로 시인에게 부과된 임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인에게 시말은 존재론적 정체성이 총체적으로 노정된 영혼의 표상이다. --- p.17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늘 이전투구를 일삼고 있다. 우리는 갈등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늘 편가르기를 통해서 상대방을 질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볼 때 시 「기도」는 삶-시간-세계 내부를 마음의 휨 작용으로 수렴시키면서 이것과 저것 사이에 놓인 간극을 해소하고 우리 모두가 평화의 주체이기를 염원하고 있다. --- p.21

생은 보되 생이 아닌 것을 안 보는 마음, 그것이 바로 동심의 정신성이다. 이 세계는 생명으로 시작해서 다시 또 생명으로 순환하는 아름다운 세계이다. 마치 구상 시인에게 “4월은 지혜의 어머니”를 표상하는 것처럼, 이 세계는 “잔인”한 것이 아니라 혹은 폭력으로 물든 어둠의 공간이 아니라, 사랑의 전언들로 가득 찬 생명의 공간이다. --- p.28

소유는 덧없고 사랑은 영원하다. 말하자면 시인에게 신령한 소유는 일종의 무소유를 실천하는 도덕적 신념의 체계인데, 이는 인간학의 토대 구조를 튼튼하게 떠받치는 성스러운 근본 감성이라 하겠다. “세상만물”이 네 것인 동시에 내 것이고, 우리 모두를 위해 소용되는 공공의 자산이다. 시간의 타자인 우리는 그저 “싱그러운 신록”처럼 저 아름다운 자연을 유유자적하며 완상할 수 있을 뿐, 터럭 하나라도 온전하게 소유할 수 없다. 공수래공수거라 하지 않았던가? 진정한 소유는 이 세계에 속한 것이 아니라, 이 세계에 속할 수 없는 것이거나, 저 절대라고 불리는 창조주의 몫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시간의 타자인 인간은 그 어떤 형식 고하를 막론하고 진정한 주체가 아닌 영원의 타자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 p.48

시인은 깨달음에 이르는 구도자이다. 시인은 말―사태를 진리―말씀으로 코드 변환시켜 이 세계가 진리와 같은 방식으로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증명하는 자이다. 시인은 말을 정련하는 일종의 언어의 연금술사이지만, 그 말이 곧 진리를 육박하는 말씀이라고 고지하는 선지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인은 성자이다. 비록 시인에게 남은 생에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따라서 숨이 가쁘고 혼절도 하며 죽음의 언저리를 배회하는 절명의 시간만이 잔여의 삶으로 남아 있지만, 역으로 그것은 “착오투성이 한평생”을 반성하는 참된 의미의 시간이라 하겠다.

--- p.84

출판사 리뷰

저자는 “구상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늘 그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통섭이 지배하는 조화의 세계”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조화롭게 상생의 리듬을 타지 못한 채 늘 반목하며 싸운다는 것. 세계 또한 점점 오물과 폐수로 가득 차고 있다. 이에 시인은 “영원한 푸름을 되찾을 그날은 언제일까?” 반문하며, 우리는 어떠한 하루를 살아야 하는가 묻는다.

오늘도 신비神秘의 샘인 하루를/ 구정물로 살았다.// 오물과 폐수로 찬 나의 암거暗渠 속에서/ 그 청렬淸冽한 수정水精들은/ 거품을 물고 죽어갔다.// 진창 반죽이 된 시간의 무덤!/ 한가닥 눈물만이 하수구를 빠져나와/ 이 또한 연탄빛 강에 합류한다.// (…중략…)
나의 현존現存과 그 의미가/ 저 바다에 흘러들어/ 영원한 푸름을 되찾을/ 그날은 언제일까?
- 〈그리스도 폴의 강 20〉 중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말하는가가
시인의 숙명을 결정한다


한편 “구상 시인이 전개한 일련의 시말운동이 역사와 시간 앞에 자기를 발견하는 과정이었듯이, 10년 동안 연재하며 지낸 은둔의 시간은 나를 발견하고 나만의 색깔을 입히는 글쓰기 과정”이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쓰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인에게 시란 꾸밈의 언어가 아니”고, “삶-시간-세계”가 오롯이 드러나는 것이어야 하듯이, 무릇 모든 글은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을 전공하고 시인과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이답게 구상 시에 대한 철학적 분석과 비평이 돋보이는 이 책은 구상 시인의 시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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