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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내가 나를 불렀다
제1장. 불운한 천재 제2장. 봉인이 풀리다 제3장. 후각 회복 제4장. 힘숨찐 강림 제5장. 경험치를 내 것으로 제6장. 시트러스 노트 씹어먹기 제7장. AI급 후각 증명 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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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어.
비행기 문이 열리는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의 냄새 때문이었을까? 후맹으로 불리던 후각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닉네임 찐―후맹 윤강토. 냄새를 아주 못 맡는 건 아니다. 다른 학생들이 아밀 아세테이트 1,000분의 1 희석액의 냄새를 맡을 때 10분의 1 희석에서 코박킁으로 허우적대기. 엄밀하게 말하면 후약(嗅弱)에 속했다. [프랑스 도착, 절대로 무사하니 걱정하지 마실 것.] 할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고 파리 땅을 밟았다.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내렸다. 후각망울 안에 초강력 멘톨향 폭탄이 터진 듯 조금 더 후련해졌다. 아주 좋았어. 뭔가에 홀린 게 아니고는 설명될 수 없는 기분이었다. 26살의 생일을 하루 앞둔 5월의 어느 아침. 연휴에 더해 며칠 결강까지 각오하고 파리로 날아왔다. 어쩌면 조향사의 꿈을 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기로. 그 착잡함마저 사라졌다. [프랑스] [그라스] [향수] 윤강토에게는 껌딱지처럼 달라붙은 세 단어가 있었다. 이유 없는 기시감이었다. 무궁화 다음으로 아이리스가 좋았고. 유럽 맹신자도 아닌데 태극기 다음으로 프랑스 국기 ‘라 트리콜로르’가 좋았다. 백일 날, 상 위에 가득한 것들 중에서 강토의 선택을 받은 것도 엄마의 향수병이었다. 아무것도 집지 않자 엄마가 서둘러 추가한 물건에 ‘조 말론’의 향수가 있었다. “향수를 왜?” 아빠가 눈살을 찌푸렸지만 강토의 선택은 뜻밖에도 그 향수병이었다. “얘가 향수를 좋아하나 봐.” 엄마가 살짝 분사해 주니 허공을 더듬다 잠이 든 게 강토였다. 발길이 골동 향수 상점 앞에 멈췄다. 마치 내비게이션이 알려 주는 종착지 같았다. 가슴속의 안개가 더 많이 걷혔다. 마침내 고장 난 내비게이터에 불이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왜일까? 왜 프랑스였을까? 그중에서도 왜 여기였을까? 어떻게 보면 전서 비둘기의 귀소본능인 양 이끌렸다. 마치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차이니스?” 푸른 차양을 단 상점의 주인이 호객을 시작한다. “코리안.” 한마디로 비껴 갔다. “오, BTS.” 주인이 Dynamite의 안무 포즈를 취하며 아양을 떤다. “찾는 거 있어?” 영어가 이어진다. 강토의 시선은 향수 진열대에 꽂혀 있었다. 마치 최면성 강한 파출리 향에 중독이라도 된 듯. 낡은 삼나무 선반에는 고풍스러운 향수병들이 가득했다. 일부 네임드는 낯이 익었다. 소위 명품 중고도 보였다. 쓰다 남은 것부터 레이블이 찢겨 나간 것, 스프레이가 망가져 코르크로 대충 막은 것까지. 다―양―다―종. 그 단어가 낡은 병 위에서 데구르 구르는 것 같았다. “구경하셔. 14세기 장미수부터 우비강, 19세기 푸제아 로얄까지 뭐든지 다 있거든.” ‘…….’ 강토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주인 구라가 너무 나갔다. 골동 향수가 꽤 보이지만 그런 향수는 있을 리 없었다. 푸제아 로얄은 베르사유 향수 박물관 오스모테끄에 ‘온리 원’이다. 향수에 대한 지식이라면 결코 달리지 않는 강토였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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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향수가 아니야.」
시각보다 화려하고 청각보다 심오한 후각의 세계. 초유의 천재적 후각과 향료해석능력, 신기의 어코드 컨트롤. 달빛마저 향수로 빚어낼 천재 조향사의 재림. * 편집자 코멘트 조향의 전문성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작품입니다.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기반으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며, 독창적이고 재치 있는 묘사 또한 하나의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많은 독자분들이 통쾌함과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