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 연둣빛 언어들산목련 데칼코마니불일암 입구에서 오래된 나무연둣빛 언어들 일상의 무늬민들레 가장 높고 따뜻한큰바람 지나간 뒤 낭만포차시 한 잔 겨울나무별밤지기 방파제모닥불 달흔적 지금은 태엽을 푸는 시간억새가 흐르는 창 여천역한밤중 지금, 이 자리우화 골똘에 관하여 사랑 안경을 닦으며 떠나지 못한 사람들2부 아무도 꽃 이름을 묻지 않았다발바닥 당신을 머리맡에 두고 편히 잔 적 없었다아직은 집 거미줄퐁당 그루터기못 교차로에서노을 이야기 고통의 축제동백꽃 이박 삼일 동안 비 내리고불꽃놀이 사랑하는 이에게솟대 아무도 꽃 이름을 묻지 않았다오늘의 날씨 보이지 않는 사랑여수반도 풍경을 짓는 집벽 폐차장 가는 길세월을 던지며 휴식탱자꽃 필 무렵 가을 편지책장을 넘기다가3부 세상에서 가장 큰 숟가락첫눈 내게 오는 길열반에 들다 빈 병바람난 여자 내려놓다노병이 돌아오다 심전도 검사문 이사를 하며즐거운 소통 고드름세상에서 가장 큰 숟가락 눈 녹은 뒤벽화마을에서 플라타너스동짓달 팥죽 고청량산해천사대설 특보 이별의 끝은감 익는 마을 구부러지다엘리베이터 사색의 장틈 인연의 끈돌에 핀 꽃4부 물살을 가를 때봄, 어스름 전세, 아니면 월세화전 코스모스가 있는 풍경동행 지붕 없는 미술관느티나무 해후어둠의 저쪽 까마귀는 날아들고귀로 섬진강에서산수유 물살을 가를 때드론 날다 변산바람꽃물방울 연가 자서전꿈 새 아파트분수의 분수 뿌리에게부레옥잠과 금붕어 장미의 배반파도 구유에 들어간 까닭후드득, 또 봄해설
|
鄭永熙
정영희의 다른 상품
|
“시인의 사유 방식과 시적 사물이 만났을 때시인의 사유 깊이에 따라 드러나는 시적 매혹”‘디카시’라는 장르가 있다. ‘디카(디지털카메라)’와 ‘시’의 합성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영상(사진)과 문자를 함께 표현한 시를 말한다. 기존의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창작물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 이러한 디카시를 통해 문학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창작하고 즐기는 ‘시놀이’의 콘텐츠로 삼은 시인이 있다. 정영희 시인이다.시인은 일상에서 조우한 시적 대상들을 소재로 삼았다. 총 108편의 디카시 소재들은 시인의 일상에서 출현한 것들이다. 그는 SNS 양방향 소통 시대, 일상생활의 찰나를 포착하여 영원을 누리게 한다. 사물 혹은 풍경 속에 함의된 시적 이미지를 발견하고 문자화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예술적 미학을 담보함과 동시에 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한다. 전문성과 함께 대중성까지 지니는 것이다. 좋은 디카시는 시인의 사유 방식이 시적 사물과 만났을 때 시인의 사유 깊이에 따라 드러나는 시적 매혹의 폭이라고 한다. 디카 사진 속 사물이 품고 있는 다양한 언어를 시인의 언어로 만나 보자. 그 언어가 이 겨울, 비대면의 시대에 따뜻함을 선물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