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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서문 이 시대에 정혜결사의 뜻을 생각하며
1장. 결사의 이념과 동기 2장. 부처님 마음과 지혜를 닦아야 3장. 수행과 신통력 4장. 참 성품을 닦는 것 5장. 마음 챙겨 부처님의 도를 찾는 것 6장. 부처님 마음에서 드러나는 지혜 7장. 마음 닦는 것과 남을 이롭게 하는 삶 8장. 정토를 찾더라도 부처님의 뜻을 알아야 9장. 올바른 삶을 다짐한 결사 실행 10장. 부처님 법에 살고자 올리는 축원 뒷글 정혜결사문을 유포하다 부록. 정혜결사문 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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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과 지혜를 닦아 세상을 밝혀야
“땅에서 넘어진 사람은 땅을 딛고 일어나라.(人因地而倒者 因地而起)” 혁신이 필요할 때 세간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 말은 보조(1158-1210) 스님께서 ‘정혜결사문’ 첫머리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땅에서 넘어진 사람이 땅을 딛지 않고 일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듯이, 우리의 번뇌와 고통이 마음에서 일어난 줄 알면 이 마음을 떠나 세상의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헐떡거리는 마음이 쉬는 곳이 바로 깨달음이니, 이 마음은 외부에서, 다른 사람에게서 얻는 것이 아닙니다. 보조 스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전례없는 바이러스 대유행과 이상기후로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도 빛을 발합니다. 거대한 물결처럼 몰려오는 대재앙 역시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심으로 생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문명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이 때 보조스님께서는 정혜결사문을 통해 “선정과 지혜를 닦아 세상을 밝혀야 한다.”라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 천년 결사에 동참하다 보조 스님께서 정혜결사를 하신 지 천년, 우리는 결사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며 이 결사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에 없던 바이러스의 대유행과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우리가 기댈 곳은 ‘마음 닦는 수행’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190년에 이 글을 쓴 보조 스님께서는 “비록 한자리에 모여 함께 탁마하지 못하더라도, 늘 마음을 챙기는 삶을 살면서 똑같이 올바른 삶을 살아간다면 결사에 동참한 것과 같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선종이든 교종이든 유교 도교 할 것 없이 세속의 잘못된 삶에 싫증난 고매한 사람들이, 티끌세상의 욕망을 훌훌 벗고 세상 밖에 고아하게 노닐면서 도에 전념하여 결사의 뜻에 부합한다면, 지난날 결사를 약속한 인연이 없더라도 결사문 뒤에 이름 넣는 것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내 마음을 닦는 것이 어찌 세상을 밝히는 것이겠는가, 세상을 바꾸고 살기좋게 만들려면 세상으로 뛰어 들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바로 들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란 것이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수만큼 국토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생의 마음에서 세상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내가 만든 세상에서 내가 보는 관점으로 세상은 돌아가는 것이기에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나입니다. 내가 잘살면 세상은 살기좋은 것이요. 못살면 세상은 살기 힘든 곳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바꾸는 것이 곧 세상을 바꾸는 것이요 선정과 지혜로 마음을 닦는 것이 세상을 밝히는 길입니다. * 정혜결사문을 쓴 까닭 행복한 삶을 위하여 중생은 세속의 욕망을 추구하지만, 욕망은 더 큰 욕망을 부를 뿐 욕망을 추구할수록 행복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집니다. 진정한 행복은 세속의 욕망에도 인연에도 자연에도 속하지 않는 마음, 바로 부처님 마음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을 일러 주신 것이 부처님의 팔만 사천 법문이며, 이 마음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그러나 행복한 삶을 위하여 세속의 욕망을 벗어나고자 하면서도 그 욕망을 없애는 수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자로서 부처님의 은혜를 저버리는 것이라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부처님 법을 의지해 살면서도 세속의 어지러운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부처님 도와 공덕을 닦지 않은 채 시주받은 밥만 축내며 수행에 전념하지 않고 있는 당시 세태에 부끄러움을 느낀 보조 스님께서는 1182년 1월 개성 보제사 ‘선의 종지에 대한 담론법회[談禪法會]’에서 도반 십여 명과 함께 ‘늘 부처님의 마음과 지혜를 함께 닦아나가자’고 다짐하며 결사를 도모하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 스님들이 이런 방식의 수행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자 문답형식으로 의문에 대한 의아심을 풀어주며 결사에 동참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글을 써내려 갑니다. 대중들의 의심은 다음과 같으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며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자 하는 우리 불제자들도 일으킬 만한 것들입니다. “부처님의 마음과 지혜를 함께 닦는 것으로 세상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인가? 아미타불을 염불하여 극락왕생의 업을 닦는 것이 낫지 않은가? 말세 중생이 이런 법을 과연 의심하지 않고 믿겠는가? 선정과 지혜를 닦았다면 신통력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등등입니다. 스님께서는 이런 의문에 대해 대승 경론에 근거하여 지금까지 전해지는 법문을 믿고 알아야 하는 까닭과 생사윤회하고 부처님 국토와 중생의 세간을 오가면서 얻거나 잃게 되는 것을 간략하게 말하면서, 마음 닦는 사람들이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과 곁가지를 구분하여 근본을 잊고 곁가지를 얻고자 헛된 노력을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근본인 부처님 마음과 지혜를 얻고자 선정과 지혜, 보살행과 원력을 함께 닦아 부처님의 세상으로 갈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명예와 이익을 버리고 산속에 들어가 같이 모여 삽시다. 늘 부처님의 마음과 지혜를 함께 닦는 것을 일로 삼고,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며, 경전을 끊임없이 읽도록 합시다. 사중의 일을 서로 힘껏 도와가며 저마다 맡은 일에 충실하여 청정한 승가의 살림을 살아갑시다. 인연에 따라 자신의 공부를 해가면서 호탕하게 불법을 통달한 참사람의 고매한 행적을 평생 끊임없이 좇아가다 보면, 이 일이 어찌 즐겁고 상쾌하지 않겠습니까.” * 돈오점수를 역설한 보조지눌 스님 이 책을 지으신 지눌(1158-1210) 스님께서는 고려의 고승으로 호는 목우자牧牛子, 시호는 불일보조佛日普照 국사입니다. 1190년 팔공산 거조암에서 ‘정혜결사문’을 선포하시고, 지리산 상무주암에서 수행하시다가 1200년에 지금의 송광사로 옮기시어 선풍을 크게 일으키신 분입니다. 스님께서는 금강경, 육조단경, 신화엄경론, 대혜어록을 중요시하였고, ‘완전한 선정과 지혜를 지니는 수행문’과 ‘단숨에 오롯한 깨달음을 믿고 아는 수행문’, ‘깨달음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조차 끊어진 수행문’을 내세워 많은 수행자를 지도하셨습니다. 특히 돈오점수를 역설하시면서 ‘차츰차츰 닦아 나가는 수행’의 방법으로 ‘선정과 지혜를 함께 닦는 수행법’을 강조하셨습니다. 저서로는 수심결, 진심직설, 화엄론절요, 원돈성불론, 계초심학인문, 간화결의론 등이 있습니다. * 이 책을 펴내며 원순스님은 정혜결사문을 펴내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천 년이 흘러도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가 잠시라도 맑고 깨끗한 마음을 챙긴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세상의 온갖 재앙이 한꺼번에 닥치더라도 살아가는 삶은 맑고도 담담할 것이니, 이는 특별히 마음 닦는 사람만 갖게 되는 이익이 아닙니다. 이 ‘정혜결사문’의 인연으로 오는 세상이 다하도록 몽매한 이들이 부처님 법에 따라 수행하고, 밝은 지혜의 등불이 계속 이어져 온 누리가 환해지기를 부처님 전에 마음 모아 축원 올립니다.” 원순스님은 그동안 명추회요를 번역한 '마음을 바로 봅시다' 대혜 스님 서장을 번역한 '禪 스승의 편지' 한글원각경 선요 몽산법어 도서 연꽃법화경 선가귀감 '금강경오가해설의'를 저자별로 번역한 여섯 권의 금강경과 선가귀감을 강설한 '선 수행의 길잡이' 등 다수의 불서를 펴냈습니다. 어렵기만 한 불교경전은 사람들과 소통되지 않는 생명력 없는 책입니다. 이 경전들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불교를 알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여 출간하는 것이 스님의 원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