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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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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68g | 140*205*15mm
ISBN13 9791189034399
ISBN10 1189034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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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의 등장은 언제나 특별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은 아침부터 무섭게 폭우가 쏟아졌다. 비릿한 습기에 모두 축 처진 채 수업을 필사적으로 견디는 중이었다. 나긋나긋한 담임의 목소리를 가르며 드르륵 앞문이 열렸다. 아이들의 고개가 일제히 돌아갔다.
--- p.15, 「도와줘, 공세리」

공세리의 각성과 눈부신 활약은 비단 국가 차원의 이익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폭력과 따돌림은 사라지고 학교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모두의 바람과는 달리 폭력은 새로이 진화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김없이 그 중심엔 승빈이 있었다.
--- p.33, 「도와줘, 공세리」

오빠랑 나는 정반대다. 오빠가 인싸라면 난 소위 말하는 아싸다. 인싸니 아싸니 유치하지만 적당한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그렇다.
--- p.57, 「고사리의 생존법」

게다가 난 ‘김종훈’을 뽑았다. 망했다. 동성도 아니고 이성이라니. 그것도 하필이면 나와 같은 부류라니. 쟤만은 아니길 바랐다. 진짜 되는 일이 없다.
--- p.60, 「고사리의 생존법」

그러나 잊고 지내다 보면 어느 날 잎사귀가 돋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메마른 곳에서도 저만의 생명력으로 고요하고 소박한 결실을 맺는 것, 내가 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이유다.
--- p.81, 「고사리의 생존법」

소민의 셀카는 하나같이 무표정하거나 멍해 보였다. 일부러 한쪽만 보이게 잘라 내거나, 기괴한 효과로 뒤틀려 보이는 사진들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예전의 통통 튀는 발랄함은 온데간데없었다. 까닭 모를 우울함이 사진마다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 p.94, 「교집합의 바다」

연수는 소민의 사촌오빠에게 차분히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더는 은밀하게 소민을 물고 늘어질 수 없다는 걸 알아챈 비겁한 새끼는 연락을 끊었다.
--- p.107, 「교집합의 바다」

솔직히 맛있다고는 할 수 없는 저급의 피였다. 알코올 때문인지 농도는 묽었고 들척지근한 술맛이 났다. 그러나 피가 몸 안으로 스미자마자 모든 세포와 감각이 동시에 폭발하듯이 열렸다. 흡혈이 앞으로 자신의 삶에서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일임을 깨닫고 오하라는 눈물을 흘렸다.
--- p.124, 「피바람 몰아치고」

나는 봤다. 아빠가 돌아서면서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는 걸. 저렇게 물렁물렁한 사람이 무슨 독한 마음으로 2년 동안 참고 살았을까. 눈시울이 시큰해져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 p.175, 「토끼 가족」

사내는 들고 있던 나무 막대로 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감히 피를 부르는 ‘황야의 늑대’라 불리는 펜칼을 건드리다니. 더는 무례를 견딜 수 없어 사내의 손목을 콱 움켜잡아 보았으나 허탕만 쳤다. 이상하게도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 p.187, 「이세계의 펜칼은 현재진행형」

아직 답을 구하지 못한 일이 수두룩하지만 나를 기다리는 동료들이 있다. 이세계의 일들은 현실 세계의 근사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나의 세계는 좀 별나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p.209, 「이세계의 펜칼은 현재진행형」

“이 껍질에 함유된 루트립 입자는 감정 동화력이 무척 뛰어나. 무엇을 원하고 두려워하는지 사람의 뇌파를 읽어서 신경을 마비시켜. 일시적으로 환시와 환각을 일으키지. 아무 힘도 없는 개체가 생존하기 위한 치명적인 미끼이자 독인 거야.”
--- p.232, 「레테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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