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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74g | 152*210*11mm
ISBN13 9788952242921
ISBN10 895224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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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 키를 풍향에 맞추어라! 기관 후진!”
명령은 곧 실행되었고 쾌속 범선은 발광체로부터 빠르게 멀어졌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멀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초자연적인 괴물이 우리 배의 두 배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두려움이라기보다는 놀라움 때문에 우리들은 말없이 꼼짝 않고 있었다. 괴물은 경쾌하게 우리를 따라 잡았다. 괴물은 함선 주변을 한 바퀴 빙 돌더니 3~4킬로미터쯤 우리로부터 멀어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속력을 내어 괴물은 무서운 속도로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향해 돌진해 왔다.
--- pp.30~31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 동물, 그 괴물은 정말로 놀라운 현상이었으니,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낸 현상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강철로 만들어진 물고기 등에 누워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신의 손으로 만들어진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존재를 발견했을 때보다 더 놀라운 일이었다. 조물주라면 그 어떤 놀라운 생명체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그렇기에 놀라움이 덜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손으로 만든 기적적으로 놀라운 물건이라니! 놀라움과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 p.42

바다는 전부입니다. 바다는 거대한 황무지 같지만 바다에서 인간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자기 옆에서 생명이 고동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바다는 살아 있는 무한이고 자연의 광대한 저장고입니다. 지구는 바다로부터 시작되었고, 바다와 함께 끝날지도 모릅니다. 바다는 완벽하게 평화롭습니다. 바다는 그 어떤 독재자의 것도 아닙니다. 바다 저 위에서는 독재자들이 온갖 싸움과 잔악한 짓들을 벌일 수 있지만 수면 아래 10미터만 내려가면 그들의 힘은 미치지 않습니다. 바다의 품을 느껴보세요. 오로지 그곳에만 온전한 독립이 존재합니다. 바다에서 나는 그 어떤 주인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나는 온전히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 p.57

이제 노틸러스호는 아프리카 해안으로 다가갔다. 우리는 객실의 크리스털 창을 통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산호 숲을 구경할 수 있었고, 해초들이 모피처럼 뒤덮고 있는 거대한 암반층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나는 객실 창가에서 넋을 잃고 해저의 동식물들을 바라보며 경탄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우산 모양의 버섯 산호들, 청회색 말미잘들, 피리처럼 수평으로 뻗어 있는 관산호들, 온갖 종류의 조개들에 매혹당했으며 특히 내가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갖가지 종류의 해면들에 특히 눈길을 빼앗겼다.
--- p.111

마치 섬광이 머리를 뚫고 지나간 것 같았다. 아틀란티스! 바닷속으로 침몰했다는 그 전설상의 대륙! 어떤 사람들은 전설상의 대륙일 뿐이라고, 또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존재했던 대륙이라고 수없이 논쟁을 벌였던 그 대륙! 그것이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그렇다. 이곳은 유럽과 아시아와 리비아 바깥쪽, 그러니까 지브롤터 해협 서쪽에 존재했다가 물속으로 가라앉은 땅, 고대 그리스와 최초의 전쟁을 치른 강력한 아틀란티스인들의 땅이었던 것이다.
--- p.132

“남극입니다!” 네모 선장이 엄숙한 목소리로 소리치며 망원경을 건네주었다. 태양이 수평선을 기준으로 정확히 절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이곳이 남극이라는 확고한 증거였다.
네모 선장은 N이라는 황금색 글자가 새겨진 검은 깃발을 펼쳤다. 그러고는 태양을 향해 소리쳤다.
“잘 가라, 태양이여! 이 드넓은 바다 밑으로 너의 잠을 가져가라! 그리고 반년 동안 나의 이 새로운 영토를 어둠으로 뒤덮게 하라!”
--- p.145

멜스트롬이라니! 그 상황에서 그보다 더 무서운 말이 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바로 이곳이 노르웨이 해안의 그 유명한 지대란 말인가? 멜스트롬이란 페로 제도와 로포텐 제도 사이에 갇힌 물이 만조 때 일으키는 격렬한 물결이었다. 그 물결이 일으키는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온 배는 이제까지 하나도 없었다. 그 강력한 흡입력은 15킬로미터의 거리에까지 미치며, 배들뿐 아니라 고래와 북극곰까지도 저항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그 소용돌이는 ‘바다의 배꼽’이라는 별명답게 깔때기 모양이다.
네모 선장은 의도했건 아니건 노틸러스호를 그곳으로 끌어들였다. 우리는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었다. 이제 노틸러스호는 그 강력한 소용돌이와 싸우고 있었다. 배의 강철들이 삐걱거렸고 배가 세로로 곤두섰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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