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산티아고 어게인

산티아고 어게인

: 포르투갈을 걷다, 리스본에서 산티아고까지

리뷰 총점9.9 리뷰 44건 | 판매지수 306
베스트
에세이 top100 1주
정가
16,800
판매가
15,1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42g | 140*200*16mm
ISBN13 9788967821449
ISBN10 896782144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자기답게, 나답게 살겠다고 했지만 정작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될수록 나는 어떤 나로 살고 싶은 건지 더 혼란스러웠다. 언제 누가 시작했는지 알 수 없는 뜀박질 무리에 섞여 달리고 있었고 나는 언제나 숨이 찼다. 아무리 뛰어도 항상 내 앞에는 더 빠른 사람들이 있었다. 하늘이 아득하고 노랗게 멀어지던 날, 더 빨리 뛰고 싶지도, 맨 앞에 달리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왜 뛰고 있는 걸까? 그 의문에 대한 대답으로 나는 그날 더 힘을 내는 대신 달리기를 멈추었다.

인생에 한번은 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나를 마주할 시간이 필요했다. 나를 만나 알기 위해서 일단 나의 정신이 완전히 자유로운 차원, 말 그대로 헐벗은 차원으로 가야 한다고 믿었다. 수백 수천 킬로미터를 걷는다고 해도 사람의 본질이 바뀔 수는 없겠지만 가장 깊게 자신과 만나고 말 그대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삶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친절은 힘이 세다. 단 한 사람의 작은 친절이라도 많은 것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울지 마라. 불에 타서 재가 되어버린 것도 아니잖니. 다른 사람이라도 잘 쓸 거야.”
그 말씀은 언젠가부터 내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 되었고, 마음에서 털어버리는 주문이 되었다.

“아이야, 부디 그 돈을 잘 쓰려무나. 너랑 네 가족이 배고프지 않게 잘 지내길 바랄게. 네가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지 않는 사람,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아줌마가 포르투갈을 걷는 동안 너를 위해서 가끔씩 기도해 줄게. 남의 것을 몰래 훔치거나 뺏지 않고 좋은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숙명은 우연으로 가장하고 삶에 불쑥 끼어든다. 내가 알지 못했던 열망을 불러낸 책 속의 한마디 ‘우리가 떠나온 생의 특정한 장소로 갈 때 우리 자신을 향한 여행이 시작된다.’ 그 말이 나를 리스본으로 불렀다.

할머니는 갑자기 쓱 내 손을 잡더니 당신 앞치마로 끌어갔다. 깜짝이야. 순식간에 손을 잡혀 당황한 나를 바라보는 할머니 입가에 주름이 많았다. 할머니는 주름을 깊게 파며 오물오물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더니 복숭아 한 알을 쥐어 주었다. 할머니 눈빛과 손은 따스했고 그 순간, 어디선가 더없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쩔쩔 끓는 하늘을 이고 어마어마하게 지루한 산업지대를 건너며 이러다 일사병으로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헹크가 나타났다. 땡볕 아래서도 시원한 웃음을 짓던 그는 거짓말처럼 자신의 보냉통에 얼음물을 가지고 있다며 내게 건넸다. 잊고 있었다. 까미노에는 천사가 있다는 사실을!

관광객에게는 필요한 게 많지만, 순례자에게는 무조건 감사하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

포르투갈을 걸으며 첫째 주를 지내고 보니 이 땅에서 가장 많은 것 세 가지는 개, 똥, 그리고 꽃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보이고 기억에 새겨지겠지만, 집중할 것을 선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난 꽃에 집중하기로 했다. 마음에 두면 보이는 법이니까. 꽃을 마음에 품는 것 말고 꽃을 잘 볼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꽃을 보는 것 말고 달리 꽃길을 걷는 법은 없으니까.

“엘카, 안 걸어도 돼요. 이건 당신의 길이예요. 걷지 않는 것도 당신 선택이에요.”
힘들다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라 폭력일 수도 있다. 힘내라고 하지 않고 힘낼 필요 없다고 말하며 엘레나가 편을 들자 엘카는 눈물보를 터트리며 마음을 풀어놓았다.

그날 노을은 젖은 하늘에 불을 지른 듯한 그림이었다. 너무 아름답던 저녁노을 때문일 수도 있고 함께 나눈 와인 덕분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인데 이건 순례길에서 받는 선물이다. 어떻게 생겨나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이 길을 걷는 동안 사람들은 잃어버렸던 보들보들한 마음을 찾게 된다. 비를 맞는 친구 곁에서 함께 비를 맞는 마음, 우산을 들어주는 대신 기꺼이 빗속으로 들어가 함께 비를 맞아주는 마음 말이다.

다른 이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마음. 성모가 인간에게 주고 싶었던 기적은 그것이 아닐까? 가장 크고 아름다운 기적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 더 큰 사랑을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초에 불을 붙이는 마음일 것이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 헤매는 것이 학교에 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만나서 기뻤다고. 장피엘 말대로 코임브라는 그냥 거기 있더라고. 꼭 오늘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계획이 틀어지고, 잃어버리고, 헤매서 참 좋은 하루였다.

“오늘 내가 당신을 구한 건가요? 그렇다면 언젠가 당신도 누군가를 구해주세요.”

길은 좋은 날이 있으면 힘든 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어이없이 잘 안 되는 때다 싶다가도 터무니없이 행복해지는 날이 찾아온다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세상이 너무 영악하고 각박해졌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도 계산 없이, 품은 맘 없이 호의가 넘치는 사람들을 연신 만나면서 세상에 기대하지도 못했던 것들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된다. 사람을 통해 펼쳐지는 기적과 신비를 걸으며 만난다.

순례자로 수백 킬로미터를 넘게 걸으며 받은 축복 가운데 내가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세상에 작고 보잘것없던 것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길가 주인 없는 노지에 자라는 옥수수나 가을 고추가 화려한 장미보다 아름답지 않다고 할 수 없었다. 보도블록 틈에서 겨우 피어난, 있는 힘을 다해 힘껏 핀 작은 생명들은 그 어떤 존재보다 위대하고 장하다. 비록 잡초라고 불리는 생명이지만 풀을 밟지 않으려고 숨을 참으며 까치발로 걷는 그 마음을 나는 길에서 선물로 받았다.

‘당신은 왜 이 길을 걷습니까?’ ‘당신은 어떤 의미를 찾습니까?’
‘걷는 것이 나를 기쁘게 하므로 나는 이 길을 걷습니다.’

‘지금 여기서 온전하다.’고 느끼는 이런 순간은 순례길에서 종종 찾아온다. 산티아고 길을 걸은 많은 사람들이 왜 또 다시 그 길을 찾아 걸으며 사서 고생을 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꼬질꼬질한 반노숙자로 지내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할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순간들 때문이기도 하다. 전적으로 다른 어떤 것도 고려할 필요가 없고, 누구도 의식하지 않으며 완전하게 영원히 다시없을 지금을 생생하게 느끼며 존재하는 것. 몰입으로 완전한 순간을 느낀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이러쿵저러쿵 예측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 지금 눈앞의 놀라움과 기쁨으로도 차고 넘치는데, 오지도 않은 것을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을까? 삶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고 이미 신비로 가득한데 말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여기서처럼 사는 건 다 자기결정이니까요. 잘못되는 일이 있어도 자책하지 않을 거예요. 결과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고 결심했고요. 하루 앞도 알 수 없는 게 인생인 것 같아요.”

나는 깨달음이란 무수한 실수와 사소함의 반복에서 생기는 굳은살 같은 것이라고 믿는다.

순례 중에 겪는 고통이 칭찬받을 수 있다면 고통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아픔은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었다. 고통과 함께 해야 하는 순례자. 세상을 사는 우리는 사실 모두가 순례자다.

“미루면 영영 오지 못하게 될 것 같더라. 그렇잖아? 지금이 아니면 나중은 없지.”

이제 어디를 걷더라도, 걷지 않더라도 순례란 그냥 사는 것임을 안다. 하루하루 자신의 몫을 살아내는 것, 순간순간 나에게 주어진 몫의 기쁨을 누리는 것, 그런 사소하고 때로는 지치는 일상이 순례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안다.

세상에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수많은 단서가 숨어있다. 아름다운 것, 진짜 중요한 것은 모두 오래 걸려야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소중한 것은 절대 빠른 길에 놓여있는 법이 없다는 것을 배웠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35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9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5,1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