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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중고도서

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 김영사 | 2020년 05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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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5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48g | 130*190*20mm
ISBN13 9788934992493
ISBN10 8934992492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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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가족들조차 돌보지 않는 누군가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야 했던 어느 특수청소부의 이야기. 죽음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죽음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 - 에세이 MD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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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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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청소를 하는 이가 전하는 그녀는 너무나 착한 사람이었다. 그 착한 여인은 어쩌면 스스로에게는 착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을 죽인 사람이 되어 생을 마쳤다. 억울함과 비통함이 쌓이고 쌓여도 타인에게는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남에겐 화살 하나 겨누지 못하고 도리어 자기 자신을 향해 과녁을 되돌려 쏘았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죽일 도구마저 끝내 분리해서 버린 그 착하고 바른 심성을 왜 자기 자신에겐 돌려주지 못했을까? 왜 자신에게만은 친절한 사람이 되지 못했을까? 오히려 그 바른 마음이 날카로운 바늘이자 강박이 되어 그녀를 부단히 찔러온 것은 아닐까?
--- p.27

그의 쓰레기를 대신해서 치우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 삶에 산적한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 같다. 내 부단한 하루하루의 인생은 결국 쓰레기를 치우기 위한 것인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해답도 없고 답해줄 자도 없다. 면벽의 질문이란 으레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질문이 또 다른 질문을 끊임없이 초대하는 세계, 오랜 질문들과 새로운 질문들이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건배를 제창하는 떠들썩한 축제 같다.
--- p.65

케이지 안에는 칸마다 서로 다른 고양이의 털가죽이 눌어붙어 있다. 회색 털은 러시안 블루라 불리는 묘종猫種, 크림색 털은 샴, 밝은 갈색에 군데군데 흰 줄무늬가 있는 것은 아메리칸쇼트헤어…. 평소 고양이를 사랑해온 인간으로 이 참담한 상황에서 털만 보고 종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기가 막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 속담 뒤에 스며 있는 명예 지상주의와 지독한 인간 본위의 세계관이 늘 못마땅했다. 이름과 가죽을 남기는 일 따위가 죽음 앞에서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 p.80

어질러진 것을 치우고 비운다. 그 점에서 내가 하는 일도 식탁 치우기와 다를 바가 없다. 식탁 위에 차렸던 것을 주방으로 옮기듯 그저 집에 있는 것을 끌어모아 집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매일 지구상의 모든 가정과 식당에서 일어나는 식탁 치우기는 내 일과 본질적으로 같다.
--- p.134

그곳이 어디든, 우리가 누구든, 그저 자주 만나면 좋겠다. 만나서 난치병 앓는 외로운 시절을 함께 견뎌내면 좋겠다. 햇빛이 닿으면 쌓인 눈이 녹아내리듯 서로 손이 닿으면 외로움은 반드시 사라진다고 믿고 싶다. 그 만남의 자리는 눈부시도록 환하고 따뜻해서 그 어떤 귀신도, 흉가도 더 이상 발을 들이지 못하리라.
--- p.165

부탁하건대, 언젠가는 내가 당신의 자살을 막은 것을 용서해주면 좋겠다. 나는 그 순간 살아야 했고, 당신을 살려야만 내가 계속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아직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함께 배를 타고 있다. 그것만큼은 오래도록 잊지 않을 것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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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누군가의 인생이 영화라면 작가가 하는 일은 눈여겨보지 않는 엔딩 크레디트의 마지막 한 줄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작가는 모른 척 지나쳤던 이웃들의 고단했던 마지막을 비춰 역설적으로 삶의 강렬한 의지와 소중함을 전한다.
- 유성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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