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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24g | 127*194*25mm
ISBN13 9788954680417
ISBN10 895468041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영혼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구별된 나’를 선언하는 배수아의 인물들
그들이 웅성거리는 세계의 풍경


2006년 출간되었던 배수아의 다섯번째 소설집. 1999년 『그 사람의 첫사랑』 이후 7년 만의 소설집으로 공무원 생활을 접고 독일에서 체류했던 시기와 맞물리는 작품집이다. 본래 전통적 의미의 서사와 거리가 먼 작품을 써온 그이지만 이 작품집에 특유의 파편화, 교란과 틈, 두 세계의 경계, 집단과 나 사이의 구별 짓기, 마이너리티의 정체성이 강렬하게 응축되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이 처한 고립과 고독은 얼핏 사회와 제도에 의한 것으로 읽힐 수 있으나 조금 더 깊숙한 데까지 들어가보면 신중하고 자발적인 것이라는 점 또한 알 수 있다. “개인의 역사 중에서 타인이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타인은 과연 실재적인 것의 이름인가. 만일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토록 비밀스럽게 존재하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가”(「회색 時」)에 대한 탐구.

표제작 「훌」에는 ‘훌’이라는 똑같은 이름으로 세 인물이 등장하여 낯섦과 혼란을 가중하는바, 이름으로 서로를 구별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며, 이름이 갖는 권력을 소거한 뒤 남는 존재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 그것이 가능한지 새로이 환기한다. 이름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로 명명된 시간의 흐름과 체계 역시 배수아의 작품 세계에선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느끼는 생경함과 혐오, 미래에 느끼는 친숙함 등 시간 순 혹은 인과관계라 불리는 것 또한 뒤엉켜 제시된다. 세계가 굴러가는 원리들이란 당연한 것이 아닐지 모르며, 그것이 한번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발 디딘 모든 것이 뒤흔들릴 수 있다. 바로 그것이 배수아라는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간혹 나는 미리 그것들을 용서했으며, 아직 만나지도 못한 것들과 이별하기도 했고 사랑하기도 전에 싫증을 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나는 때때로 미래의 일을 ‘기억’하곤 했다. 그에 비해서 과거의 시간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모호해지고 비현실적이 되어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잊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거울의 벽을 통한 미래는 과거의 예언이 되었다. 과거의 장면들은 화상처럼 벽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이 장면과 저 장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들을 짜맞추다보면 어느새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자신이 얼마나 큰 공포와 혐오를 가지고 있는가 깨닫고 그 예감만으로도 구토감을 느끼기도 한다.
--- 「회색 時」 중에서

죄의식이란 이렇듯 철저히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자아를 위해서 발생하며, 그 자체는 숭고한 이상이나 도덕적 결벽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그래서 휴머니즘이나 종교적인 헌신과도 무관하고 타인과의 접촉을 통해서 단지 사정없이 증폭될 수 있을 뿐이다.
--- 「회색 時」 중에서

우리는 각자 고독하게 늙어갔으며 차가운 천성 때문에 주변에 가까운 사람을 남겨두지 못했다. 아니, 우리는 지금 각자 혼자 있는 것이다. 혹은 우리들, 우리 세 사람 중 누군가 단 한 사람만이 이곳에 앉아 있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의 기억 속에서 우리의 의식이 노래하고 있으나 그것이 누구인지는 지금은 알 수 없으며 중요하지 않았다. 혹은 그렇지 않다면 이 식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비어 있는 빵 바구니와 바람의 영혼뿐이다.
--- 「회색 時」 중에서

로사호텔에서 살고 있을 당시 아마도 6월혁명의 마지막 무렵, 요란은 길을 가다가 일단의 무리로부터 스프레이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붉은 스프레이였다. 아직 젊은 여자였던 요란이 어떤 직업도 가지지 않고 호텔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누군가의 불만이었다. 그 일 이후로 요란은 군중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생겼다. 군중이란 개개인으로서는 겁 많고 냉소적이며 빈약한 존재이지만 집단으로서는 구호에 경도되기 쉽고 공격적이 되는, 이중적인 존재이다.
--- 「집돼지 사냥」 중에서

냄새도 소리도 통증도 흔적도 갖지 않는 그 공격은 전혀 예상할 수도 없는데다가 매우 압도적이고 치명적이어서 거주자 중의 한 사람이 겨울 내내 하루종일 창밖을 내려다보고 서 있다가 그 자리에서 병에 걸렸다 해도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게다가 내려다보이는 거리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언제나, 말 그대로, 텅 비어 있는 것이다.
--- 「마짠 방향으로」 중에서

아니야, 그건 틀린 소문이야, 하고 대답하려 했으나 문득 귀찮아졌다. 모두들 그 일에 대해서 “네가 원했다면, 그것이 무엇이었나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야”라거나 “사실대로 말했다면 나라면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아니면 “설사 네가 정치적인 성향의 사람이라고 해도, 그런 사람들이 모두 다 바보천치 선동가는 아닐 테니까. 난 그렇게 생각해” 혹은 “난 말이야, 너를 위해서 변명해줄 준비가 언제든지 되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모두들 합창하듯이 똑같은 모양으로 입을 벌리고 “난 말이야, 특별한 사람이니까” 하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 「훌」 중에서

P가 그를 향해서 고독하다는 단어를 내뱉은 것은 어쩔 수 없는 P의 욕망의 발현이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자 하는 욕망, 죽음이 아름다우리라는 욕망.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이유에서 P가 그 욕망을 숨기거나 억제하지 못했다면 P는 참으로 저급한 영혼을 가진 것이다. P는 우아하고 아름다웠으나 지금 지혜롭지는 못하다. P는 젊은 시절의 그가 미숙하게 판단한 것보다는 우둔한 여성이어서,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접어든, 오직 시취의 시간을.
--- 「시취(屍臭)」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계,
배수아의 결정적 순간들을 다시 만난다

작가 배수아는 1993년 등단하여 30년 가까이 ‘한국문학의 가장 낯선 존재’로,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왔다. 그의 작품은 독자로 하여금 허기진 줄 모른 채 허기져왔던 새로운 감각에 눈뜨게 했다. 시공간의 원근을 비틀어 비일상적인 것, 꿈과 현실의 경계를 지운 것으로 가득한 세계를 펼쳐 보임으로써 소설을 읽는 일이 주는 감상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켰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계, 배수아라는 이름의 그 세계에 결정적 장면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네 작품을 새로운 장정으로 다시 만난다. 삼십대에 막 접어들어 펴낸 첫 번째 소설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이듬해 펴낸 두번째 장편소설 『부주의한 사랑』, 마니아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작품이자 ‘에세이즘적 글쓰기’의 대표격으로 일컬어지는 장편 『에세이스트의 책상』, 여행가의 세계와 에세이스트의 세계 사이에 놓일 독특한 소설집 『훌』이 그것이다. 늙거나 낡지 않은 작품들. 환상적인 불협화음,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 작품들은 배수아의 새로운 독자는 물론, 오랜 독자에게도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나는 소설이란 독자의 감수성과 감수능력과 독서력에 의해 완성된다고 보는 편이다. 작가의 상상력과 독자의 상상력이 함께 요구된다고. 그렇게 완성된 소설이 마침내 살게 되는 거라고. 나는 내 소설이 상상력이 있는 독자를 스스로 찾아가기를, 그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_배수아, 『악스트』 no.17 송종원 평론가와의 인터뷰에서

“배수아의 소설은 익숙한 정체성의 징표들을 버리고 ‘구별된 나’를 선언했다. 부당한 보편성이나 미리 놓여 있는 공통감각으로 환원되지 않는 단독적인 ‘나’를 재발견하기 위해 배수아의 소설은 여행을 계속해온 셈이다.”(문학평론가 김미정) “암시와 회상, 망각과 착각 사이를 오가는 현기증. 그 현기증 사이로 모든 확실한 것들이 빠져나가는 미끌거리는 느낌. 이것이 배수아의 소설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익숙하고 안정적인 사물들의 세계가 녹아 없어지기 직전에 이르는 재난의 체험이다. 이 재난이야말로 우리에게 ‘새로운 것’에 대한 체험의 입구로 데려다준다는 점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문학평론가 권희철) 읽는 이의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리고 깨어나게 하는 소설, 국적과 성별과 모국어와 그에 따라 부여되고 당연시되는 역할과 운명들에서 탈피한 소설, 설명되기보다는 체험되는 소설, 그 신비로운 세계로의 입장을 적극 권한다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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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에서 내용 평점2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s*****g | 2022.07.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첫 편은 앞서 설명한 개념을 소설의 내용에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면, 표제작으로 넘어가면서 내가 어떤 장면도 없는 공간 속에서 머물 곳이 없기에 매우 불편한 채로, 회색빛의 아무 시간도 아닌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면이 없는 이야기 속은 거닐 수 없으며 불친절한 진행을 따라갈 길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든 걸어가는 기분이다.길이 없는 곳인데 막다른 골목에;
리뷰제목
첫 편은 앞서 설명한 개념을 소설의 내용에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면, 표제작으로 넘어가면서 내가 어떤 장면도 없는 공간 속에서 머물 곳이 없기에 매우 불편한 채로, 회색빛의 아무 시간도 아닌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면이 없는 이야기 속은 거닐 수 없으며 불친절한 진행을 따라갈 길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든 걸어가는 기분이다.
길이 없는 곳인데 막다른 골목에 멀뚱히 서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상태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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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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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3점
재미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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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 2022.11.21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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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룰* | 202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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