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총점
10.0
시가 쉽다는 게 아니라 쉽게 읽히는 시가 있다. 내 마음, 내 눈이다. 시는 어려운데 쉽게 읽히는 시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쉬워 보이는데 쉽게 읽히지 않는 시도 있다. 이런 때가 약오른다. 한번 보고 넘길 수 없게 만든다. 이게 또 좋은 건지 아닌지도 함부로 말 못하겠다. 한번만 봐도 좋은 시가 있고 여러 번 봐야 좋은 시도 있게 마련이니. 이번 시집은 쉽지 않다. 이제까지 이 작가의 시들을 쉽게 읽었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그래서 편하게 넘기자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한 편 한 편, 한 줄 한 줄, 줄다리기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대부분 내 쪽에서 끌려 가며 쓰러지다가 끝났다. 옮겨 적지도 못했다. 얼마나 더 찾아 보아야 할까.무엇보다 시인의 호흡이 길어졌다. 게다가 해설의 제목에도 있다시피 은유로 울타리를 세워 놓은 탓에 들어서도 들어선 줄 모른 채로 떠다녔다. 하지만 좋은 느낌만은 유지하게 된다. 한 줄 읽고 모호해서 고개를 갸웃하다가도 괜찮은데? 빨려 들어가는 느낌인데? 나도 이 말 안에 잠기고 싶은데? 아프고 화나고 부질없어지는데? 거듭 끄덕였다. 울고 싶을 때 읽으면 더 잘 울 수 있게 될 것 같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6님의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