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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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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46g | 143*210*16mm
ISBN13 9788958207375
ISBN10 895820737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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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나라가 자기네 나라를 닮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행자들은 집구석에 있는 편이 낫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가 어느 정도 윤택해졌을 때라야 취향의 연마로 만들어지고 만들어지게 되는 개인의 청결과 기품의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국민성을 비난하는 것은 터무니없습니다. 작가들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인간 정신을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를 나타내는 종이 지구본처럼 가상의 구(球) 안에 가둬놓기 위해 계산된 듯한 독단적 주장을 펼치기보다는 탐구와 토론을 장려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다섯 번째 편지: 사색하는 작가의 눈에 보이는 것들」 중에서

친애하는 벗들이여, 여러분은 제 극단적 성향이 이따금 의아하겠지요. 하지만 제 영혼의 기질이 그렇답니다. 인생의 전성기, 청춘의 혈기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격한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제 감정이 정돈된 항로를 따르게 하려고 얼마나 오랜 세월 애를 썼는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제 기질은 자꾸만 물살을 거스릅니다. 저는 달아오르면 사랑하고 감탄 하고, 아니면 슬픔 속으로 침잠합니다. 제가 받은 사랑의 징표들은 제 마음에 마법을 걸어 영혼을 정화시키고 저를 지상의 행복에 빠져들게 했지요. 제 가슴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습니다.
--- 「여덟 번째 편지: 꾸밈없는 친절은 끈끈한 정을 불러」 중에서

우정과 가정의 행복은 끊임없이 칭송 받는 덕목입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세상에서 보기란 힘듭니다. 애정이 잠들지 않게 하려면,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서라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마음의 수양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단순함과 허심탄회함은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는 약점에 가까워 보이지만 사랑이나 우정의 매력적 요소, 나아가 어린 시절의 온갖 황홀한 은총을 되살리는 본질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심미안에 영향을 미치는 대상들로 서로에게 애정을 품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들의 얼굴 표정은 저를 감동시키고 제 심상 에 지워지지 않는 모습으로 남습니다.
--- 「열두 번째 편지: 세상을 홀로 떠돌아다닐 운명」 중에서

환경은 인간의 성격이 형성되는 거푸집 같습니다. 제가 최근까지 관찰한 바를 토대로 환경의 영향을 추론해볼게요. 제가 지난번에 왜 성직자들은 대체로 교활하고 정치가들은 기만적일까라고 물었을 때만큼 심각하진 않습니다. 상업에만 전념하는 인간은 심미안과 정신의 위대함을 전혀 습득하지 못하거나 모조리 잃어버립니다. 기품이 빠진 부의 과시와 정서가 빠진 탐욕적 쾌락은 인간을 짐승같이 만들어, 급기야 그들은 영웅적인 성향의 모든 미덕을 우리의 본성 너머 무언가에 대한 낭만적인 도전이라 부릅니다. 사실 우리는 타인의 행복을 걱정하거나 불행을 탐색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 「스물세 번째 편지: 환경은 인간의 성격이 형성되는 거푸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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