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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번역

: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 양장 ]
리뷰 총점9.6 리뷰 18건 | 판매지수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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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뮤지컬 미니 에디션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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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12g | 120*192*23mm
ISBN13 9788946421875
ISBN10 894642187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영화 [파니 핑크] 감독이자 작가
도리스 되리가 사랑하는 재료의 말들


독일 영화계의 거장으로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며 문학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도리스 되리. 그녀의 첫 에세이가 드디어 국내에 선보인다. “도리스 되리 정도의 감독이 된다는 것은 세계의 음식과 교류한다는 것”이라는 이다혜 작가의 말처럼 그녀가 내놓는 첫 번째 에세이가 음식 에세이라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도리스 되리에게 요리와 음식은 그야말로 삶의 원형이자 절대적인 기쁨이다. 이 책에서 도리스 되리는 어린 시절 경험한 신기하고 다채로운 추억을 맛깔나게 꺼내놓는다. 방과 후 마구간에서 훔쳐 먹었던 딱딱한 빵 조각들, 행복한 닭이 낳은 달걀,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송아지 뇌 요리, 한여름에 먹던 붉은 과즙이 가득했던 수박……. 우리가 누군가의 음식에 얽힌 추억에 매혹되는 이유는, 그 경험 어딘가에 자신의 추억 또한 포개둘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인이 감자에 대한 추억 하나쯤 있듯, 멕시코인이 아보카도에 대한 추억 하나쯤 있듯, 우리에게도 자신을 위로하고 일상을 돌봐주었던 음식 하나쯤 있을 테니 말이다.

또한 도리스 되리는 단순히 식도락의 경험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먹는 행위’가 단순히 쾌락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이며 날것의 생을 감각하는 일임을, 더불어 개인의 책임과 생존의 무게를 실감하는 일임을 환기한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가 곧 누구인지 말해준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요리하는지가 인간을 규정한다. 인간은 여전히, 변함없이 먹는 자로서 남아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 10 ) 녹차와 오니기리
( 16 ) 끄트머리 빵, 크누스트와 셰르츨
( 23 ) 베트남 쌀국수와 꽃다발을 넣은 기차역
( 29 ) 200그램의 행복
( 35 ) 겨울에 가까운 단어, 오렌지
( 42 ) 부엌, 날것과 익힌 것의 역사
( 48 ) 완두콩 프로젝트
( 55 ) 한 아이 당, 뇌 한 개씩
( 61 ) 파에야의 관용
( 67 ) 내 사랑 린다, 린다, 린다
( 73 ) 내 일상에도 단단한 밀크스톤 하나
( 79 ) 손을 쓰는 일
( 85 ) 다크초콜릿 처방전
( 90 ) 양배추, 가장 독일적인
( 97 ) 음식과 철학 그리고 독일식 감자부침개
( 103 ) 닭과 인간에 관하여
( 111 ) 온 우주를 담은 차 한 잔
( 116 ) 피시 프리스트를 아시나요?
( 123 ) 영화 촬영 현장의 간식 시간
( 129 ) 두부를 위한 변명
( 136 ) 놀이하는 인간, 놀이하는 문어
( 143 ) 일본의 아스피린, 우메보시
( 148 ) 괴테와 나폴리, 그리고 피자
( 155 ) 커피를 마시며 생각한 것들
( 161 ) 깨끗한 음식, 깨끗한 몸, 깨끗한 정신
( 168 ) 위로의 맛, 포리지
( 174 ) 내 친구의 이름은 ‘콜라비’
( 180 ) 국수의 심오함
( 186 ) 층층이 쌓은 행복처럼, 바움쿠헨
( 191 ) 녹색의 황금, 아보카도
( 197 ) 추억의 자두 케이크
( 203 ) 죽음과 고기와 불
( 210 ) 오, 나의 영원한 헤르만!
( 216 ) 리벡 마을의 배 할아버지
( 224 ) 일요일 아침,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 230 ) 감바스의 복수
( 237 ) 한겨울의 노스탤지어
( 243 ) 붉은 수박 그리고 프리다 칼로
( 250 ) 무해한 엘더베리
( 255 ) 느슨한 채식주의자를 위하여
( 262 ) 완벽한 브레첼을 찾아서
( 267 ) 그 많은 송아지는 다 어디로 가는 걸까
( 273 ) 아무튼, 파슬리
( 278 ) 풋내기의 호박씨기름 탐험기
( 284 ) 나베모노와 거실 캠핑
( 291 ) 석류와 평화
( 295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아주 약간의 우아함
( 301 ) 효모가 우리 일상에 거는 주문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집에서 지내던 어느 날, 쇼핑을 하려고 슈퍼마켓에 갔던 나는 마르고 눈이 어두운 한 노인이 물건 값을 치르는 걸 도와주었다. 그는 근처에 있는 그의 작은 아파트로 나를 초대했고, 나에게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지 물었다. 내가 머뭇거리며 그렇다고 말하자,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나를 비서로 삼고 피델 카스트로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아 적게 했다. 편지에서 노인은 쿠바의 오렌지 가격에 관해 논하며 무조건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친 사람이 아니었다. 이미 70년대에 쿠바를 여행하며, 토지개혁을 장려했던 저 유명한 무정부주의자 아우구스틴 소치(Augustin Souchy, 1892.8.28~1984.1.1)였다. 내가 피델 카스트로에게 오렌지와 관련된 편지를 쓰는 동안 그는 물구나무를 섰다. 그는 90세였다. 물구나무를 선 동안 오렌지를 올바로 먹는 법에 관한 스페인 격언을 들려주었다. ‘아침 오렌지는 금, 점심 오렌지는 은, 저녁 오렌지는 죽음.’
--- p.40

우리 모두에게 뇌 요리는 색다르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음식으로 남아 있다. 지금 생각해도 믿기 어렵다.
정말로 네 명의 아이를 위해 송아지의 뇌가 네 개나 있었다고? 우리는 1 곱하기 1은 1도 모르는 송아지 뇌를 냠냠 짭짭 맛있게 먹으면 송아지의 뇌와 비슷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럼 송아지는 그 회색빛의 작은 뇌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언젠가 자기 뇌가 접시에 올라 우리 앞에 놓이게 되리라는 것은 확실히 아니었을 거다!
--- p.59

이 무질서와 엉망인 세계의 유일한 출구는 결국, 똘레랑스(관용)임을 터득하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함께 식사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누군가 그 이야기들을 듣는다면 이 세계는 관대함을 잃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어쩌면 스페인이 유럽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낯선 사람에게 관대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나는 감히 말하건대, 그건 파에야 때문일 거다.
--- p.66

우리는 직접 요리를 해 먹기엔 너무 피로하다. 하지만 일단 내 두 손을 움직여 요리하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다시 에너지를 얻게 된다. 나는 내 몸으로 되돌아온다.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다. 매일 ‘부엌에 도착’하는 일에는 특별할 게 없다. 꿈에 그리던 여행처럼 대단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일상에서 당근과 함께 한다는 건 여행에 준하는 일이다.
--- p.83

브라우니는 일요일에 두 개는커녕 하루에 한 개의 달걀도 제대로 낳지 못했다. 가끔 브라우니는 마치 “자, 널 위한 거야. 너만을 위한 거야”라는 제스처처럼 나에게 달걀을 한 개씩 선물해 나를 놀라게 했다. 그러던 브라우니가 갑자기 선물하기를 멈추었을 때, 나는 사뭇 감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내가 말실수를 했나? 아님 뭘 잘못했나? 옆집에 살던 농부 아주머니는 이 닭이 ‘복에 겨워’ 더는 알을 낳지 않는 거라는 판단을 내렸다. 나는 브라우니가 행복하지 않고 우울증에 빠져서 그런 거라고 응수했다. 아주머니는 곧바로 차가운 물이 담긴 양동이에 브라우니를 넣었다 뺐다. 이 방법은 도움이 되었다. 브라우니는 다시 알을 낳았다. 나는 브라우니를 잘 이해한다. 가끔은 나도 ‘복에 겨워’ 게으름을 피울 때가 있으니까. 그것도 상당히. 그러면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찬물에 샤워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걸.
--- p.110

문어는 지루한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지루하게 있느니 어렵사리 돌려 닫은 병뚜껑을 능숙한 솜씨로 열며 노는 걸 더 좋아한다. 그 솜씨가 얼마나 능숙한지 주방 보조원으로 두고 싶을 정도다. 수족관 벽에 빨판을 붙여 좁디좁은 수족관 뚜껑 틈새로 몸을 비집고 빠져나가기도 한다. 사람을 알아보기도 하고, 호불호도 아주 분명하다. 신이 나면 친구의 얼굴에 물을 분사하기도 한다.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나는 문어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녀석은 그저 놀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 오징어류는 더는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놀이를 즐길 줄 아는 존재 앞에서 나는 무장해제되고 만다.
--- p.139

복어는 독성이 매우 강하다. 일본에선 매년 복어 독에 사망하는 사람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식당에선 복어 살로 만든 요리, 특히 복어 간肝 요리가 별미로 손꼽힌다. 복어 요리는 ‘푸구’라고 하며, 복어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은 그 전에 복어 전문 식당에서 2년간 요리 수업을 받아야 한다. 복어는 비교적 자기 자신을 잘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인간을 셈에 넣지 못했다. 그사이 품종 개량이 돼서 독성이 없는 복어가 나온 것이다. 불쌍한 복어. 그렇다고 해도 나는 복어를 먹지 않을 것이다. 복어가 그토록 공들여 만들어내는 그 무의미한 아름다움 때문에.
--- p.141

이타미 쥬조 감독은 영화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다음 영화로 그는 잘 알다시피 함께 국수를 먹기엔 어울리지 않는 야쿠자에 관한 영화를 찍고자 했다. 하지만 영화 촬영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 그는 ‘실수로’ 건물 8층에서 추락사하고 말았다. 어쩌면 국수가 그런 비극을 불러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담뽀뽀〉가 성공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아마 더는 영화를 찍지 않았을지 모르니까. 국수를 먹을 때마다 나는 그를 생각한다.
--- p.185

빵을 굽는 일이 우리 일상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은 주문이 된 것 같았다. 마치 살아 있는 이 작은 균류가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기라도 할 것처럼.
--- p.30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효모가 우리 일상에 거는 주문처럼”
일상을 지켜주는 위로의 맛에 관하여


음식에 대한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한 편의 유쾌한 소동극을 보는 것 같다. 갑각류 알레르기로 인해 욕실 바닥을 나뒹굴면서도 스페인에 가서는 완벽한 ‘파에야’를 찾고, 채식주의자가 된 이후로 간헐적 단식을 이어가다 못해 푸드 매거진의 고광택 사진을 핥는 지경에 이른다. 영국식 오트밀인 ‘포리지’가 지금처럼 ‘핫’하지 않았던 시절 어느 성탄절 날, 피아노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피아노 뚜껑을 열었더니 그 안에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은 거대한 포리지가 나왔다는 이야기, 재봉틀 혹은 녹슨 열쇠 따위나 부드럽게 만들 호박씨기름을 식사 내내 먹는 남편 식구들 틈에서 곤혹스러웠던 이야기 등 음식을 둘러싼 흥미로운 모험에 동참하게 한다. 도리스 되리가 펼쳐두는 음식의 실타래를 따라가다 보면, 음식이 얼마나 문화의 산물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는지는, 그러니까 순전히 문화적인 것이다. 그래서 음식은 수많은 이야기 속에 모험과 도전의 메타포로 등장한다. “담력을 시험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마법에 걸리게 하는 마녀의 음식이나 마법을 푸는 기적의 음식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익히 알고 있는 세계를 떠나 미지의 것에 눈을 뜨게 하는 표식”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낯선 여행지에서 도리스 되리의 네 자매 앞에 나타난 송아지 뇌 요리도 그들의 모험심을 시험하기는 충분했을 것이다.

반대로 친숙한 음식이 주는 위로는 또 얼마나 대단한가. 방안을 휘돌던 달큰한 효모 냄새, 마음을 안정시키던 엄마의 자두 케이크, 따뜻한 우유에 담가 먹던 꽈배기 식빵, 건포도 브뢰첸, 막 빚어낸 반죽을 집어 먹고 나면 바이스비어의 기포처럼 가볍게 올라오던 트림까지. 도리스 되리는 팬데믹 선언 이후 전례 없이 효모가 동나는 이유는, 전후 사회에 효모가 다시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달콤하고 따뜻한 케이크가 나오리라는 약속, 그 아늑한 희열” 때문에. “사람들이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공황기’를 맞아 효모에 몰려드는 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효모는 살아 있고, 이토록 멋지게 우리에게 위안을 주니까.”


“누구도 이 모든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맛을 느끼는 감각은, 곧 세계를 감각하는 일


아침이면 우유 배달부의 소리에 조그맣게 돌아누우며 자신이 우유 배달부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했다는 되리스 되리. 이웃집 아주머니가 기르던 ‘로지’, ‘베르타’, ‘플로라’라고 불리던 젖소들, 쉼 없이 풀을 되새김질하며 뽀얀 우유를 만들던, 무척이나 건강했던 그들을 기억한다. 하지만 우리가 더는 소의 환경에 관심을 두지 않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삶이 얼마나 처절해졌는지, 단돈 9유로면 살 수 있는 송아지 한 마리의 가치는 무엇인지 반문한다. 한편 전 세계 힙스터들의 차세대 웰빙 푸드로 떠오른 아보카도 열풍으로 인해 아보카도 생산국인 멕시코에서는 납치가 횡행하고, 마약 거래상에 의해 아보카도가 거래될 만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도리스 되리는 그 한복판에서 이렇게 되뇐다. “베를린의 힙스터들, 아보카도 토스트, 과카몰레에 대한 나의 열정, 아보카도 전쟁, 물 부족. 누구도 이 모든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그녀는 음식이 주는 쾌락만을 좇지 않는다.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맛을 감각하는 일은 곧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는 일이다. 도리스 되리의 글을 읽다 보면 맛을 느끼는 감각이란 짠맛, 단맛, 매운맛 같은 물리적 감각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것은 음식과 생명을 대하는 태도, 즉 내가 다른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타인과 더불어 생태계에 연결되어 있는 존재로서 자신을 감각하는 일이다. 그래서 맛을 ‘번역’해내는 일은 그 윤리적 핵심에 가닿는 일이다. 도리스 되리의 글이 한없이 유쾌하면서도 가벼운 웃음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폐부를 찌르기 때문이다. “자기 앞에 놓인 그릇 위에 음식이 담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고와 협력 그리고 동물, 식물의 희생이 있었는지 식사 때마다 들려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과 단절되어 뿔뿔이 흩어지게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도리스 되리의 맛있는 글이, 지금 우리의 식탁에 도착한 이유다.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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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미각의 번역 - 도리스 되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얼****험 | 2021.09.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모든 것은 변한다. 아름다운 변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어떤 변화는 하루 빨리 일어나길 고대하지만, 변할까 봐 두렵기만 한 변화도 있다. 그러나 변화를 피할 길은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p.43)     초콜릿이 주는 위로 덕분에 우리는 때때로 실패와 좌절, 근심을 잊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삶의 모든 좌;
리뷰제목






 

 

 

모든 것은 변한다. 아름다운 변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어떤 변화는 하루 빨리 일어나길 고대하지만, 변할까 봐 두렵기만 한 변화도 있다. 그러나 변화를 피할 길은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p.43)

 

 

초콜릿이 주는 위로 덕분에 우리는 때때로 실패와 좌절, 근심을 잊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삶의 모든 좌절과 고통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미리 초콜릿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초콜릿을 먹고 마시는 것에 더는 제한을 두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물론 너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은 곤란할 테지만. (p.89)

 

 

자기 앞에 놓인 그릇 위에 음식이 담기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과 동물, 식물의 수고와 협력, 희생이 있었는지 식사 때마다 들려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과 단절되어 뿔뿔이 흩어지게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이제 나는 정말로 식탁에서 팔을 떼고 내 안에 있는 아주 약간의 우아함을 찾아 꺼내어 놓고, 음식을 가득 채운 접시를 앞에 두고 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주 잠깐. 그렇지 않으면 유별나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 (p.300)

 

 

 

“나는 음식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감각을 배우고 개인의 책임을 깨달았다.” 영화 <파니 핑크> 감독이자 작가 도리스 되리가 사랑한 재료의 말들. 처음엔 음식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그게 아니네??? 일상의 모든 것들이 책의 소재가 된다. 일본의 녹차와 쌀밥, 오니기리 그리고 매실짱아찌.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크누스트. 베트남의 쌀국수. 순도 100퍼센트의 행복을 안겨다주는 파스타. 오렌지, 일상에서 변화를 실천하고 연구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 부엌 ······. 전 세계에서 차곡차곡 쌓인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홀린듯이 빠져든다. 참 맛깔스럽다. 그리고 생생하다. 눈앞에 저자가 말한 음식이 하나둘 놓여져 있는 것 같은 기분! 그 부작용으로 자꾸 입안에 침이 고인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다섯 가지 감각에 살아가면서 마주쳤다가 멀어졌다가 다시 또 마주치고 그 반복의 시간 속에서 그녀가 경험했던 다채로운 추억에 즐거움이 가득 차 있다. 음식 하나에 이야기 하나, 단단하게 내밀어진 그녀의 생각들. 어떻게 보면 꽤나 고집스러워 보이는 그녀의 철학에 웃음이 묻어난다. 이 사람 정말 진심인데?! 그녀는 지금 우리 눈앞으로 보이는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의 노고와 협력 그리고 동물과 식물들의 희생을 진심을 담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반복된 일상 속에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자신, 개인의 책임과 생존의 무게를 아주 실감나게 그려낸다. 요리 하나에 담긴 마음과 그 마음을 마주하는 태도, 그 어느 것 하나 예사롭지 않은 것이 없다. 가벼워 보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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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미각의 번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e***0 | 2021.09.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음식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감각을 배우고 개인의 책임을 깨달았다." 영화 <파니 핑크>의 감독이자 작가, 도리스 되리가 사랑하는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재료가 되는 음식들 또는 요리로 만든 음식들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나에겐 다소 익숙하지 않은 독일 작가였지만, 작가님 고유의 유쾌한 문체 덕분인지 옮긴이가 번역을 잘 해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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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감각을 배우고 개인의 책임을 깨달았다."


영화 <파니 핑크>의 감독이자 작가, 도리스 되리가 사랑하는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재료가 되는 음식들 또는 요리로 만든 음식들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나에겐 다소 익숙하지 않은 독일 작가였지만, 작가님 고유의 유쾌한 문체 덕분인지

옮긴이가 번역을 잘 해주셔서 그런지 이야기에 빠져들어 막힘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한 편이 길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어서 부담이 없었고,

쇼파 근처 테이블에 올려두고 틈이 날 때마다 한 편씩 읽었더니 금세 완독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가끔은 낯선 음식들도 등장!)에 얽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어 흥미로웠다.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음식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에 대한 인간들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 화두를 던져주어 생각해볼만한 문제도

찾을 수 있었다. '음식'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작가라는 직업의 대단함이 느껴졌다.


또, 표지 일러스트에 실린 완두콩 그림처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일러스트가

책 곳곳에 있었는데, 나는 이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작가님도 뭔가 귀여우신데 그림도 너무 귀여웡...

따라 그려보기도 좋을 것 같고, 책에 실리지 않은 음식들도

비슷한 스타일로 표현해보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색종이로 오려 붙여도 좋을 것 같고, 판화로 만들어봐도 좋을듯...

(이런 책에서도 미술 수업 아이디어를 얻는중..)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책을 읽다보면 자꾸 배가 고파지는 것만 같고,

자꾸만 뭔가 먹고 싶어졌다는 것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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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83 우리는 직접 요리를 해 먹기엔 너무 피로하다. 하지만 일단 내 두 손을 움직여 요리하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다시 에너지를 얻게 된다. 나는 내 몸으로 되돌아온다.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다. 매일 ‘부엌에 도착’하는 일에는 특별할 게 없다. 꿈에 그리던 여행처럼 대단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일상에서 당근과 함께 한다는 건 여행에 준하는 일이다.


* p.302 빵을 굽는 일이 우리 일상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은 주문이 된 것 같았다. 마치 살아 있는 이 작은 균류가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기라도 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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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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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번역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l******6 | 2021.09.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미각의 번역 / 도리스 되리부제: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먹으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사는 데 아주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는 ‘먹는 것’에 대한 생각.오늘만해도 외갓집에서 잘 익은 김치를 먹고 할무니네 김치냉장고를 털어 왔지요. 엄마 젖을 떼고서는 분유도 아니고 우유도 아니고 바로 밥을 먹었을 테니, 평생의 입맛이 엄마 손맛일 거예요. 그래서 김치, 장과 같은 한쿡 음식;
리뷰제목
미각의 번역 / 도리스 되리

부제: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먹으려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사는 데 아주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는 ‘먹는 것’에 대한 생각.

오늘만해도 외갓집에서 잘 익은 김치를 먹고 할무니네 김치냉장고를 털어 왔지요. 엄마 젖을 떼고서는 분유도 아니고 우유도 아니고 바로 밥을 먹었을 테니, 평생의 입맛이 엄마 손맛일 거예요. 그래서 김치, 장과 같은 한쿡 음식을 좋아하지요. 맛있는 반찬 앞에서는 밥도 두 그릇이니 탄수화물 중독자구요.

그런데 이 책 읽는 내내 생각난 건 낯설게 다가왔지만 입맛에 맞아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들이었어요.
무언가를 맛있게 먹었던 추억들은 사진으로 남아 있네요.

블라디 해양공원에서 먹었던 샤슬릭,
타슈에 처음 갔을 때 공원 근처에서 먹었던 라그만,
누쿠스에서 홀로 먹었던 국시,
김치와 먹으면 더더더 맛있는 쁠롭,
처음 뵌 고려인 선생님 집에서 먹은 수북한 밥과 장국,
낯설고도 흐린 핀란드에서 유로를 셈하며 먹었던 연어 수프,
탈린 여행길에 달달한 위로였던 진한 커피와 밀푀유 한 조각,
뻬쩨르에서 먹었던 쁘쉬키, 쩨레목의 블린,
고잘이 싸온 흰 쌀 밥에 생선 커틀렛,
아이다울롓이 만들어 준 키위 바나나 케이크,
누쿠스 사람들이 겨울에 먹는 카박(호박)쌈싸,
피망 안에 고기 소를 넣어 찐 갈룹찌,
여름에는 마른 살구를 넣은 녹차,
사계절 내내 먹어도 좋았던 카라차이까지.
요리는 참 못하지만 어디선가 먹고 사느라 열심히였어요.


여행길에 큰 힘이 되어주었던 든든한 먹거리들. 이렇게 맛있게 먹었던 느낌으로도 추억과 기억이 살아나곤 하네요. 그리고 아직도 먹지 못한 음식이 많다는 걸 깨달아요. 먹는 즐거움과 기쁨이 너무나 큰 1인.

독일 사람인 저자는 다양한 요리에 대한 자기의 생각과 가치관을 썼어요. 가독성이 너무 좋고. 신간인 만큼 우유와 환경,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는 ‘문어’에 대한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어요. 꼭 만들어 먹고 싶었던 ‘우메보시’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고요. 양배추 이야기도 빠지지 않아요. 색이 변해가는 양배추를 살리려고 버터 넣고 ‘양배추 스테이크’를 만들어 혼자 만족해하며 먹던 기억도 나더라구요. 버터로 구우면 뭔들 안 맛있..

이 책은, 정말 그런 책이에요. 음식과 요리에 대해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음식을 즐겁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영감을 주기도 해요.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라는 부제처럼요.

공감한 이야기 중 하나는, 조리 기구들이 점점 간편해져서 손으로 만들어가는 재미가 사라지고 있다는 부분이었어요. 요리를 즐기는 분이니 손이 가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이 얼마나 아쉬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음식은 손맛이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취미가 아닌 이상 바삐 돌아가는 식당 안에서는 편리한 도구에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자기가 먹었던 음식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누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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