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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복희

노래하는 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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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200g | 126*205*10mm
ISBN13 9791186372883
ISBN10 1186372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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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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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들을 나에게 주었고, 질문과 대답의 시간을 늘 채워준 사람, 내가 가장 많이 사랑한 사람이면서 내가 최초로 사랑한 사람은 엄마다. 엄마를 사랑했던 기억으로 늘 사랑하려고 마음먹는다. 최초로, 최대로. 목청껏. 듣는 사람 없지 않다는 것을 안다.
--- p.13 「밤새도록 하여도 듣는 이 없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중에서

나는 내가 백 가지 질문 중 아흔아홉 가지의 질문을 소거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어떤 질문이 남고, 질문들이 섞이고 변해서 남는 상대에게라면, 정말로 융숭하게 질문을 대접하고 싶다. 그 단 하나의 질문을 통해서 영원히 대답할 수 있도록, 영원한 대답의 꿈을 꿀 수 있도록.
--- p.16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중에서

내 이름을 바꿔볼까 궁리하다가 그 여자들을 떠올리게 된 것이, 내가 이름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다. 다른 모든 고유성은 지워진 채 여자라는 성별만을 제 특성으로 받아, ‘여자로서’의 행복만을 기원받아야 했던 그들이 내 이름에 와서 살고 있는 듯했다.
--- p.43 「이름을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중에서

밤은 육박해오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지금 닥쳐오는 느낌을 언어화시켜서 글을 쓴다든가, 창조적으로 굴어보려고, 침착해보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 숨 못 쉬는 감각은 낭만적인 것도 아니었고 아련한 것도 아니었고 신비롭거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때의 밤은 말 그대로 온몸을 짓누르는 느낌 자체였다. 비로소 알았다. 나는 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아니었다.
--- p.70 「생각하라 생각하라 생각하라」 중에서

지금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앞으로 쓰고 싶다고 공언하는 아둔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한 꼬마 인디언이 되어, 한 꼬마 인디언이 여기 있다고 노래하고 싶어서다.
--- p.78~79 「마지막으로 남은 꼬마 인디언」 중에서

더 나은 것을 만들고 싶다. 매번 그렇다. 이런 마음을 품는 한, 무엇을 만든다 하더라도 나는 절대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만들 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계속 할 수 있으면 됐다. 좋은 것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하기만 하면 일단 됐다.
--- p.84 「완벽과 완성과 용기와 나」 중에서

어디 가서 누구에게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하기 어려운 시를 읽는 것의 아름다움과 기쁨, 자유로움은 그런 시만이 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시를 읽는 것으로 시가 제 몸을 열어, 우리에게 주는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외워지지는 않는데 묘하게 기억에 남아 내 멋대로 굴릴 수도 있다. 나만을 위해 준비된 특별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시가 내게 숙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시가 내게 선물을 주는 것이라 여기면 속 편하게 읽고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p.117~118 「외울 수 없는 시」 중에서

일상의 나는 ‘미안해’라는 말이 미안함을 뜻하고, ‘고마워’라는 말이 고마움을 뜻하는 세상을 원한다. 일상이 최소한의 신뢰, 최소한의 합의된 언어를 바탕으로 구축되어 신경과민에 시달리지 않기를 원한다. 찰나의 침묵과 서로 간의 표정, 그간 서로 쌓아온 역사로 ‘미안해’와 ‘고마워’ 밑에 더 많은 말이 있음을 미루어 짐작하더라도, 일단 간 말의 표면적 의미 자체는 의심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란다.
--- p.143 「근사하게 말하기 활동」 중에서

마음과 능력이 부족해 쓰지 못한 노래가 많고, 지운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들 노래 뒤의 노래가 되어 저를 따라다니겠지요. 써버린 노래만큼이나 쓰지 못한 노래도 제 노래입니다. 누락과 손실이 제 재산입니다. 평생을 써도 다 못 쓰고 죽을 만큼의 재산입니다. 제가 많은 돈이 되어서, 무척 좋아하고 있습니다.
--- p.161 「나가며-노래 뒤의 노래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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