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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전쟁

무역 전쟁

: 토마토 파이터 VS 엔젤드래곤

작은 씨앗 큰 나눔이동
조경희 글 / 이은주 그림 | M&Kids | 2021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14건 | 판매지수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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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218g | 145*205*10mm
ISBN13 9791191527131
ISBN10 1191527131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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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구두를 닦을 때 사용하는 솔처럼 거칠거칠한 수염이 얼굴의 절반을 덮고 있었다. 게다가 볼록 튀어나온 똥배까지……. 마치 한 마리의 곰을 보는 것 같았다.
“꺅!”
나는 비명을 질렀다.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고무줄처럼 흐느적거렸다.
“뭐지? 꿈인가? 꿈을 꾸고 있는 거겠지? 반드시, 꿈이어야만 해! 분명히, 반드시, 꿈이어야만…….”
나는 주문을 외우듯이 중얼거렸다. 화장실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머리카락을 힘껏 쥐어뜯었다.
“아얏!”
분명한 아픔이 느껴지면서 한 움큼의 머리카락이 화장실 바닥에 하늘하늘 소리 없이 떨어져 내렸다. 이 정도의 아픔이라면 잠을 깨고도 남았을 것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시 거울을 봤다. 여전히 털북숭이 곰이 서 있었다.
--- pp.9~10

“좋아, 닭꼬치 세 개!”
나는 은강이 코앞에 대고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
“닭꼬치 세 개?”
은강이가 입술에 침을 바르면서 되물었다. 닭꼬치 세 개로 형진이에게로 기울던 은강이의 마음을 확 끌어당겼다.
“세 개 값밖에 없어서 더 이상은 안 돼!”
나는 최후의 통첩인 양 딱 잘라 말했다. 형진이만 끼어들지 않았어도 닭꼬치 한 개 값으로 빌릴 수도 있었는데 생각할수록 아까웠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닭꼬치 두 개 값밖에 없는지 형진이가 순순히 물러났다는 것이다. 형진이와 계속 경쟁을 벌였다면, 닭꼬치 개수가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났을지도 모른다.
--- p.20

“오히려 손해만 보는데, 그런 바보 같은 계약을 왜 하는 거야? 혹시 아빠네 회사도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수출 계약을 따냈다고 해도 운송비와 관세까지 치르고 나면 물건을 팔아 봤자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많아. 하지만 우는 아기도 이유가 있어서 우는 것처럼, 손해를 보면서도 수출을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운송비와 관세뿐만 아니라 재료 구입비, 공장 시설비, 직원 월급 등 물건을 만드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 그런데 물건을 팔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재료 구입 비용이나 직원 월급을 제때에 지불하지 못해서 회사가 망하게 되는 거야. 일단 싸게 팔더라도 시장을 먼저 차지하는 게 중요하지. 그러다 같은 상품을 만들어 팔던 회사들이 경쟁에서 떨어지거나 줄줄이 회사 문을 닫게 되면 그때 가격을 높일 수 있단다.”
--- pp.26~27

맙소사! 여지껏 소파에 달라붙어서 빈둥거리던 아빠의 출근 날이 바로 오늘이라니!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런 나와는 다르게 아빠는 느긋했다. 하긴 초등학교 4학년 학교생활을 이미 겪어 본 아빠로서는 학교에 간다는 것이 어린 시절로 추억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달콤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빠와 상황이 다르다. 수출이니 무역이니 하나도 모르는 내가 아빠의 회사에 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회사 정문을 통과하는 즉시 정체가 들통 나고 말 것이다. 어쩌면 엄청난 실수를 해서 회사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우리 집은 어떻게 될까? 나 때문에 폭삭 망하게 될 것이다. 불행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눈앞이 캄캄해졌다. 머릿속에 시커먼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는 것 같았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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