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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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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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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450g | 130*188*30mm
ISBN13 9788931021059
ISBN10 893102105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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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총통의 음식을 흡수했다. 이제 총통의 음식은 피를 타고 내 몸속에서 순환하고 있었다. 히틀러는 무사했고 나는 또다시 배가 고팠다.
--- p.21

두려움은 하루 세 번 노크도 없이 들어와 내 곁에 자리를 잡았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두려움도 따라 일어났다. 이제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친구처럼 익숙했다.
--- p.106~107

사실 모든 삶은 강박증의 일환이다. 언제든 부딪혀 추락할 수 있다.
--- p.110

나는 그리움의 대상이 없는 향수병을 앓았다. 그레고어에 대한 그리움만은 아니었다. 나는 삶이 그리웠다.
--- p.132

고통이 너무나 큰 나머지 그 이유마저 잠식되고 있었다. 고통은 내 인격의 일부분이 되었다.
--- p.156

비밀을 공유하면 가까워지기보다는 멀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여러 사람이 죄를 저지를 때는 눈 딱 감고 해치워야 한다. 어차피 죄책감은 빨리 사라질 테니 말이다. 집단적 죄책감은 형태가 모호하지만 수치심은 개인적인 감정이다.
--- p.190

히틀러를 뽑은 건 제가 아니라고요. 그러면 아버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일단 용인하면 그 정권에 대한 책임은 네게도 있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각자가 속한 국가 체제 덕분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은둔자조차 말이다. 알아들었니? 네게는 정치적 죄악에 대해 면죄부가 없다, 로자.
--- p.195~196

12년 동안이나 독재 체제하에 살면서도 우리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인간은 무엇 때문에 독재에 순응하는가?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 우리의 변명이다. 나는 고작해야 내가 씹어 삼키는 음식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을 뿐이다. 음식을 먹는 무해한 행위 말이다. 그것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겠는가. 다른 여자들은 한 달에 200마르크를 받고 몸을 파는 것을 수치스러워할까? 높은 급여를 받으며 호식을 하는 이 직업을 부끄럽게 생각할까? 그들도 나처럼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에 자기 생명을 희생하는 것을 비윤리적 행위라고 생각할까? 나는 지금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가 부끄러웠다. 내게 아버지는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재판관이었다. 히틀러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치글러는 그렇지 않았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는데도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런 짓까지 저지를 수 있는 인간인 거다.
--- p.197

나는 추락하지 않기 위해 어둠 속 내 연인의 몸에 매달렸다. 그러면 삶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 삶이 내 몸 안에서 버티고 늘어지며 내 육체를 소모해버리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톱이 부러지는 것 같았다.
--- p.233

그를 포옹함으로써 베를린에서 함께 자던 파울리네처럼 다시 고른 숨을 쉴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잘못된 감정일 수 없다. 아무도 그런 내 감정을 비난할 수 없다.
--- p.265~266

우리는 사랑을 논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확실하다고 믿었던 모든 것이 전복되는 절단된 시대를 살고 있었다. 가족이 해체되고 생존본능조차 망가진 그런 시대를 살고 있었다.
--- p.275~276

크라우젠도르프는 그렇게 점심과 저녁을 먹는 식당이자 기숙사가 되었다. 우리들의 감옥이 되었다. 우리는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만 집에서 잘 수 있었다. 나머지 시간은 오직 총통을 위해 바쳤다. 그는 같은 가격으로 우리의 삶을 통째로 사들였고 우리에게 협상의 여지는 없었다. 우리는 병영에 격리되었다. 우리는 무기 없는 군인이자 신분 높은 노예였다.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이었고 실제로 라스텐부르크 밖에서는 아무도 우리의 존재를 몰랐다.
--- p.301

친구란 그렇게 되는 것이다. 세상과 격리된 상태에서 말이다.
--- p.372

살면서 유일하게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생존하는 법뿐이었다.
--- 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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