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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마일스 모랄레스 스파이더맨

마블 마일스 모랄레스 스파이더맨

마블 MCU 소설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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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48g | 140*200*16mm
ISBN13 9791187824756
ISBN10 118782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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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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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와 똑같아.
아빠의 말은 마일스의 폐부를 찔렀다. 정학. 규칙. 죽었지. 마일스는 침을 꿀꺽 삼켜서 혼란과 죄책감을 억눌렀다. 이런 대화에서 으레 삼촌이 주제로 나오는 일에는 익숙했지만 그래도 항상 가슴이 아팠다. 사실 아빠는 오직 반면교사를 들 때만 애런 삼촌 이야기를 꺼냈다. 아빠와 삼촌은 브루클린의 양아치들이었고, 언제나 남들에게 뭔가를 뺏거나 야바위를 일삼으면서 법원과 소년원을 들락거리다가 어른이 된 다음에는 감옥을 들락거렸다. 아빠는 결국 엄마를 만나서 다른 인생을 선택했지만, 애런 삼촌은 계속 뒷골목에서 떼돈을 벌 궁리만 했다. 이제 애런 삼촌은 멍청한 선택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가족을 등지면 어떤 꼴이 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가 되어버렸다. 어쨌든 아빠 생각은 그랬다.
--- p.19

“넌… 나와 똑같아.” 애런 삼촌은 온몸이 피투성이에 온통 그슬린 채 이렇게 말하고는 정신을 잃었다. 그게 마일스에게 남긴 유언이었다. 삼촌과 싸우다가 죽이고 말았다는 사실은 떨쳐내기가 어려운 과거다. 그 눈에서 생기가 사라지고, 호흡이 점점 느려지다 컥컥 막히고, 이내 숨이 멈추고 마는 데서 눈을 돌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비밀을 지키기도 어렵다. 특히 주변 모든 것에,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학교에, 그리고 꿈속까지 스며드는 그런 비밀이라면 더더욱. 강케는 알았다. 왜냐면 강케는 언제나 다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장면이 마일스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게 멈추지는 않았다.
--- p.60

마일스는 계산대에 팔꿈치를 괴고 기대어 서서 마음속으로 오스틴 문제를 어떻게든 정리해보려 했다. 아빠한테 이야기를 해야 하나? 답장을 써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무시해버려? 오스틴이 진짜로 사촌인 건 또 어떻게 증명하려고? 가서 만나볼 수도 있다. 괜찮은 생각이다. 근데 사실 그건 아니다. 별로 안 괜찮은 생각이다. 감옥에 가려면 부모님 한 분과 동행해야 할 텐데, 아빠한테 말씀드리는 건(생각해보면 이건 아까 따로 생각해봤던 선택지다) 역시나 좋은 생각이 아니다. 아빠는 애런 삼촌과 전혀 엮이고 싶어 하지 않고 마일스도 애런 삼촌에게서 떼놓으려 하니, 애초에 아빠가 이 사실을 비밀로 숨겼을 가능성도 꽤 높다. 하지만 마일스는 그 생각을 좀처럼 떨쳐낼 수가 없었다. 오스틴은 어떻게 생겼을까. 어쩌다가 감옥에 갔을까. 자기 아빠의 죽음에 대해서는 뭘 알고 있을까.
--- p.88

마일스는 땀에 푹 젖은 상태로 잠에서 깨어났다. 심장은 쿵쾅대며 뛰고 있었고 근육은 온통 당기며 아팠다. 꼭 피부밑에서 그대로 얼어버린 것 같았다. 방금 꾼 악몽에서 기억나는 부분은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고양이었다. 하얗고 헝클어진 털에, 꼬리는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는 뱀처럼 이리저리 꼬여 있었다. 하지만 마일스는 자기가 왜 거기 있었는지, 그리고 그 괴상한 고양이도 왜 거기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일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결리는 다리를 쭉 편 다음, 양쪽 눈을 비비면서 햇빛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면서 꿈속에 자기 말고 또 누가 있었는지 떠올리려고 했다. 애런 삼촌이 있었나? 어쩌면. 아마도.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았다.
--- p.105

“내가 너한테 악감정이 있는 건 알지, 마일스?” 자기 옆자리에서 웬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파가 좀 크기는 했지만 옆에 누가 앉아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체임벌린 선생님이었다. 온통 누렇고 메마른 피부에 콧수염과 부르튼 입술까지. 손톱을 온통 둥글게 물어뜯은 양손을 모은 채 앉아 있었다. “난 네 오만함이 싫어. 정말로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정말로 선행을 베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그런 초능력은 너희 같은 족속들에게 생기면 안 돼. 뿌리부터 썩어버린 것들이 어딜. 넌 내가 친히 찍어 눌러주지.”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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