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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걷는사람 시인선-05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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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54g | 125*200*8mm
ISBN13 9791191262797
ISBN10 119126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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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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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 달은 무력하다
늦은 밤 강남역이
불빛에 무너져 내린다
밤에 취한 거다
하나둘 꺼지는 청춘들
나른하게 바코드를 읽던 포스가
잠시 숨 고르기 하는 사이
창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다리들
(중략)
슬프다는 것 외롭기에 알 수 있는 것
함께 슬퍼한다거나
슬픔을 나눈다는 건 말장난일 뿐
슬픔은 고요히 가라앉는 것이므로
가만히 집중하는 것이므로
혼자가 어울린다
그리하여
오늘 무력한 달의 인사 따윈 받지 않기로 한다
--- 「알바몬 24시」 중에서


민들레가 물었다

오늘 슬픔을 주문하셨나요?

아니요 상실을 주문했는데요
슬픔은 아꼈다 주문할 생각이어서요

미안합니다만 오늘 상실은 매진이라서요
대신 덧없음은 어떠실지요

차라리 우울을 주세요

우울은 극약이라 처방전이 필요하답니다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과음을 해 버려서요
--- 「민들레 약국」 중에서


이유 없이 눈물 흘리는 일은
민망한 일인가 봐
벚꽃 지는 걸 지켜보는 건 슬픈 일이었다고
너는 말하지
갑자기 쏟아지는 비처럼
예상 못 한 일이니까
알고 있잖아
곧 지는 때라는 걸
우린 내일에 대해 말하진 않았지만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비는 꽤 오래도록 계속 내리고
너는 귀 기울이고 있다 말했어
---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중에서


내일은 태풍이 올 거래 오늘 이 고요와 햇살이 거짓말 같은 짐승의 울음 닮은 바람이 저 숲에서 올 거래 나뭇가지는 부러지고 어린나무들은 쓰러질 거래 그러곤 여리고 가벼운 것들을 데리고 갈 거래 저 모퉁이 너머로 해맑은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저 민들레, 꽃다지, 봄까치는 납작 엎드려 부들거리겠지 누구도 본 적 없는 센 바람이라는데 순진무구한 저 흰나비를 어쩌면 좋아
--- 「바람 발자국」 중에서


나는 고요를 들였으나
창으로 넘어 들어오는 건 소리뿐이다
좀처럼 나갈 생각이 없는 듯 방 안을 배회한다
당혹스럽지만
허공 한 평 내어 준다
라디오를 켠다
주파수를 맞추며
쓸 만한 소리를 골라내 보지만
못 고른 소리들 너무 많아서 잡음만 보탠다
--- 「소리를 들이다」 중에서


자정이 다가오고 있어
꿈이 목적이야
꿈 지상주의자들은 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지
나 잠에서 깨어 꿈틀거리며
꿈이란 무엇일까 고민하지
요즘은 꿈이 제대로 꿔지지 않아
내면의 고요함 따윈 언제 적이었나 몰라
쫓기듯 숙제 못 한 아이처럼
밤새 끙끙 앓으며 이게 맞는 건가 묻기도 해
(중략)
기어가는 것
걸어가는 것
달려가는 것
날아가는 것
제 길 가는 모든 것들은 쓸쓸한 낯빛이야
이제야 새벽이 내 꿈을 켜네
--- 「꿈을 기억하는 법」 중에서


그런데 저 같은 일용직이 살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요
나를 싹 지우는,
살 수 있다면 어제 번 돈을 몽땅 드릴게요

미안하지만 여긴 정규직을 위한 가게예요
오늘은 누구 목을 자르려나
저기 헐레벌떡 토끼가 달아나요
홍학은 어디로 갔을까
여왕님은 화가 났고 쩔쩔매던 사람들이 모두 목을 만져요
그럼, 오늘도 무사히!
--- 「시간을 파는 가게」 중에서


어쩌다 열린 차창으로 들어와
빠져나가지 못한 새가 죽음으로 남았다

장미꽃 아래 묻었다

어쩌면 나는
너를 묻기 위한 인연이었던가
가슴이 뛸 때 마주치지 못하고

발버둥이 끝난 흔적을 치우고 있으니
감지 못한 눈 감겨 주고 있으니

단 한 번의 마주침을
거두고 돌려보낸다

세상에 없는 노래가 그림자로 날아오른다
--- 「마주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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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계는 말들의 세계를 떠난 지 오래. 목적지를 처음부터 잃어버린 사람의 여행처럼 길을 걸어야 했다. 누군가는 이름을 찾으라고 했다. 어떤 이름, 네모난 종이 위에 박힐 그 이름을 새기려면 걸어야 한다고 했다. 나의 이름이었으나 아직도 누군가가 부르지 않는 이름을 찾는 마음으로 길 위를 걸었으니 헤맬 수밖에 없었다. 거리의 표지판엔 내 이름은 없었다. 그런 날도 오늘이었다. 오늘이라서 오늘의 비가 내렸다. 화창한 날에도 그 빗속에서 혼자만 영혼이 어두워질 때가 있다. 다행인지 몰라도 그런 날엔 “비가 자꾸 말을 거는 것”(「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 같았다. 그러면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늘엔 길이 없었고 가끔은 말들의 비를 맞는 달이 있었다. 달빛의 빛줄기에는 말들의 세계에 깃들었던, 한때는 말이었던 소리들이 묻어 있다. 장시우의 시는 그런 달빛을 우리에게 도착시키는 언어를 빚어낸다. 말들로 돌아오는 소리들이 우리의 감정을 만들고 그 감정은 우리가 여기 있다는 기척을 만든다. 장시우는 노래한다. “기척을 보낸다는 것/살아 있다는 고백 같은 것”(「양철지붕에 비 긋는 소리」)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고. 그것은 우리에게 이 세계를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어떤 답을 말해 주지는 않지만 “제 길 가는 모든 것들은 쓸쓸한 낯빛”(「꿈을 기억하는 법」)임을 발견하게 하고 “무수한 틈을 채우는 빛과 어둠”(「무수한 틈을 채우는 빛과 어둠」)을 발견하게 한다. 거기에는 우리 앞에 잠시 도착한 아름다움이 있다. 쓸쓸하면서도 따듯한 아름다움. 누구의 것도 아닌, 그 순간 오직 나에게 도착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그 순간의 경험속에서 우리는 “어둠을 파헤쳐 빛을 얻을 수 있”(「꿈을 기억하는 법」)기를 꿈꾸고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장시우의 시는 우리에게서 격리된 이 말들의 빛을 나누어 갖게 한다. 그의 시를 읽으면 “아무래도 오늘 밤엔 내 달 찾으러 가야 할까 봐”(「사적인 달」)라는 독백을 우리도 따라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날은 나에게서 길을 잃고도 나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기척이 기적이 되는 일이 그렇게 우리에게 오기를 바라고 노래하며.
- 김학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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