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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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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154*224*30mm
ISBN13 9788959595518
ISBN10 895959551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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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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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거기 있어 산으로 간다.
산이 없으면 산에 갈 일이 없다.
산은 변덕을 부릴 줄 모른다.
태풍이 몰아치고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잔가지 몇 개 부러지는 것으로 꿋꿋이 이겨낸다.
산은 언제나 늠름하다.
비가 그친 다음 날 아침, 말끔히 세수한 산의 얼굴을 보라.

산은 사람을 경계하는 때도 더러 있다.
잔뜩 흐린 날씨에 악천후가 닥치면 오지 말라는 신호다.
산은 오르라고만 있는 게 아니다.
바라만 봐도 산은 산이다.

산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삭막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마음은 덩달아 빈곤해질 터다.

산은 정상을 정복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사람들은 기를 쓰고 오르는 데 익숙해져 있다.
내려오는 바닥이 정상일 때가 더 많다.
아래의 바닥이 정상이다.

배낭을 꾸릴 때의 기분을 어찌 말로 표현하랴.
산처럼 살면 산을 닮을 것이다.
산처럼 살면 언젠가는 산으로 갈 것이다.
산이 거기 있어 산으로 간다.
내려오기 위해 산을 오른다.
--- 「들머리에 서서」 중에서

금오도 ^^ 전남 여수 / 3월

함구미 - 용머리 해안 - 직포 삼거리 - 매봉전망대 - 비렁다리 - 심포 - 막포전망대 - 장지

봄엔 남녘이 궁금하다. 봄날엔 섬으로 가는 배를 타고 싶다. 해마다 겨울이 깊어지면 남녘의 섬을 그리워한다. 동백이 피는 계절만 되면 동백으로 몸살을 앓고 동백이 어른거려 밤낮으로 안달을 한다. 봄볕 먼저 드는 금오도 비렁길을 걸어본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배에 몸을 실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것도 아닌데 승선절차가 엄격하고 까다롭다. 내색은 안 하지만 세월호 사건의 영향임을 다 안다.

태화도에 물살 한 번 일면 금오도까지는 반 시간 거리다. 작은 섬의 산중턱으로 집 하나와 갯바위를 앞마당으로 둔 빨간 지붕의 또 하나의 집은 외롭지 않다. 온종일 턱 괴고 금오도를 오가는 여객선을 바라보니 심심하지도 않을 것이다.
여천항에 접안하자 한걸음으로 내렸다. 함구미에서 시작되는 용머리 해안은 시야가 확 트인 수달피비렁이다. 언덕마다 방풍밭이다. 아름드리 해송이 작은 포구를 지키는 직포 삼거리가 매봉전망대로 향하는 비렁길 1코스의 초입이다.

해송이 포구를 지켜주는 것일까, 포구가 있어 해송이 사는 것일까. 장정 두 사람이 마주 보고 껴안을 만큼 다 자란 해송이니 오래전부터 함구미 마을의 당산나무였을 것이다. 성황당은 보이지 않는다. 돌 세 개를 놓고 절을 세 번 하고 마지막으로 침을 세 번 뱉으면 재수가 좋다고 했는데 돌만 세 개 놓고 삼거리를 지나간다. 바닷물이 밀려왔다가는 멀어지고 다시 찾아와서 머무르며 바다와 해송과 포구는 매일 만난다.

간간이 황토 흙다짐의 여유 있는 오솔길이고, 발아래 바다가 보이는 바위능선 길인데 쓸데없이 데크 조각을 깔지 않아서 너무 좋다. 동백꽃 파다하게 핀 언덕이 끝나면 소사나무 계곡이고 돌담을 지나면 동박새 울음소리 청아한 아침나절로 햇볕도 곱다. 금오도의 해안
트레킹 전 구간이 다 절경이지만 굳이 콕 짚어 좋다 할 수 있는 구간을 들라면 3코스의 매봉전망대와 4코스 사다리통전망대가 선경이라 하겠다. 기암절벽의 갯바위에는 여지없이 강태공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감성돔 역시 절경을 찾아다닌다는 것을 잘 아는 강태공들이다.

오늘날 금오도 비렁길이 섬으로서의 빼어난 선경으로 존재하기까지는 금오도 사람들의 고집이 한몫했다는 사실을 탐방객은 기억하자. 여느 섬들은 육지와 섬이 서로 닿도록 다리를 놔달라고 성화를 부렸으나 이곳 금오도 사람들은 개발이 늦어도 좋으니 제발 이대로 두라는 우직함이 지금과 같은 비경을 간직할 수 있었다. 금오도 사람들의 판단이 옳았다. 2006년도의 일이다.

비렁길을 국어사전에서 찾을라치면 아예 검색이 되지 않는다. 제주 올레길이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에서만 사용하는 제주 방언인 것처럼 비렁길 역시 벼랑을 일컫는 여수지방의 사투리다. 지심도만큼은 동백이 덜할지 몰라도, 오동도 섬처럼 동백나무의 숲이 좀 작을지는 몰라도 금오도 역시 천지가 동백 숲이다.

동백은 어떤 꽃인가, 겨울에 피는 꽃이지만 슬며시 봄을 언질하는 꽃이다. 얼어붙은 땅을 비집고 꽃대를 올리는 너도바람꽃도 동백이 피고 난 후에야 꽃을 피우고, 눈 속의 복수초도 동백이 어느 정도 피었는지 눈치를 보며 샛노란 흔적으로 봄을 알린다. 처녀치마도 동백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보름밤을 더 지내야 꽃이 핀다. 동백은 한겨울의 모진 설움을 안고 피는 꽃이지만 설렘으로 가득한 꽃이다. 온 세상이 냉랭한 절기에 선혈처럼 뜨거운 심장을 갖고 피는 꽃이 동백이다.

동백은 왜 이토록 붉은색으로 꽃을 피울까. 동백은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를 지녔으나 향기가 없는 꽃이다. 대부분의 꽃들이 곤충에 의해서, 혹은 바람의 영향으로 수정을 하는데 반해, 동백은 동박새가 동백꽃 속을 뻔질나게 드나들어야 꽃가루받이를 하는 이른바 조매화(鳥媒花)의 꽃이다. 만일 동백이 흰 꽃이거나 노란색이었다고 가정해 보자. 향기도 없는 동백꽃을 동박새라고 거들떠보기나 했었을까 말이다. 이보다 생존본능의 몸부림이 간절한 꽃이 또 있으랴. 절정의 순간에도 미련을 두지 않는 꽃이 동백이다. 나무 끝에서 한 번 피고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또 한 번 피는 꽃, 핏빛 강렬한 꽃으로 피어나서 설움으로 몸살을 앓다가 꽃봉오리째 마당으로, 발등으로 뚝 떨어지는 꽃이다. 그러기에 동백은 낙화(落花)가 아닌 절화(切花)의 꽃이다.

막포전망대에서 바다를 본다. 어떤 배는 붉은 깃발을 내걸고 만선으로 포구에 들어오고 또 어떤 배는 밤새 던져놓은 통발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 장지 방파제를 돌아 나오는데 대발 위에서 미역을 말리던 여인은 다시 방풍밭으로 간다. 바닷물이 잠시 썰물이 되어 마실을 나갈 적에도 섬에 사는 아낙들은 갯벌로 나가 조개를 캐고 똘쟁이를 잡고 굴을 깐다. 섬사람들은 다 부지런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빈둥빈둥 놀기만 좇는 사람은 섬에서 눈치가 쌓여 살지 못한다.

장지 방파제는 비렁길 5코스의 날머리다. 해솔 우거진 벼랑에서 넋이 나가고 대숲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 동백꽃 붉은 담을 돌아 나오면서 또 한 번 넋을 잃었다. 작은 포구에서 입가심도 못 하고 반은 걷다가 반은 뛰면서 여천여객선터미널로 향하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여수로 나오는 배를 탔다. 지그시 눈을 감는데 벼랑 끝 바위와 바다가 어우러진 매봉전망대가 눈에 어른거린다. 그렇다. 해송 숲 사이로 햇발이 간지럽거든 앞섶 단추 하나 풀어보자. 금오도 비렁길로 동백꽃이 붉거든 단추 하나 더 풀어보자.

〈한걸음 더 들어가는 멘트〉
비렁길은 벼랑을 뜻하는 여수지방의 사투리다. 제주의 올레길은 제주의 방언으로 집으로 통하는 작게 난 길을 뜻한다. 강릉의 바우길 역시 강원도와 전라도에서 흔히 써왔던 방언이다. 설악산의 귀때기청봉은 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이렇듯 방언이나 사투리가 지명으로 남아 고유명사로 굳어진 사례가 더러 있다.
--- 「01 막배 놓치고 그냥 섬에 눌러 살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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