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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은퇴를 했습니다

조금 이른 은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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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98g | 135*190*15mm
ISBN13 9791189586386
ISBN10 11895863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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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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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짓눌러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색한 웃음으로 넘겨야 했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와도 피할 수 없이 버티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대로 도망치고 싶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마지막 출근일 이후로 목요일과 금요일은 부처님 오신 날, 근로자의 날이었다. 이어지는 주말까지 4일의 연휴 동안 아내와 함께 보냈다. 하루는 처가 식구들과 저녁 식사를 했고, 하루는 아내와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산을 찾았다. 주말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퇴사 후 출근을 하지 않는 첫 번째 날인 오늘은, 아내가 건강 검진이 있어서 휴가를 냈다.
“아직 퇴사 기분이 안 나. 그냥 긴 주말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라고 했더니 아내가 평소 주말과 다른 점을 찾아냈다.
“카톡이 조용하잖아.”
--- p.14

맛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었다. 나는 전라도 음식을 먹으면서 자랐고, 맛집 선정의 기준은 까다로웠다. 마트에서 무언가를 살 때도 신중했다. 경상도 음식을 먹으면서 자란 아내의 입맛을 한 수 아래로 여겼다. 아내는 그 맛있는 고등어구이를 비리다고 먹지 않았다. 게맛살이 맥주 안주인 취향을 얕봤다. 단종된 슬라이스 치즈는 내가 비주류의 입맛일 수 있다는 의심의 단초가 됐고, 그건 충격이었다. 비슷한 몇 번의 경험을 더 하고 난 후 깨달았다. 남들보다 맛을 잘 아는 게 아니라 그냥 별난 입맛일 뿐이었다.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건 위험했다. 식당을 차리겠다는 꿈을 접었다.
--- p.30

돈을 벌 다른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답을 구한 건 아니야. 근데 그 새로운 밥벌이가 뭐가 되든, 아마도 지금만큼 벌지는 못할 거야. 어쩌면 그나마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난 점점 가난해질 건데, 혼자였다면 그게 걱정이 되진 않겠지만 너와 함께라는 건 다른 문제니까. 주저리주저리 떠오르는 대로 말하는데 아내가 말을 끊었다. 아니, 소리를 질러서 말이 끊겼다.
“내가 먹여 살리면 되잖아!”
깜짝이야. 아내가 그렇게 성량이 풍부한지 몰랐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이런 반응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몇 개월째 나를 깔아뭉개고 있던 문제가 아내에게는 ‘그깟 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 p.48

“나도 때려칠까?”
아내의 표정은 환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게 이렇게나 해맑을 일인지. 나를 먹여 살리겠다고 큰소리쳐서 날 감동시키더니, 이제 와서, 심지어 난 아직 퇴사도 안 했는데 본인도 때려치우겠다는 뜻을 보였다.
“나도 요즘 들어 예전처럼 이 일이 재밌지가 않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싶다.”
의기소침해 있는 나를 응원하기 위해 퇴사를 ‘그깟 일’ 취급한 줄 알았는데, 실제로 아내에게 퇴사 정도의 일은 ‘그깟 일’이었다. 연애 시절, 마흔 살에 은퇴하는 게 꿈이었다고 아내에게 가끔 얘기했었다. 그건 등대지기만큼이나 현실성이 없는, 단지 꿈일 뿐이었다.
“당신이 못 이룬 꿈을 내가 대신 이뤄 줄게.”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 왜 내 꿈을 네가 이루려는 건데. 내가 그만둔다고 하면서 아내만 일하라고 억지를 부릴 수도 없었다. 마침 아내의 나이가 올해 마흔이다. 큰일이다. 성실하던 아내가 나에게 물들었다. 부부가 결혼하자마자 둘 다 백수가 되려 한다.
--- p.85

살아가는 건 모든 게 다 비용이다. 우리가 가진 돈으로 최대 몇 년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했다. 2인 가구 최저 생계비를 찾아보니 179만 원이라고 나왔다.
“179만 원 안에 부모님 용돈은 포함 안 되겠지?”
양가 부모님께 한 달에 50만 원의 용돈을 드리고 있었다. 일을 그만둔다고 드리던 용돈을 끊을 수는 없었다. 최저 생계비에 부모님 용돈 50만 원을 더하면 230만 원이었다. 거기에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예비비를 포함해 한 달에 250만 원을 쓰는 거로 정했다.
“한 달에 250만 원씩 쓴다고 하면 1년이면 3천, 10년이면 3억이다.”
10년 후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55세가 된다. 물론 적은 돈이지만 수입이 생긴다. 10년 동안 우리가 아무런 밥벌이도 찾지 못한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돈은 3억이었다. 그 큰돈이 나올 만한 곳은 한 군데밖에 없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 p.89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숨이 헉헉거리고 땀범벅이 된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겨우 집으로 들어온다. 영화 속의 젊은 남자 주인공 같은 여유로움 따위는 없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난 현실에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꾸준함으로 만든 내 몸의 변화를 보면 뿌듯하고 대견스럽다. 은퇴를 하고 난 이후 느낀 첫 번째 긍정적인 변화이다. 꾸준히 매일 하고 있는 건 달리기뿐만이 아니다. 글을 쓰는 것도 그중의 하나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을 알게 된 것도 전엔 몰랐던 즐거움이다. 매일매일의 꾸준함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로 보상을 받는다. 새로 받은 선물 상자 안에는 또 무엇이 들어있을까를 상상하는 게 즐겁고 설렌다.
--- p.171

자신과 가까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인생을 다시 산다면 아홉 번째 인생 즈음엔 나도 이렇게 해 볼까 하는 이야기 정도로는 여겨 준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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