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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모로 누운 사람 (큰글자도서)

내 곁에 모로 누운 사람 (큰글자도서)

: 시인 김용택 부부의 편지

큰글자도서라이브러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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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95*273mm
ISBN13 9788960907096
ISBN10 89609070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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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면 부모도 바뀌어야 한다는 걸 실감합니다. 옳은 말은 빨리 받아들이고 잘못했으면 바로 사과하고, 아이들이 우리와 동등한 입장이란 걸 우리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아이들이 오래도록 우리 곁에 친구로 남아 있겠구나…….
쓸쓸한 일은 아닙니다. 생각하면 목이 메는 일입니다.
--- p.23~24, 「아닙니다」 중에서

고향이 내게 준 그 수많은 상처들을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합니다. 다만 당신이 내 곁에서 같이 울어주었지요.
--- p.25~26, 「고향 산천」 중에서

내 청춘의 강 길에는 눈이 내리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꽃들이 피었지요. 외로움이 깊었어요. 피와 살이 마르면 책으로 피와 살을 보충했지요. 생각은 끝이 없고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 얼마나 더디고 긴 삶의 고난이었는지요. 그 어두운 시골 작은 골방에서 창호지 문으로 새어 든 달빛으로 시를 쓰던 날들이 생각납니다.
--- p.128, 「세상을 향한 사랑」 중에서

햇살이 맑던 겨울 어느 날 당신을 찾아갔지요.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완행버스를 타고 갔지요. (…) 너무 말라서 볼이 움푹 팬, 담배를 많이 피워 입술이 파랗던, (…) 당신을 찾아갔지요. (…) “선생님, 저랑 같이 살면 안 돼요?” “너랑 나랑?” “네.” “은영아, 제정신이냐? 내가 나이가 몇인 줄 알아?” “네, 서른여덟요.” “너는?” “스물넷요.” “정신 차려라. 부모님을 생각해야지. 동생들 생각도 하고. 밤이 깊었다. 가서 어머니하고 자고 내일 가거라.”
그래도, 당신이 말은 그렇게 해도 약간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 p.131~132, 「그랬지요」 중에서

끝도 없는 사이가 고부간입니다. 특히 큰며느리하고는 더 그렇습니다. (…) 나도 나이를 먹고 아이들이 또 저렇게 자라고 보니 어머니 마음이 다 보였습니다. (…) 때로 속이 상하기도 하고, 가끔씩 질투가 나기도 하고, 나는 뭔가 싶기도 했지만, 그런 생각은 잠깐이었습니다. (…) 처음에는 당신이 어려워서, 또 사람으로서 양심에 가책이 돼서 어머니 말씀을 잘 들은 적도 있습니다. (…) 진짜 어머니가 미웠었는데, (…) 편지를 쓰다 보니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민세 에미야, 살다 보면 그런 일이 왜 없겄냐. 그래도 나는 니가 있으니까 됐다.” 나도 그렇습니다. 마른 나뭇가지처럼 다 늙으신 어머니가 우리 곁에 있어서, (…) 나도 됐습니다. 우리도 저렇게 늙어갈 것이고, (…) 그렇게 늙어가야 한다는 것을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우리가 어찌 알겠어요.
--- p.159~163, 「살면서 무릎이 꺾일 때」 중에서

사람들은 내게 가끔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시인하고 사는 게 어떠세요?” 그럼 그때 생각납니다. 아, 내가 시인하고 살고 있었지. 나는 당신이 시인이라는 걸, 당신이 예술을 한다는 걸 잊고 삽니다. (…) 당신은 내게 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일상을 잘 살아가는 거라고 말합니다. (…) 만약 당신이 일상을 존중하지 않았다면, (…) 당신의 시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공허한 외침이었다면, 나는 당신이 부끄러웠을 겁니다.
--- p.140~142쪽, 「일상을 존중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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