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천직인 줄 알고 살던 나는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해보겠다고 무작정 사회로 나왔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당연한 요즘과 달리, 내가 20대였던 시절에는 남편의 월급으로 아끼고 모으며 살림을 하고 자녀를 키우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중략) 그런데 4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여성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배움과 자아성취가 당연한 권리가 되었고, 직업 활동 또한 필수가 되었다. 혼자 벌어서는 가정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무엇보다 평균수명이 100세를 넘어서니 좋든 싫든 5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을 직업인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 p.10
‘개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쓴다’라는 말이 있다. 자존심도 내려놓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심히 돈을 벌어서 우아하고 품격 있게 쓴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기왕이면 돈을 벌 때도 정승처럼 우아하고 품격 있게 벌어야 한다. 가뜩이나 살기 힘든 세상에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 수 있겠으나, ‘돈’이 아닌 ‘실력’에 집중하며 나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 p.10
행복한 삶, 아름다운 삶은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매일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서 3시간 가까이 외적인 아름다움에 시간을 쏟는 사람이라면, 이후의 시간은 어떨 것 같은가? 그 정도로 부지런하게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사람은 이후로 이어지는 시간 또한 결코 헛되이 쓰지 않는다. 피부를 가꾸고 몸매를 가꾸는 노력의 수십, 수백 배의 열정으로 자신의 삶을 가꾼다. --- p.19
잘난 남편도 좋지만 잘난 나는 더 좋다. 조건 좋은 남자를 찾을 시간에 내 조건을 더 빛내고, 남편의 성공을 응원할 힘으로 내 성공에 더 정성을 들이자. 조건 좋은 남자, 능력 있는 남편보다 내가 능력을 더 갖추고 좋은 조건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 빛을 내는 힘을 가져야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삶에 당당할 수 있다. ---p.36
시도하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남은 인생을 자신 있고 당당하게 꾸려가려면 어떤 일을 하며 커리어를 쌓아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마음을 이끄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장 배우고 도전해야 한다. 그래야 내 안의 진짜 능력을 찾아내고, 그것을 성장시키면서 멋진 나를 완성해나갈 수 있다. ---p.42
바깥일과 가정일을 모두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내가 ‘슈퍼우먼 신드롬’에 빠진 것은 아니다. 직장 일과 집안일을 모두 잘 해내려는 마음이 지나쳐서 두통, 노이로제, 우울증, 불안감 등의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슈퍼우먼 신드롬과 달리 나는 그것들을 해내면서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다. 게다가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마음도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만큼만 한다는 마음으로 한다. 게다가 힘들거나 행복하지 않다면 언제든 슬쩍 힘을 빼면 되었다. 그런 편한 마음으로 지내다 보면 다시 에너지가 채워지니, 그때 또 힘을 내면 된다. ---p.51
100세 시대를 맞으며 다들 노년의 경제활동과 무료한 생활을 걱정할 때, 남들이 흉내 내지 못할 나만의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사람들은 100년을 바라본 긴 계획으로 자신의 삶을 나아간다. 특히 은퇴의 시기를 사회적 기준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 건강과 실력만 유지한다면 70살은 물론이고 80살까지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 게다가 나이와 경력이 쌓일수록 더 큰 인정을 받으며 자신의 자리를 탄탄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p.55
매번 예쁜 정장 차림에 큰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는 나를 보며 이웃 아주머니들이 관심을 보이며 어디에 가는지 물었다. 그때마다 나는 “네, 피부관리 배우러 학원에 가요.” 또는 “네, 피부관리 해드리러 청담동으로 출장 가요.”라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때마다 학원에 다닌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실력이 얼마나 좋기에 벌써 출장마사지를 다니느냐며 신기해했다. ---p.71
책임질 자신만 있다면 조금 허세를 부리거나 당돌해도 괜찮다. 당당한 태도만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절반은 열 수 있다. 일단 그 문을 열고 들어간 후, 끝장나는 노력으로 내 허세를 책임지면 된다. ---p.75
포기는 패배가 아닌 선택이다. 말장난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결과를 그렇게 만들면 된다. A를 포기한 대신 B에 더 큰 열정을 쏟고 나아간다면 포기는 패배가 아닌 선택이 된다. 물론 이 또한 충분한 고민과 신중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한다. ---p.77
일하는 목적이 돈을 버는 것에 있기도 하지만, 나는 기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도 배가 터지도록 먹으면 맛은커녕 고통으로 다가온다. 좋아서 하는 일도 과부하가 걸리면 노동이 되고 고통이 된다. 음식도 적당히 먹을 때 가장 그 맛을 잘 음미할 수 있듯이 일도 즐겁고 행복하게 해야 진정한 품격 있는 삶을 느낄 수 있다. ---p.85
늘 미스코리아 대회에서나 볼 법한 우아한 올림머리를 하고 몸의 라인이 드러나는 롱드레스를 입었다. 그리고 숍에 있던 선탠실에서 피부도 구릿빛으로 만들었다. 늘 웃는 얼굴로 고객을 대하되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피부관리실 원장의 차림새와 태도가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낯설었던지, 개업하고 한 달여가 지났을 때 이미 동네에 나에 관한 소문이 파다했다. 별난 여자가 왔다고. ---p.116
손님을 가려서 받는다니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하나를 팔고 열을 손해 보는, 결국 팔지 않는 게 남는 장사인 경우도 있기에 고객을 선택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손해가 아니더라도 직원의 정신적 에너지를 갉아 먹거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등 함께함으로써 마이너스가 되는 사람은 애초에 차단해야 한다. ---p.120
신규 등록 고객인 P는 세안하러 들어가면 늘 세안실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주변에 물을 튀기며 세안을 하는 데다가 시간도 20분 이상이나 소요됐다. 다른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 부분은 개선되어야 하겠기에 얼굴 관리를 해주며 P에게 말했다. “고객님, 오늘 보니 세안을 조금 오래 하시더라구요. 고객님은 피부가 부드럽고 예민해서 클렌징을 너무 과하게 하면 안 돼요. (중략)” 이처럼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면서 행동을 개선하도록 유도한다. ---p.128
리더는 직원에게 큰소리치며 힘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외부의 공격에서 내 사람을 지키고 그들의 행동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다. 이는 직원을 위한 일인 동시에 고객을 위한 일이며, 회사를 위하는 가장 지혜로운 처세술이다. ---p.136
사실 나의 이런 행동은 당시 세리 미용실의 원장님이자 ‘미스코리아 대모’로 불리었던 L 원장님을 그대로 흉내 낸 것이었다. 그 시절 최고의 토탈 뷰티숍이었던 압구정 세리 미용실에 입사하던 그 순간부터 나는 L 원장님을 나의 롤모델로 삼았다. 우아하고 도도한 외모에서 풍기는 아우라도 감탄스러웠고, 수많은 직원을 낮은 목소리로 통솔하는 카리스마도 너무나 존경스러웠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분의 모든 것을 흉내 내면서 미래의 나의 모습을 만들어갔다. ---p.175
경영만 하는 원장은 현장에서 직접 모든 것을 다 하는 원장과 실력의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유명한 축구 선수도 실전에서 뛰지 않고 감독만 해서는 이전의 실력보다 더 나아질 수가 없다. 어제의 나를 뛰어넘는 내일의 실력은 오늘 열심히 현장에서 뛴 나의 땀과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p,184
100에서 하나를 빼면 얼마일까? 산술적 계산으론 99가 답일 테지만 비즈니스에선 0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99개를 잘하더라도 결정적인 하나가 부족해서 고객이 돌아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은 물론이고 매장의 청결 상태나 직원의 옷차림까지, 고객은 한 가지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돌아설 준비를 하고 있다. ---p.186
비 오는 날에 매장에 들어섰는데, 직원이 “어깨가 젖으셨네요.”라며 건네주는 작은 수건 하나, 유모차를 밀고 오는 나를 위해 얼른 달려와 문을 열어주는 사소한 친절이 전하는 만족과 감동은 생각보다 훨씬 더 힘이 세다. 고객의 작은 불편함과 필요까지 찾아내는 섬세한 눈은 진심이 아니고는 결코 가질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p.207
흔히들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 결혼한 여자에게 ‘남자 복이 있다’, ‘남편 복이 있다’라며 부러워한다. 그러나 요즘은 남자도 여자를 잘 만나면 아내 복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남편이 벌든 아내가 벌든 그만큼 힘 있고, 서로에게 복도 나눠줄 수 있으니 얼마나 귀하고 값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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