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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의 두 번 째 인생

애비의 두 번 째 인생

다락방 N-0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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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38쪽 | 356g | 148*210*20mm
ISBN13 9788985635950
ISBN10 898563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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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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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프랜시스 오록 도웰
미국 평단의 호평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작가로, 『Falling in - 거기, 마녀가』, 크리스토퍼 상 수상작 『슈팅 더 문』을 비롯해 십대 소녀가 주인공인 작품을 여러 편 썼다. 아들 잭의 5학년 역사 수업을 계기로 루이스 클라크 탐험에 푹 빠지게 되었고, 탐험대가 서부로 나아간 경로를 따라 밴을 타고 여행하길 꿈꾸고 있다. 여우와 얼린 포도를 좋아한다. 노스캐롤라이나 더럼에서 두 아들,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역자 : 강나은
영미도서 번역가. “사람들의 수만큼, 아니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정답들 가운데 또 하나의 고유한 생각과 이야기를, 노래를 매번 기쁘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옮긴 책으로 『Falling in - 거기, 마녀가』, 『슈팅 더 문』, 『그토록 간절했던 평범함 굿바이』, 『착한 가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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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야?”
애비는 여우에게 물었다. 쪼그리고 앉아 손을 내밀었다. 애비는 여우가 그 손을 핥길 바란 것일까? 빙고처럼 귀 뒤를 살살 긁어 주길 기대하며 손에 머리라도 문지르기를?
여우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여전히 애비를 바라보며.
“너 여기 살아?”
애비는 물었다.
한 걸음 더 가까이. 애비는 이제 무섭지 않았다. 여우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여우의 주둥이에서 3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손을 내밀었다. 여우가 입을 열었다. 애비는 여우가 하품을 하려나 보다, 내 발치에 몸을 말고 잠을 청하려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여우의 이빨이 애비의 손에 닿았다. 가볍게. 마치 아주 조금만 상처를 내려는 것처럼. (30~31쪽)

그 악몽. 매일 밤 꾸는 똑같은 악몽이었다. 군인들이 건물 밖에 서 있다. 여우의 눈에는 소년처럼 보이는 군인 여섯이 낄낄대며 장난을 치고, 그중 둘은 전날 밤에 본 어떤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여우는 모래 위 태양의 향기와 사막의 선인장 꽃과 앳된 청년들의 웃음소리에 이끌려 막 그 이야기 속으로 발을 디딘 참이다. 여우가 어느 지프차의 앞자리에 앉아서 그 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트럭 한 대가 입구를 부수며 돌진하더니 더욱 속도를 올리며 모래자루 더미를 돌파한다. 어느새 여우는 공중에 뜬 채 상황을 지켜보고(몸이 화염 속을 날고!), 어느 군인도 여우와 나란히 떠올라 둘의 몸이 그렇게 함께 공중을 날다가, 어느 순간 그 군인은 보이지 않고, 여우만 아래로 끝없이 추락하고 또 추락하다 가속이 붙어, 마침내는 몸이 땅에 부딪혀 터져 버리기 직전……
여우는 언제나 땅에 부딪히기 직전에 잠에서 깨었다. 하지만 눈을 떠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이 들판이라는 것을 깨달아도, 눈앞에 꽃과 들풀들이 보여도, 여우에겐 여전히 그 쾅 하는 소리가 들렸다. (58~59쪽)

애비는 혹시 그 여우가 길 건너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창밖을 흘낏 보았다. 지금 여우는 애비를 올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애비는 그 여우가 분명히 길 건너편에 있고, 분명 애비에게 무언가를 말하려 하고 있음을 느꼈다. 여우는 외치고 있다. 그 애들 말 듣지 마, 애비. 듣지 말라고!
안 들을 거야! 애비는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애비는 크리스틴에게 말했다.
“나 다이어트 중이야.”
애비는 자신의 떨리는 손이 크리스틴에게 보이지 않도록 퍼드를 꼭 끌어안으며 거짓말을 했다.
“벌써 1킬로그램이나 빠졌어.” (139~140쪽)

“그 앤더스라는 애가 개울을 건너면 안 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그 애 부모님은 물에 빠져 죽기라도 할까 봐 걱정하시는 걸까?”
마치 먹을 가치가 있는 음식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꼬마 당근을 관찰하며, 아눕이 난데없이 물었다.
애비는 다시 자신의 친구들에게로 주의를 돌렸다. 점심시간이 막 시작됐을 때 애비는 아눕과 자파르에게 앤더스 가족 이야기를 했다. 아눕과 자파르가 관심을 보이기를, 그래서 자신과 말리스의 동물 조사를 도와주겠다고 나서기를 내심 바라긴 했지만, 둘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더는 길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지금 보니, 아눕은 자파르와 축구 토론을 하고 매일 싸 오는 도사를 먹으면서도 자신만의 조심스러운 방식으로 그 일에 마음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164~165쪽)

“저 혼자서 한번 타 보고 싶어요.”
맷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 알았다. 정말 그러고 싶은 거지?”
애비는 고개를 끄덕였고 맷은 애비에게 고삐를 돌려주었다.
“내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서 나는 여기에서 보고 있으마. 네가 가고 싶은 만큼 가 봐라.”
애비는 러커스의 옆구리를 발꿈치로 살짝 두드렸다. 러커스는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애비는 깊은 숨을 쉬고는 러커스의 옆구리를 한 번 더 찼다. 애비는 그 이상을 원했다. (너무 많이는 아니고, 조금 더.) 러커스의 걸음이 빨라졌을 때, 애비는 마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높이 떠올랐을 때처럼 뱃속이 붕 뜨는 기분을 느꼈다. 나는 것 같아. 행복에 젖은 채 애비는 생각했다. 지금 러커스의 움직임이 달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말이다. 무슨 상관이람? 날겠다고 해서 꼭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려야 하는 건 아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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