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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인의 초상肖像

그 여인의 초상肖像

: 세 가지 색깔의 각기 다른 소설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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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152*225*30mm
ISBN13 9791192071466
ISBN10 119207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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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피부에 시원하게 큰 눈을 가진 둘째 딸은 이목구비가 뚜렷하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의 청초한 얼굴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을 수줍어하는 자신을 보며, 진우는 많이 당황했다. 시선을 어디로 두어야 할지 허둥대며 꽃밭으로 눈길을 돌리자, 이름을 알 수 없는 갖가지 색깔을 띤 꽃송이들이 당황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양가(兩家) 부모님들과 자녀들, 합해서 아홉 사람이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우의 어색하고 서투른 모습은 딱 들켰을 뻔한 그러한 모습이었다.”
--- 「그 여인의 초상」 중에서

“빗방울은 굳이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한 방울 두 방울 내리기 싫다는 듯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그곳은 지어진 지 몇 년 되지 않은 제법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단지였다. 그곳에서 동훈 집까지는 마을버스로 가도 십여 분 거리여서 멀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여자가 병원에 가는 것을 왜 싫다고 했는지, 아는 사람을 부르지 않고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 왜 도움을 청하였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그 사연은 알 수 없다 해도 어려운 처지에 처한 젊은 여성을 도울 수 있었다는 것, 도움을 받는 여성이 자신을 믿어주었다는 것이 왠지 뿌듯했다.”
--- 「처음 그 자리 그 시간」 중에서

“가로수 은행잎이, 청명한 가을 햇볕에 노랗게 물들어 눈부시게 반짝이는 십일월 초순 어느 날, 준혁은 생일을 맞게 되었다. 자녀들로부터 생일 축하금을 받은 준혁은 이 돈을 ‘고삼모’에 후원금으로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마도 ‘착한 양심’들이 모여 ‘아름다운 세상’ 한 편(篇)을 만들고 있는 그곳에서 지금도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을 그 여인의 음성을 다시 듣고 싶은 바람도 작용했을 것이다. 오늘은 또 어디서, 어떤 나쁜 소식을 듣게 될까, 하루하루 긴장하고 불안해하던 그 시절, 따뜻하게 다가와서 유일한 위안을 주었던 그 음성은 고마운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 「사과밭 가는 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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