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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고삐

[ 양장 ]
리뷰 총점10.0 리뷰 20건 | 판매지수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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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6월 2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14g | 136*195*23mm
ISBN13 9791192376042
ISBN10 119237604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 30년 만에 부활한 사강의 대표작 *
*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명예 교수 김인환의 유려한 번역 *
* 소설가이자 번역가 신유진의 추천작 *

매혹적이고 요동치며 파괴적이고 날카롭다.
사강을 수식하는 말일까, 사강의 작품을 설명하는 말일까.

여기, 또 하나의 매혹적으로 요동치는 이야기가 있다. 사강의 스물아홉 번째 책, 『황금의 고삐』다. 그는 전작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가 가장 잘하는 질문, 사랑에 대해 묻는다. 정확히는 사랑이라 뭉뚱그린 감정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를 밝힌다.
ㅡ소설가 신유진

사람들은 그녀가 단 한 권의 책을 쓴 작가로 남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비범한 재능은 그 삶이 타들어가는 순간에도 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사강은 프랑스 문화의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열아홉에 발표한 『슬픔이여 안녕 Bonjour Tristesse』이 전례 없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단에 데뷔, 그해 문학비평상을 받은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섬세한 문체와 사랑의 본질을 꿰뚫는 직관으로 오늘날에도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했다. 그런 그녀의 스물아홉 번째 소설 『황금의 고삐』가 30년 만에 페이퍼로드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인 김인환은 자신이 30년 전에 접한 책의 내용과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했다. 긴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기 하루 전이었다. 그는 프랑스인 친구로부터 당시에도 문단의 사랑과 질타를 동시에 받던 사강의 책을 선물받는다. 친구는 이 작품이 여느 사강의 작품과는 다르다고 했다. 김인환 교수에게 책을 건넨 친구는 사강이 이 작품에서 여전히 사랑을 말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깊숙이 인간의 가장 치졸한 욕망을 담고 있다고 했다. 이 작품만의 독특한 특징이기도 한 ‘돈’에 관한 이야기였다. 사랑의 비극이 어떻게 돈으로 치환될 수 있단 말일까. 하지만 사랑에는 사랑만 있지 않다. 연인에게 사랑을 속삭일 때조차도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만큼 사랑의 속성은 가장 통속적인 곳에 가닿아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어두운 침실의 저편 9
내 마지막 은신처 35
아무도 아닌 61
희랍에 없는 말 93
휘파람 107
우리의 상스브리나 137
카프리섬의 연인 195
발랑스 부인과의 농담 213
시인의 마돈나 243
무력한 증인 283
행복한 후회 309

사강을 읽는 일 323
ㅡ추천사 소설가 신유진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매혹적이고 요동치며 파괴적이고 날카롭다. 사강을 수식하는 말일까, 사강의 작품을 설명하는 말일까. 모르는 것, 느끼지 못한 것, 체험하지 않은 것은 쓸 수 없다는 사강을 두고 그의 작품과 그의 삶을 분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사강의 문학은 사강의 삶과 함께 완성된다.
여기, 또 하나의 매혹적으로 요동치는 이야기가 있다. 사강의 스물아홉 번째 책, 『황금의 고삐』다. 그는 전작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가 가장 잘하는 질문, 사랑에 대해 묻는다. 정확히는 사랑이라 뭉뚱그린 감정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를 밝힌다.
--- 「추천사, 소설가 신유진」 중에서

나는 어두운 우리의 침실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인도산 천이 둘러쳐진 아주 여성적인 방이었다. 방 안에는 여느 때처럼 감미롭고도 짙은 로랑스의 체취가 감돌았다. 그녀가 어렸을 적, 두세 번의 투베르쿨린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부터 그녀의 어머니가 잠잘 때는 반드시 덧문과 창문을 닫아야 한다고 가르쳤기 때문이었다. 항상 그랬듯이. 로랑스의 체취는 내게 약간의 편두통을 안겨주었다.
--- 「어두운 침실의 저편」 중에서

문득 내가 돈을 내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그 아파트에는 한 여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나와 삶을 공유하는 여자이지, 나의 존재를 완전히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때로는 나를 자신의 일부나 신체의 일부인 양 내팽개치는 여자가 아니었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그럴 수 있는 형편이 되는 즉시 로랑스와 헤어지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비열한 짓인 것 같았다. 아무리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실제로 그럴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그다음에 나를 에워싸게 될 혐오감, 오래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틀림없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내가 느끼게 될 나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깊이 생각해야만 했다.
--- 「내 마지막 은신처」 중에서

나는 서둘러 양복점으로 갔다. 7년 동안 로랑스는 어떨 때는 나를 낭만주의 시대 음악가의 의복으로, 또 다른 때는 1930년대 외교관들이 입던 양복으로 입혔기 때문에 나는 약간은 헐렁하고 편안해 보이는 코르덴 양복이 정말 입고 싶었다. 그런 양복을 나는 금방 찾아냈는데, 내게 아주 잘 맞았다. “손님, 머리 색깔과 눈 색깔과도 똑같은 색이군요!”하고 판매원이 큰 소리로 솔직하게 말했다. 나는 깃에 단추가 달린 미국식 와이셔츠와 그것에 어울리는, 양모로 뜨개질을 한 넥타이 하나를 사면서 그 값을 수표로 지불했다. 로랑스가 자기의 거래 은행에 열어준 예금 통장의 수표였다. 로랑스는 매달 초 바로 그 예금 통장 안에 용돈을 넣어주었다. 딴에는 통장에 넣어주는 것이 현금을 건네는 것보다 덜 쑥스럽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 「아무도 아닌」 중에서

나는 이처럼 자연스러운 로랑스를 보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녀의 목소리도 자연스럽고, 격분한 그녀의 표정은 거의 속되기까지 했다. 나는 이처럼 그녀가 뻔뻔스럽고, 격분하고, 자연스럽고, 냉정할 때가 아주 좋았다. 그런데 그녀는 항상 그런 자신을 내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런 표정을 지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자신이 절대적이고, 비물질적이고, 저속함을 초월하고, 지적이고, 순진하고 꿈 많은 여자이기를 바랐고, 또 그렇다고 믿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그녀는 자신과는 정반대의 여성상이 자신이라고 믿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고 있었다.
--- 「희랍에 없는 말」 중에서

그날은 파리에서는 보기 드문 감미로운 9월 하순의 저녁이었다. 하늘은 짙은 청색, 감색을 띠고 있었고, 바야흐로 밤의 푸른색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늘의 푸른빛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찬란하게 펼쳐져 있었고, 그렇지만 찬란한 만큼 큰 거리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데 벌써 하늘의 언저리는 분홍빛ㅡ겨울철의 너무 낮게 내려앉은 하늘을 향해 도시의 불빛을 물들여놓는 그런 회색빛을 띤, 물기를 빨아들이는, 또 추워 보이는 그런 분홍빛ㅡ구름떼로 구멍이 뚫려, 포위되고, 너덜너덜 찢긴 천 조각 같았다. 하늘은 곧 구름으로 완전히 뒤덮일 참이었다. 그러나 겨우 안정감을 되찾은 저녁은 벌써 쌀쌀한 겨울 같은 느낌을 주었다.
--- 「우리의 상스브리나」 중에서

또 어째서 나에게는 집에 초대해서 술 한 잔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없을까? 내게 친구들이 남아 있을 때만 해도 오히려 내 집이 형편없는 꼴이 되어 아무도 못 데리고 오는 장소가 되어버렸을까? 또 무엇 때문에 나는 겨우 산책하러 나가면서도 복잡한 구실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찌하여 내가 외출하는 것이 그녀의 곁을 떠나는 것이라고 이름 지어졌을까? 어째서 그녀의 친구들은 오만불손하고, 어리석고 타협주의자들이어서, 그들이 2세기 전에 태어났더라면 단두대 감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던가? 어떻게 그처럼 나 자신의 욕구를 저버리고, 무시할 수 없는 법령 같은, 거의 기상학적 풍토와도 같은 그녀의 기분 변화를 재빨리 눈치채야 했던가? 어째서, 어떻게, 또 누구 덕택에, 무엇 대신에 그랬던가? 그래서 오늘날보다 이기적이 되고, 보다 비겁하고, 또 나 자신의 운명에 무관심해져 버린 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게 되었다.
--- 「카프리섬의 연인」 중에서

어린 시절이란 축복받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것이 부당하게 지속될 경우 괴상망측하고 끔찍한 게 되어버린다. 반면 어린 시절이라는 이득권이 너무 일찍 오면 그것은 오히려 재미있는 특혜가 된다. 부모에게 창피를 안겨주는 것은 지능발전의 늦음이지, 조숙함 때문은 아니기 때문이다.
--- 「발랑스 부인과의 농담」 중에서

나는 무심코 손깍지를 꼈는데, 그게 정말 내 손이라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고, 그건 이러저러한 어느 가엾은 젊은 남편의 손이었다. 난 창피했다. 난생처음으로 나는 정말 창피스러웠고, 얼굴이 달아올라, 감히 손님들과 카페 주인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그 나쁜 년이 나를 완전히 망쳐버렸잖아. 난 이제 경마장에도 갈 수 없을 거야.
--- 「시인의 마돈나」 중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흥분되어 있었지만, 그 공포 속에서도 객관적이었고, 아무런 원한도, 말하자면 아무런 사적인 슬픔도 들어 있지 않은 그런 목소리였다. 그녀는 오직 내 앞에서 자기가 겪은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었고, 거기에 대해 나는 사실상 아무런 책임도 없었다. 내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자, 그녀가 마치 암이나 다른 불치병에 걸렸다고 고백이라도 한 것처럼 내 마음이 찡했다.
--- 「무력한 증인」 중에서

시골은 아름다웠고, 피사로의 그림처럼 초록색으로 가득하였다.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 차 문으로 들어오는 시월의 촉촉한 대지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내 수중에 오천 프랑이 있을 것인데, 그것이 가능한 한 오래 남아 있도록, 그리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길에서 떠돌기 위해 노력할 것이었다. 한 푼도 없게 되면, 코리올랑을 찾으러 되돌아갈 것이었다. 그동안 나에게는 공기가 필요했다.
--- 「행복한 후회」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매혹적이고 요동치며 파괴적이고 날카롭다.
사강을 수식하는 말일까, 사강의 작품을 설명하는 말일까.
‘30년 만에 재출간된 사강의 대표작’

사랑하는 연인들의 손에는
자기 자신을 옥죄는 고삐만이 남아 있다


『황금의 고삐』는 우리 자신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종의 고삐를 쥐고서 타인을 끊임없이 소유하려 들고, 결국엔 그 고삐가 자기 자신의 목을 조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혼 7년 차에 접어든 가난한 음악가 뱅상과 부유한 상속녀 로랑스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 없이 아름다운 한 쌍이다. 하지만 뱅상이 작곡한 곡 〈소나기〉가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더 나아가 바다 건너 아메리카까지 대히트를 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든다. 엄청난 저작권료와 함께 부를 손에 쥐게 된 뱅상은 더는 로랑스의 인형이 아닌 주체적인 한 남자로서 삶을 영위하고자 한다. 그가 아내가 경멸하는 친구인 코리올랑은 자신의 재무관으로 발탁하고, 그와 함께 경마장에 드나드는 건 그 시작에 불과했다. 뱅상은 로랑스의 침대, 로랑스의 아파트, 로랑스의 정원사, 로랑스의 친구들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고자 한다. 그는 평소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신의 비서이자 로랑스의 친구인 오딜의 제비꽃 향에 매혹되기도 하고, 길에서 만난 쟈닌느와의 두 시간여의 쾌락에 해방감을 맛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로랑스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었을 뿐 그의 탈출구가 되어주지는 못한다. 그는 마치 영원히 달릴 수 있는 경주마처럼 자신의 일상을 비틀기 위해 애쓰지만, 파티가 끝난 뒤에 반드시 찾아오는 공허함처럼 다시 로랑스의 곁에 눕는 자신을 발견한다. 로랑스는 그들이 함께한 7년 동안 돈으로 뱅상을 붙잡아둘 수 있을 거라 믿었고, 뱅상은 그녀가 주는 경제적 안락함을 요람 삼아 삶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소설 속 인물을 바라보는 사강의 시선에는 그 어떤 연민도 질타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오직 두 사람만이 관계된 일이기에.

사강의 유일하고도 완전한 재능은
마지막까지 사랑이었음을


사강을 수식하는 말은 수없이 많다. 그녀는 모두에게 주어지는 단 한 번의 삶을 누구보다 빠르게 질주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끊임없이 멈춰 서 있었던 게 있다면 바로 문학이 아닐까. 자신이 모르는 것, 느끼지 못한 것, 체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결코 쓰지 않는다고 한 그녀에게 삶은 문학이고, 문학 역시 삶 그 자체였다.


저는 여자로서 생각하지 않았어요. 단지 책 한 권을 쓰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그것이 전부였어요. 그런데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은 이 한 권의 책이
어떤 종류의 도덕관념을 유발한 것이지요. 아주 지겨운 또 하나의 도덕관념이지요.
ㅡ프랑수아즈 사강

문학사상 남열호 특파원과의 대담에서 사강은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수치심까지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언제까지나 현재만을 쓰고 싶다는 그녀는 당시에도 밤새도록 글을 쓴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사람들은 탁월한 재능에 치열한 노력까지 더한 작가에게 ‘프랑스 문단의 작은 악마’ 혹은 ‘단 한 권만을 완성시킨 천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강의 유일하고도 완전한 재능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사랑’이었다. 그녀에게 사랑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끌림과 서로를 반드시 지옥으로 몰아놓는 집착의 양가적인 속성을 지닌 모순 그 자체였다. 사강이 그린 인물들은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사랑에 빠져든 다음에 그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쓴다. 이때 빠져나오고자 하는 건 ‘우리’가 아닌 ‘나 자신’뿐이다. 내 모든 욕망과 자유를 사랑에 기댄 채로 헌신할 것처럼 굴지만 결국 남은 건 자기 자신만이 아는 치졸함뿐이다. 사강은 이 과정에서 사랑과 고독으로 점철된 삶을 탁월한 감각과 사유로 묘사해낸다. 그 누구도 고독 앞에서 자유를 말할 수 없다는 사실까지도. 그리고 독자들은 마침내 알게 될 것이다. 사강의 삶을 채우던 단 하나의 재능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회원리뷰 (20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당신이 나의 소유가 아닌 것처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따***이 | 2022.08.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늘 강박을 이야기하는 것이 작가라고 표현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스물아홉 번째 작품, <황금의 고삐>는 알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 사랑하니까 소유한다 음악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한 가난한 무명의 음악가 뱅상은 우연히 만난 미모의 부유한 상속녀 로랑스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다. 그리고 7년 동안의 결혼 기간에 뱅상은 로랑스에게 경제적으로 전적으로 의지하;
리뷰제목

늘 강박을 이야기하는 것이 작가라고 표현했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스물아홉 번째 작품, <황금의 고삐>는 알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 사랑하니까 소유한다

음악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한 가난한 무명의 음악가 뱅상은 우연히 만난 미모의 부유한 상속녀 로랑스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다. 그리고 7년 동안의 결혼 기간에 뱅상은 로랑스에게 경제적으로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로랑스의 사랑의 소유물처럼 존재한다.

 

'여보, 난 당신을 속이지 않아. 그럼, 그럼, 당신도 알잖아! 그건 내 선택이야, 내 개인적인 선택일 걸. 당신이 내게 의식주를 제공하고, 또 거기에다 용돈, 담뱃값, 자동차, 보험료까지 대주고 있다는 현실은...'

 

로랑스에게는 항상 뱅상의 부재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드는, 뱅상이 알 수 없는 신경질 내지는 성격장애 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결혼 생활이 7년이나 지났음에도, 하나의 주목할 만한 반응으로 계속 나타나고 있었다.

 

* 성공이 불안한 사랑

우연히 영화 음악을 한 곡 작곡한 뱅상은 영화의 대 성공과 함께 그가 작곡한 주제가가 대 히트곡이 되었고 돈도 벌게 되었다. 그야말로 쥐구멍에 볕이 들었지만, 참 이상하게도 뱅상이 무위도식하며 실패를 거듭하던 시절에는 잘 보살펴주던 로랑스는, 뱅상의 성공에 대해서는 불안해하고 몹시 달갑지 않게 여겼다.

 

'나는 문득 내가 돈을 내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그 아파트에는 한 여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나와 삶을 공유하는 여자이지, 나의 존재를 완전히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때로는 나를 자신의 일부나 신체의 일부인 양 내팽개치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이 절대적이고, 비물질적이고, 저속함을 초월하고, 지적이고, 순진하고, 꿈 많은 여자이기를 바랐고, 또 그렇다고 믿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그녀는 자신과는 정반대의 여성상이 자신이라고 믿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고 있었다.'

 

* 당신이 나의 소유가 아닌 것처럼

로랑스는 뱅상을 사랑한 적이 없었고 오로지 소유하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오로지 자기를 위해서만 나를 사랑했으니까, 그녀는 나라는 사람을 잘 알지도 못했고 또 나에게 관심도 없었다. 사랑이란......, 로랑스에게 고삐를 잡힌 나의 괴로운 코미디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었다.'

 

"당신 어디로 갈 거죠? 당신이 뭘 할 줄 알아요? 아무것도, 당신은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은 아무데도 갈 곳이 없어요. 아무도 당신을 도와주지 않을걸요. 난 당신이 떠나는 걸 원치 않아요. 당신이 떠나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있을 수 없다고요. 난 죽고 말 테니까. 내게 족쇄가 있었다면 당신 주위에 창살을 쳤을 것이고, 내게 족쇄가 있었다면 당신 발에 족쇄를 채웠을 거예요."

 

"그래서 내가 당신을 떠나는 거야. 당신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아. 당신은 내가 당신 옆에 있을 적에 내가 행복한지에 대해선 깡그리 무시하지."

 

'내가 보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거부, 정성껏 감추어도 항상 되살아나는 자기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에 대한 동경, 바로 이것이 인간이라는 종족 사이에 번져있는 가장 큰 불행 중 하나였다.'

 

--- 사랑하는 상대가 나의 소유가 아닌 것처럼 나도 사랑하는 상대의 소유가 아닌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이치 같지만, 사랑의 콩깍지에 눈이 멀게 되는 순간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 곧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사랑의 종말로 향하는 비극의 출발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막상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하는 순간, 상대에게 집착하고 소유하려고 하는 것일까? 어쩌면 불가능을 꿈꾸는 것이 사랑의 속성일지도 모르겠다.

 

#황금의고삐 #프랑수아즈사강 #김인환옮김 #페이퍼로드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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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고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c******9 | 2022.08.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프랑수아즈 사강. 본명은 '프랑수아즈 꾸아레'였지만 첫 작품 <슬픔이여 안녕>을 읽은 아버지가 가족의 성을 쓰는 걸 반대해 '프랑수아즈 사강'을 필명으로 활동했다. 천재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중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앙드레 지드, 카뮈, 랭보, 셰익스피어, 플로베르, 스콧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등 많은 책을 읽기 시작했고, 열아홉 살에 병상에서 6주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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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본명은 '프랑수아즈 꾸아레'였지만 첫 작품 <슬픔이여 안녕>을 읽은 아버지가 가족의 성을 쓰는 걸 반대해 '프랑수아즈 사강'을 필명으로 활동했다.

천재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중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앙드레 지드, 카뮈, 랭보, 셰익스피어, 플로베르, 스콧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등 많은 책을 읽기 시작했고, 열아홉 살에 병상에서 6주 만에 <슬픔이여 안녕>을 발표하여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종종 책이 아닌 작가를 읽는다는 표현을 쓴다. 작가의 존재가 작품을 압도할 때, 혹은 그의 모든 작품이 그만의 고유한 세계로 연결될 때, 작가의 이름은 하나의 장르가 되기도 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그렇다. - 소설가 신유진 (p. 325)'

장르가 된 프랑수아즈 사강. 소설 같은 삶, 아니 삶 자체가 소설이다. 술, 담배, 속도광, 마약 중독, 도박... 일탈로 점철된 삶. 시몽이 폴에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말하듯 사강의 소설은 사강의 삶은 우리에게도 같은 말을 건네며 슬며시 우리의 안색을 살피며 하는 권유가 아니라, 우리 소매를 강하게 잡아당겨 일탈로 이끈다.


'나는 어두운 우리의 침실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인도산 천이 둘러쳐진 아주 여성적인 방이었다. 방 안에는 여느 때처럼 감미롭고도 짙은 로랑스의 체취가 감돌았다. (p. 11, 첫 문장)'

가난한 음악가 뱅상은 부유한 상속녀 로랑스의 사랑 고백을 받고 결혼한다. 결혼 7년 차에 접어든 어느 날 뱅상은 그가 작곡한 <소나기>가 대히트를 쳐서 이백만 달러나 되는 큰돈을 저작권료로 손에 쥐게 된다. 이를 계기로 뱅상은 로랑스와의 관계를 돌이켜본다.

'바로 그런 이유에서 그녀가 가난뱅이인 나와 결혼했던 것이다. 그녀는 내가 연약한 남자여서 자기를 속이는 짓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항상 그녀가 소유자이고 나는 그 소유물이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고 오로지 소유하고만 있었던 것이다. (p. 157)'

금전적 성공이 뱅상에게 가져다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주변의 시선에서 자신의 남자다움이 일깨워져 주체적인 삶을 시도하며 로랑스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질 않는다.

'한심한 일은 나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내가 행복하다는 사실이었다. 난생처음으로 나는 공교로운 삶의 행복과 기쁨을 맛보았다. 7년 동안 나는 모험에 대한 취향이 거세당한 채, 속박 속에서 살아온 것이 분명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가졌던 확실한 장점들 - 쾌활함, 믿음직스러움, 낙관적인 성격 - 을 잃어버렸다. 그 세 가지 천성적 장점은 점차 다른 것들 - 양보하기, 빈정대기, 무관심 -로 길든 성격으로 바뀌었다. (p. 176, 177)'


사랑은 여러 갈래이다. 아니 사랑은 하나인데 사랑하는 방법, 사랑은 갖는 수단이 여러 갈래인가?

뱅상과 로랑스의 관계는? 사랑인가? 아님 한쪽의 일방적인 욕심인가? 로랑스만의 사랑인가? 뱅상은 로랑스를 사랑하지 않았나?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로랑스의 돈이라는 고삐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선택을 했을까? 7년 동안이나? 비겁함뿐이었나?

뱅상을 향한 로랑스의 사랑은? 뱅상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황금으로라도 그를 붙잡고 싶었던 잘못된 수단을 동원한 욕심만 가득한 사랑이었을 뿐이었을까? 뱅상이 떠났을 때, 로랑스가 선택한 죽음은? 진정한 사랑을 잃느니 못 살겠기에 한 선택이지 않을까? 욕망뿐이 선택이었을까?

프랑수아즈 사강의 사랑에 대한 물음은 <황금의 고삐>에서도 이어진다. 사랑이란 감정을 세세히 쪼개어 하나하나 질문한다.


프랑수아즈 사강만이 가진 세밀하고 감각적인 심리 묘사, 그의 글에서 표현되는 심리 변화를 읽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프랑수아즈 사강에게 빠져드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당신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고,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를 좋아하는 것이야. 그런데 당신은 나를 당신 옆에 붙들어 두고만 싶다고 당신 입으로 말했어. 당신은 내가 당신 옆에 있을 적에 내가 행복한지에 대해선 깡그리 무시하지.

맞아요. 네, 정말이에요! 당신을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당신이 맛보는 건 단지 사소한 불행과 사소한 걱정거리, 답답함과 짜증뿐이죠. 그건 당신이 별로 재미있게 놀 줄을 몰라서이거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를 꺼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나는요, 당신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내 가슴엔 비수가 꽂히는 거예요. 알겠어요? 그건 허무감이자 애끓는 아픔이죠. 난 벽에 머리를 찧고, 내 손톱의 살을 뜯어낸다고요. 난 당신이 무서워요. 여보, 당신이 무섭다고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해요.

그녀의 이야기는 내 호기심을 끌었다. 그것은 바로 묶여있는 자기 먹이에 파고드는 비너스였다. 불행하게도 삶이란, 적어도 일상적인 삶은 보다 더 하찮은 감정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p. 298,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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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고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d***a | 2022.08.2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결혼 한 지 7년 된 부부 뱅상과 로랑스는 부족함 없이 보이는 부부입니다. 부유한 상속녀인 로랑스는 가난하고 별 유명하지 않은 음악가 뱅상을 사랑하여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러나 뱅상이 작곡한 [소나기]가 프랑스와 유럽 아메리카까지 대히트를 치면서 두사람의 관계는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소나기]가 영화 음악으로 삽입되고 엄청난 저작권료를 받게 되면서 뱅;
리뷰제목

  결혼 한 지 7년 된 부부 뱅상과 로랑스는 부족함 없이 보이는 부부입니다. 부유한 상속녀인 로랑스는 가난하고 별 유명하지 않은 음악가 뱅상을 사랑하여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러나 뱅상이 작곡한 [소나기]가 프랑스와 유럽 아메리카까지 대히트를 치면서 두사람의 관계는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소나기]가 영화 음악으로 삽입되고 엄청난 저작권료를 받게 되면서 뱅상은 자신의 아내의 도움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주체적으로 돈을 벌게 된 것이 너무나 기뻤지만 오히려 로랑스는 유명세와 돈을 손에 쥔 뱅상이 자신을 떠나갈까봐 두려웠습니다. 로랑스는 뱅상이 받은 저작권료를 함부러 사용하지 못하게 조취를 취하고 뱅상에 대한 악성 신문 기사에 인터뷰까지 합니다.이런 로랑스의 집착은 뱅상을 숨막히게 하고 떠나게 만들었지만 그녀를 떠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로랑스의 집착은 파멸에 이르게 되지요.

 

  처음부터 그들의 사랑은 온전한 사랑은 아니었습니다. 로랑스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버지와의 인연도 끊으면서 뱅상과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뱅상의 옷 스타일, 친구 등 모든 것을 간섭하며 그를 지배하려 들죠. 뱅상은 로랑스가 원하는대로 움직이면서 약간 답답합을 느꼈지만 자신의 작업실에서 피아노를 치고, 친구를 만나고, 가끔씩 외도를 하는 것으로 맘을 달래며 길들여지고 있었어요.

 

  이런 로랑스의 왜곡되고 지나치고 맹목적인 사랑은 상대방을 점점 옥죄어들었고 결국은 파멸에 이르렀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접점을 찾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내가 준 만큼 상대방이 사랑해주고 서로의 부족한 면을 서로 보완해주면서 이해해주는 그런 완벽한 사랑을 하기란 쉽지가 않은 듯 합니다. 그렇지만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를 소유하려 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는 듯 합니다. 황금의 고삐로 뱅상을 끊임없이 지배하고 소유하려 했던 로랑스, 그리고 빈곤한 욕망 앞에 좌절하면서도 고삐를 놓지 못하는 뱅상, 결국로랑스는 그 황금의 고삐에 목이 조이게 되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19세 때 발표한 [슬픔이여 안녕]으로 문단에 데뷔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문학계의 아이돌, 문학 영재 프랑수아즈 사강의 29번째 책 [황금의 고삐]는 우리 자신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종의 고삐를 쥐고서 타인을 끊임없이 소유하려 들고 결국엔 그 고삐가 자신의 목을 조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강의 섬세한 묘사와 평탄하지 못했던 자신의 삶이 녹아 든 듯한 사강만의 매력적인 이야기 진행으로 책을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푹 빠져드는 사강의 매혹적인 이야기에 한번 빠져들어보세요!!

 

 근데 정말 사랑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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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7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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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가을에 프랑스소설 한권이라면 사강을 읽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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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하* | 2022.09.07
평점4점
그들은 사랑했을까? 구속...집착...사랑의 또 다른 이름?어긋나는 감정은 또 어찌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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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 | 2022.07.07
평점5점
돈으로 얽힌 커플에게 정말 그 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가를 만나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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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북*더 |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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