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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술 마시는 게 어때서

엄마가 술 마시는 게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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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280g | 120*188*20mm
ISBN13 9791188969463
ISBN10 118896946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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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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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왜 말을 못 해. 생각지 못했던 아이의 질문에 급습당해 소극적으로 답변했다, 아니, 거짓말을 했다. 질문하는 아이의 표정은 이미 확신에 차 있었다. 유치원에서 담배와 술이 안 좋은 거라고 배웠는데 그 안 좋은 걸 설마 엄마가 할 리가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투였다.
--- p.13

불타는 금요일 밤, 그저 아이를 재우고 술 한잔하려고 했을 뿐인데 나는 왜 마음에 이리 큰 격랑을 이고 지고 있을까.
--- p.30

도대체 저게 무엇이기에 아버지는 거의 매일 마셔대는 걸까. 얼마나 맛있는 것이기에 우리는커녕 엄마도 주지 않고 혼자서만 홀짝대는 걸까. 작은 잔에 담긴 액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바라보는 시간만큼 궁금증이 호기심으로 자라났다.
바로 그때, 갑자기 소주잔의 잔잔한 소주가 찰랑, 하고 나를 불렀다.
--- p.66

그래서 나는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건 결코 내게 담아 두지 않기로, 한 귀로 들어온 말들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한 귀로 흘려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내 나름의 항변이었다. 당신이 죄인이라 여기며 하염없이 내려찍은 말들이 사실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그저 자기 입만 아프게 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 p.76

요즘에야 길에서 담배 피운다고 뺨을 맞진(정말 그런가? 아마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눈으로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술도 마찬가지다. 분명 기호 식품이라는데, ‘기호 식품’이라고 말하는 것치고 정말 기호를 존중해 주는 걸 못 봤다.
--- p.103

술 마신 사람도 실은 속으로 엄청 미안해하고 있단 말이다. 어제 내가 왜 그렇게 달렸지 후회하고 있단 말이다.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지 않아도, 말로 뭐라고 하지 않아도, 앞에서 그렇게 한숨 쉬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단 말이다.
--- p.121

가장 좋아하는 걸 참는 일은 임신과 출산을 거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쉬운 일만은 아니다. 아이를 가진다고 해서, 아이를 위해 저절로 모든 게 참아지지는 않으니 말이다. 생각보다 모성이라는 이름은 과대평가되었다.
--- p.140

전형적인 도시형 인간인 사람이 아이를 낳았다고 하루아침에 자연형 인간이 될 리가 없는데, 나는 엄마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아이를 낳고부터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는 하이디가 되었었다.
--- p.144

집에서 논다고 하면 보통 백수를 떠올리는데, 그러면 백수와 전업주부는 동급인 건가.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놀고먹는 백수, 내 꿈이었는데 나는 꿈을 이룬 거였나.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제 전업주부는 놀고먹지 못하고 계속 무언가를 한다. 그저 사람들이 ‘논다’라고 표현하며 무언가를 하든 말든 관심이 없을 뿐.
--- p.157

오랜만에 연락해 술 마시자고 하면 요새는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고, 커피나 마시자고 하는 친구들이 자꾸 늘어났다. 커피, 장난하나. 나도 술만큼이나 커피를 좋아한다. 그런데 굳이, 너랑, 커피를? 그러면 술은, 술은 대체 누구와 마시란 말인가.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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