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몽유의 북쪽

몽유의 북쪽

파란시선-0099이동
이정원 | 파란 | 2022년 06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36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8쪽 | 244g | 128*208*10mm
ISBN13 9791191897210
ISBN10 11918972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몽유의 북쪽


목련은 북쪽으로 봉오리를 연다

나의 북쪽도 그처럼 간절해
북망(北邙)은 아직 멀다고 북향을 피해 잠을 청하는데 꿈마저 자꾸 북쪽으로 자란다

길몽과 흉몽 사이 궁극의 모퉁이
북쪽은 순록의 땅

내 머릿속 툰드라에도 순록 떼
밤을 치받는 뿔의 각도가 단호하다

북방 기마민족의 피가 내 혈류를 타고 질주하나 봐
무릎에 피는 서릿발, 발뒤꿈치에 굽이치는 찬 기류, 곱은 손등에 얼음을 가두고도
머리는 자꾸 북으로 기운다

강파른 유목의 땅 찬 별빛
눈 덮인 오미야콘 마을의 감빛 등불을 정수리에 건다

자작나무 우듬지에 핀 설원의 문장을 읽으며
아무르, 아무르, 시베리아 열차에 오른다

바이칼호를 차창에 두르고 서늘한 이마가 지향하는 쪽 길을 잡으면

내 몸속 얼음골 지나 순록의 뿔 치켜든 바람은 끝끝내 북향!

맹목이 펼친 호수의 수위는 잠의 이면에서 드높다

밤새 푹푹 빠지는 몽유의 발목을 거두면 눈발은 하염없이 새벽으로 치닫고

비발디의 겨울이 내 생(生)의 숨찬 악장을 쩡쩡 가르고 있다 ■


-------------------------------------


오목한 중턱


신발 속에선 자꾸 시간의 발톱이 자라네

산모롱이 돌아 나풀나풀 나비 여섯 오목한 궁지(窮地)에 내려앉고
철없는 나비들 그녀의 진액을 다 핥아먹고

슬픔은 늘 오목한 곳에 모이지
손목과 다리오금, 복사뼈 부근, 가슴 안골
오목한 곳에 고인 슬픔은 썩지도 않아

부풀고 부화하고 증식하고 저희끼리 둥기둥기
밤이면 떼로 기어 나와 얼씨구, 춤판을 벌였네 그녀는

춤에 지친 그들을 알약에게 주었지
알약 한 알에 손목, 알약 한 알에 무릎을
알약 한 알에 통증, 알약 한 알에 불면을

긴 발톱이 칡넝쿨처럼 엉겨 진보라로 말을 걸고 말을 거두는 칡꽃의 시간

시간의 발톱을 깎아야 하는데
관절이 점점 오목해져 그녀의 중턱이 움푹 꺼지네

슬픔의과부하 슬픔의반란 슬픔의자기복제

그녀가 중턱에 고여 있네 중력의 자장 안에 갇혀
이내 내리막길을 타려고 하네

턱밑까지 비탈진 그늘
방울져 있던 슬픔의 떼거리들이
떼구르르르 한꺼번에 쏟아져 비탈을 구르네

깎을 새 없이 발톱은 빠지거나 문드러지거나

슬픔의자가당착 슬픔의뼈대 슬픔의행로 슬픔의간절한뿌리

나비들은 더 이상 오목한 곳에 깃들 수 없어
그녀의 중턱을 오래 서성이네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슬픔의 둥지를 겨우 엿보네, 이제야
이제서야 ■


-------------------------------------


산방꽃차례로 피는


장딴지 굵어지고 발가락이 자라
나비코고무신은 터질 듯 부풀었지

새 신을 사 줘,
조바심 마르던 날들이 베란다에 걸터앉았네

더는 발 뻗을 데 없다고 수국 이파리가 뾰로통

새 신발 신기려 발을 빼 보니 오갈 데 없는 뿌리들이
혈맥 그물 촘촘히 생장점을 붙들고 있네

얽히고설킨 흙의 궤도 따라
자전(自傳)의 바퀴 굴려 혈맥 그물을 엮고 있네
아홉 살 내 발가락처럼 엉켜

아직도 코고무신 속 내 발가락은 나비잠을 자네
아무도 꺼내 주지 않아
헛꽃의 시간이 길어지네 발바닥 가득 뿌리만 자라네

뿌리가 걸어간 거리까지 한사코 따라가 터뜨릴
산방꽃차례의
가지런한 웃음은 피멍울인가

용천혈 쓰다듬듯
조심스레 수국 뿌리를 들어내면

계절 흘리지 말라고 비닐 망 한쪽
새소리 발효시키라고 배양토 조금
빗물 받아 안으라고 마사토를

수국꽃 필 때까지 넌지시 놓아두면
수슬수슬 상처 같은 수다가 피지

화분 발치에 앵두나무가 햇빛 그물 펼치는 동안
고집을 키우던 내 발뒤꿈치 물집도 말라
나비코고무신 벗어 던지고 가문 발가락을 꺼내네

새 운동화 속 치수 늘인 발바닥에서
하얗게 날개 접고 있던 고요가
아홉 살 꽃봉오리를 야금야금 꺼내고

마음의 키 휘영청 산방꽃차례로 솟고 ■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정원의 시들은 삶의 통점에 닿으려는 언어들로 출렁거린다. “태생의 습성으로 눅눅한 질문을 별에게 던져” 보며(「묘생에 관한 질문」) “제 날개를 비벼야 울 수 있는 곤충이 있다는 걸/꼬박꼬박 일기장의 필체로 말하려” 했던 진통의 기록들이다(「본의 아니게」). “시간의 물목을 지키는 긴 짐승”의 울음으로 “꿈틀거리며 더 깊고 넓은 물굽이로 나아가는” 몸의 여정이기도 하다(「와류」).
시인의 시들을 읽는 일은 “심연에서 걸어 나와 젖은 등뼈를 지고 절룩이며/생의 절취선을 넘”어(「파묵」), 그녀가 뱉어 내는 “금구”와 “쇠귀” 사이에 피어나는 허공꽃들과 함께(「금니 다라니경」), “낯선 미래를 먹으러” 가는 길이며(「단지」), “느닷없음으로 느닷없음의 배후를 깨닫는” 체험을 통해(「미지의 귀납적 추이」), “씨앗이 씨앗 밖으로 발을 뻗는”(「봄의 코르셋」) “무궁”(「너머」)의 높이 앞에 마주 서는 일이다.
자신의 안쪽으로는 어는 방향을, 바깥쪽으로는 녹는 방향을 팽팽하게 견디는 시적 긴장들이 절실한 이유는(「경계의 시선」) 시인의 삶이 “자작나무 우듬지에 핀 설원의 문장”에서 발원했기 때문이리라(「몽유의 북쪽」).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교란’과 ‘착란’ 사이에서 잉태되어, ‘미궁’과 ‘궁벽’ 사이를 솟아올라, ‘우여(迂餘)’와 ‘곡절(曲折)’ 사이에서 이글대는 시인의 “횃불”에 즐겁게 타오르는 일이다(「가시연꽃」). 그 길에서 끝내 토해 낼 수 있게 되리라. “한 호흡 내려놓으니 보이는”(「강에서 쓰는 실록」), 입속에만 간직하고 있던 자신의 생떼 같은 “불립문자”들을(「금니 다라니경」).
- 한용국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