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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

: 어느 날 펼쳐본 사랑에 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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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랑 에세이 top100 1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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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25g | 138*195*20mm
ISBN13 9788996687689
ISBN10 8996687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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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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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가 지나고 이십 대를 지나면 사랑에, 사람에 의연해질 줄 알았다.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폭풍 같은 감정의 그래프는 좀 잦아들었고, 사랑하다 헤어진다고 숨이 멎는 일은 없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랑은, 사람은 물음표다. 수천 개의 얼굴이 똑같지 않듯, 수만 가닥으로 이뤄진 마음도 나와 같지 않다.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다른 이야기 속 주인공이 만나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일, 그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누군가가 궁금하다고 모든 사람과 다 사랑에 빠질 수는 없으니 누군가의 경험, 시간 속의 이야기를 통해 프리즘을 하나 더 늘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연애소설은 그래서 늘 매력적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별이란 것은 늘 함께하던 일상적인 흐름이 갑자기 깨지는 것이다. 다케오는 8년 동안 공유했던 리카의 공간을 떠나 이사를 하겠다는 식으로 헤어짐을 말한다. 연인이 던지는 일상적인 한마디가 일상적이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당사자가 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입을 열고 뱉은 그 언어만 빼고 그의 표정이, 그의 몸이, 그리고 미세한 공기의 흐름까지 이별이 라는 것을 말해준다. 리카는 ‘알았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원래 사람이 그렇지 않은가. 너무 큰 일 앞에서는 오히려 더 덤덤해지는. 오랜 연애는 열정적인 사랑보다는 익숙함, 의리, 책임감 같은 단어들이 더 많은 부분을 채우고 있다. 사랑이 그냥 삶의 부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헤어질 때의 그 느낌. 인정하면 바로 현실이 될 것 같은 먹먹함을, 애써 일상을 유지하는 걸로 버티는 리카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한다.
---「우리를 감싸던 이별의 공기 : 에쿠니 가오리, 낙하하는 저녁」중에서

밥이나 차나 술이나 뭐가 다를까 싶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일반적인 경우 우리는 낯선 사람과 탐색전을 벌일 때 무턱대고 밥이나 술을 마시지 않는다. 예의 바른 차 한잔, 그러다 좀 익숙해지면 술을 한잔하거나 밥을 먹는다. 술과 밥도 참 미묘한 차이가 있다. 저녁에 만나 우르르 술 한잔 취기로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과 밥 약속을 잡는 일은 거의 없다. 차가 예의라면 술은 어우러짐 그리고 밥은 관계라고 감히 정의하는 이유이다.
---「같이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의미 :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중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내 몸과 마음에 시간을 하나 둘 쌓으면서 누군가와의 연애가 지나온 상대의 시간과의 조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변하지 않고, 나도 그 사람도 변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를 속이고 포장해서 괜찮은 척한다고 진심으로 괜찮아지는 상황이 오는 그런 일은 없다.

---「어떤 이에게는 평온함, 어떤 이에게는 에로틱한 우정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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