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8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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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526g | 148*210*30mm |
ISBN13 | 9791137287761 |
ISBN10 | 1137287764 |
발행일 | 2022년 08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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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526g | 148*210*30mm |
ISBN13 | 9791137287761 |
ISBN10 | 1137287764 |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스릴때문이 아닐까? 뻔한 이야기는 가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말이 나와서야 통쾌함을 느끼며 이야기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다. 이러한 통쾌함을 느끼며 내가 몰입하여 단서를 찾아가는 소설, 작가 김설단의 『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부크크, 2022)를 소개한다. 작가는 법학을 전공하여 복잡한 등장인물의 관계와 사건이 더욱 현실적이고 치밀하게 구성되었다. 탄탄한 구성을 자랑하는 이 소설을 쫄깃쫄깃한 마음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비트코인이 뉴욕증시 영향으로 1.5% 넘게 상승했다”(데일리한국, 2022.10)는 기사를 읽었다. 비트코인(Bitcoin)은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전혀 없는 온라인 디지털 화폐이다. 거액의 비트코인을 둘러싼 탐욕과 비리를 드러낸 이 책은 사회 고위층들의 비리를 파헤치던 현직 검사가 실종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건을 추적하던 태수는 검사의 실종 뒤에 더 큰 세력의 위험한 범죄가 엮여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그는 정의냐 모두의 안위냐를 두고 갈등한다. 태수는 고민 끝에 자신이 믿는 정의를 위해 나아가기로 마음먹지만 수사를 계속할수록 거대한 권력 앞에 좌절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얻으면 얻을수록 더욱 큰 것을 원하는 것이 사람의 욕심이다. 90만원이 있을 때 10만원을 더 채우기 위해 남의 것을 쟁취하려고 노력을 하는게 현실이다. 검찰계의 최고 위치에 있는 현직 부장 검사가 사라졌다. 실종된 검사를 찾고 있는 검찰과 경찰. 사라진 부장 검사는 어떤 열쇠를 갖고 있을까? 왜 그를 누구보다 빠르게 찾기를 원하는걸까? 그 열쇠가 드러나면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작가는 유림이의 말을 통해 힌트를 주고 있다. “검찰에 도는 말이 있어요. 무령군수도 경찰서장도 오래 못 버틸거예요. 물이 고이면 썩는 법이죠. 동료들을 너무 믿지 말아요. ... 그 비트코인이 범죄수익이라고 하셨잖아요. ... 세상에이미 끝난 이야기라는 건 없어요. 모든 역사는 현재 진행 중이죠.”(p.321)
고위층들의 정의롭지 못한 모습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진실과 거짓.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배신들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불편케 한다. 그 배신도 반전에 반전을 일으키니 읽을수록 소설에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다. “적당히 정의롭게 살라면서요. ... 경찰 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다들 자기 능력에 맞춰서 최대한 악하게 사는게 사람이지 싶을 때가 있거든. ... 진짜 나쁜 놈 보이면 어떡하든 때려잡고, 안 그라몬 대충 수습하고, 그래 사는 수밖에 더 있나?”(p179), “세상이 바뀔 것 같아요? ... 글쎄요. 누군가는 바꾸겠죠.”(p.322)
겉과 속이 다른 입체적인 인물들을 관찰하다보면 그 속에서 현실을 볼 수 있다. 살다보면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겉으로는 멋있고 착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상대를 스캔하고 평가내리고 자기 잇속을 챙기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소설에서 겉으로는 자애롭지만 검은 속내가 있는 인물, 정의로운줄 알았는데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 여리한 모습을 무기삼아 진실을 감추려한 이기적인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또한 그들의 관계를 더욱 정교하고 탄탄하게 풀어가고 있다. “현주가 뒤에서 다가와 태수의 옆에 바투 붙어 팔짱을 꼈다. 은은한 향수 냄새가 태수의 코에 훅 끼쳤다. 태수는 걸음을 멈추고 팔을 뺐다. 현주 씨,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더. 왜요? 제가 싫어요?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네요. 무슨 말이에요? 현주가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눈꺼풀이 가늘게 떨렸다.”(p.268)
이 소설은 배경과 상황, 인물들을 섬세하면서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읽다보면 소설 속의 제 3의 인물이 되어 주인공들과 함께 행동하고 사건을 함께 추리하고 있다. 이 소설의 강한 흡인력으로 인해 이 소설이 진짜 현실을 말하고 있는지 꾸며낸 이야기인지 혼란스럽다. 이러한 현실적인 추리의 매력 속으로 함께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