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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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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612쪽 | 624g | 128*188*30mm
ISBN13 9791170360681
ISBN10 1170360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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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타인의 죄’와 결혼할 순 없어!”
--- p.70

“삶은 고통이고 삶은 두려움이죠. 그래서 인간은 불행합니다. 지금 모든 것이 고통이고 두려움입니다. 이제 인간은 삶을 사랑하지요. 왜냐하면 인간은 고통도 두려움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 겁니다. 고통과 두려움을 위해 삶이 주어졌는데 그것이 기만이라는 겁니다. 지금의 인간은 과거의 인간이 아닙니다. 새로운 인간, 행복하고 도도한 인간이 나타날 겁니다. 생사의 문제와 무관한 인간이 새로운 인간이 될 겁니다.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낸 자가 스스로 신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는 신은 아닙니다.”
--- p.83

“아닙니다. 제가 당신에게 우화의 앞부분을 들려주는 것이 나을 것 같네요. 클럽들이 어떠한 힘으로 형성되었는지 당신은 손가락으로 세고 있나요? 이 모든 것은 관료주의이고 감상주의입니다. 이 모든 것이 좋은 접착제이지만 더 좋은 것이 있어요. 클럽의 네 명에게 다섯 번째 회원을 죽이자고 속삭이는 겁니다. 그자가 밀고했다는 식으로요. 그러면 당신은 당장 그들 모두의 피를 보게 될 겁니다. 마치 하나의 줄을 통해 그들을 옭아매는 것처럼요. 그들은 당신의 노예가 될 거고 폭동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계산을 요구하지도 못하게 되는 겁니다. 헤-헤-헤!” ‘하지만 넌... 하지만 넌 내게 이 말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만 해.’ 표트르 스테파노비치가 속으로 생각했다.
--- p.330

그 순간 공원에서 200걸음 떨어진 연못 쪽에서부터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리푸틴은 어제의 약속에 따라 역시 휘파람으로(그는 이가 많이 빠진 자신이 못 미더워서 아침에 시장에서 1코페이카를 주고 도자기로 만든 장난감 호루라기를 샀다) 바로 답했다. 에르켈은 도중에 샤토프에게 휘파람 소리가 있을 거라고 말해두어서 샤토프는 어떠한 의심도 하지 않았다. “걱정마세요. 내가 그들과 떨어져서 한쪽으로 갈 테니까요. 그러면 그들은 저를 결코 발견하지 못할 겁니다.” 시갈료프는 강렬한 속삭임으로 주의를 주었고 서두르지도 않고 걸음을 재촉하지도 않으면서 어두운 공원을 가로질러 집으로 향했다. 지금은 그 끔찍한 사건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도 낱낱이 알려졌다. 먼저 리푸틴이 동굴 옆에서 에르켈과 샤토프를 만났다. 샤토프는 그들과 인사도 나누지 않고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서두르며 큰 소리로 말했다.

… 바로 그 순간 톨카첸코가 나무 뒤에서 그를 향해 덮쳤고 에르켈은 뒤에서 그의 팔꿈치를 붙들었다. 리푸틴은 앞에서 돌진했다. 그들 셋은 즉각 그의 발을 걸어서 그를 순식간에 땅에 눕혀 버렸다. 그때에 표트르 스테파노비치가 권총을 들고 뛰어왔다. 샤토프가 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들기는 했으나 앞을 분간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세 개의 등불이 그 장면을 비추고 있었다. 샤토프가 갑자기 짧고 절망적인 비명을 질렀으나 사람들은 그가 소리를 지르도록 놔두진 않았다. 표트르 스테파노비치는 권총으로 정확히 그의 이마를 정조준하여 총구를 강하게 누르고서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적어도 스크보레시니키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300걸음 정도 떨어져 있었던 시갈료프는 총성을 들은 듯했다. 그는 비명도 총성도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그의 개인적인 증언에 따르면 그는 되돌아 가지도 않았고 심지어 자리에 멈춰 서지도 않았다고 한다. 살인은 거의 순식간에 일어났다. 오직 표트르 스테파노비치 한 사람만이 완전한 처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 pp.480~482

“이 기적과 같고 특별한 구절이 평생 제게는 걸림돌이었어요... 그 책에서... 그렇게 난 어릴 때부터 그 구절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지금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네요. 하나의 비유입니다. 지금 내 머릿속에 끔찍하게도 너무도 많은 생각들이 떠올라요. 아시죠. 그건 우리의 러시아와 마찬가지입니다. 환자의 몸에서 나와 돼지떼에 들어간 악령들은 독이자 전염병으로서 불결합니다. 모든 악령들과 악귀들이 우리의 위대하고 사랑스런 환자인 러시아에 수 세기 동안, 정말 수 세기 동안 들어앉아 있었던 겁니다! 네, 그건 내가 언제나 사랑했던 러시아입니다. 하지만 위대한 사상과 위대한 의지는 러시아보다 훨씬 더 높이 들어앉을 겁니다. 마치 귀신 들린 환자를 제압한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 모든 악령들, 추잡한 것들, 표면에서 썩기 시작한 비열한 것들이 터져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돼지 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부탁하겠죠. 아니 어쩌면 이미 들어갔는지도 모릅니다! 그게 우리, 우리와 그들, 그리고 페트루샤... 그리고 그와 함께 한 이들, 그리고 나, 어쩌면 나는 처음에 무리들 중 앞장선 이였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미친 듯이 광포하게 절벽에서부터 바다로 내달리고 나서 익사하게 됩니다. 우리에겐 거기로 가는 길이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것으로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병자는 치유되어 ‘예수님의 발아래 앉게 됩니다.’... 그리고 모두 놀라서 바라보겠죠. 사랑스런 그대, 당신은 나중에 깨닫게 될 겁니다. 그런데 지금 그 사실이 절 몹시 흥분시키네요... 당신은 나중에 이해하게 될 겁니다... 당신은 나중에 이해할 거고... 우리는 함께 갈 겁니다.”
--- pp.54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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