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양은 매일 시작한다

양은 매일 시작한다

파란시선-0107이동
최지온 | 파란 | 2022년 09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20g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319
ISBN10 1191897311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금 그것은 수국 같습니다

흔적도 남지 않았습니다
깊이 스며든 게 눈물인 걸 알았겠습니까

한창 피는 중입니다 뿌리는 은밀해질 테지요
수국은 울지 않았습니다
같은 실루엣으로 하얗다가 파랗다가 빨갛다가

수국이 수국을 죽이고 수국이 수국을 살리는 중입니다
우리는 덩달아 풍성해집니다

수국이 우리를 움직이고
눈멀게 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끝날 것 같은 기분에 빠집니다

해칠 의도가 있겠습니까
눈물을 좋아할 뿐 더 아름다워지고 싶을 뿐
누군가의 죽음을 원했겠습니까

평화로운 세상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우리는 다짐 같은 걸 합니다
잠꼬대처럼 반복할 수밖에 없어서

버둥거리는 벌레들과 가늘어 가는 줄기를 붙잡고
지금 수국은 수국 아닌 것과 반목하는 중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중입니다

수국은 수국만을 볼 겁니다 나 없이도 가득할 거 같습니다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이곳에서
우리는 좀 더 놀라워해야 합니다 답 없는 문제는 잠시 상상에 맡기고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으로
지금 나는 수국이 아름답다고 고백하는 겁니다
---「수국의 시간」중에서

달처럼 전진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달도 힘겹게 넘어갈 듯한
산 밑에서
악어들이 나란히 잠을 잡니다

순한 적의처럼
악어의 마음도 풀어질 때가 있을 겁니다

낮의 한구석에서 숨죽이다가
밤을 녹이며
달은 잠드는 법이 없습니다

모든 악어가 잠들면 세상은 조용합니다

악어는 언제라도 입을 벌릴 수 있고
달은 잡을 수 없는 곳에 있습니다

발바닥이 화끈거리고
자꾸 미끄러져
다시 뭐라도 짚고 일어서자

악어의 꼬리를 밟고 서서
보이지 않는 데까지 올라가려 합니다

달은 낮의 눈빛으로 악어를 재우고
나는 소리 없이 악어의 잠 속으로 들어갑니다

전력으로 잠들어야 할 게 꿈이라면
지금 나는 어떤 꿈 안에 들어와 있는 겁니까

우리가 오르려는 건 악어들의 시간
그곳에 눈뜬 나무들을 심으려 합니다

그 모든 걸 달은 꼼꼼히 지켜보지 않았겠습니까
---「달과 악어」중에서

눈물과 구름의 흔적은 없어요
양과 양 사이 보이는 대로 본다면
어떤 양은 머리를 박고
어떤 양은 입을 벌리고
양들이 몰려 있어요 울타리 아래에

별생각 없이 만졌는데 손을 끌고 들어갑니다
따라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나는 자꾸만 넘어지고
매일 새로운 양이 태어나 데려갑니다

누군가 밀면 밀리는 대로
양과 양 사이
저절로 서로를 밀면서 구름이 되고
구름은 죽어서 처음인 양 낮은 목소리로

혼자 서 있는 사람은 양이 되어야 한다고
먼저 말한 사람은 없고

밥알을 곱씹으며 침묵을 뱉어 냅니다
소매를 끌고 머리를 맞대도
울음은 옆구리 속에서 얽히고설킨 듯

매일이 그렇게 중첩된다면
침묵은 목초지를 넓힐 수도 있을 거예요
양은 양을 보면서 달립니다 새로운 곳에 닿으려는 듯

울타리의 안과 밖 사이
머리를 내밀고 침을 흘려도
아무리 멀리 떠나도 마냥 그 자리입니다

구름은 양의 울음으로 만들었어요
울타리도 없이 흘러간 구름은 돌아오지 않아요

따뜻하고 거친 등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듭니다
---「처음인 양」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채울 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슬픔과 함께 살아야 한다. 산다는 것 그 자체가 결핍과 상실의 고통을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최지온 시인의 시들을 읽으면 살아 있는 것들의 이 고통과 슬픔이 때로는 아련하게 때로는 신랄하게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녀의 시들은 바로 이 편재하는 슬픔을 시적 토양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슬픔에 몰입하여 과도한 정서의 늪에 독자를 빠뜨리지도 않고, 그것을 과장하여 감상에 빠지게 하지도 않는다.

그녀의 시들은 예리한 감각으로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내재하고 있는 슬픔의 정수를 캐내어 빛나는 언어로 그것을 재구성한다. 최지온 시들은 슬픔에도 구체적 형상과 빛깔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렇게 새롭게 표현된 슬픔의 언어는 슬픔에 침윤된 우리의 삶과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에 도달한다. 그녀의 시를 읽으면 누구나 느꼈을 익숙한 슬픔이 익숙하지 않은 방식과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다. ‘시는 새로운 언어이다’라는 정의가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가 바로 최지온 시인의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 황정산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