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교의학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관해 숙고하고자 한다. 교의학이 경건이라는 실천을 생기 없는 명제로 환원하는 거룩하지 못한 학문으로 희화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교의학은 교회가 자신의 사유를 그리스도의 복음을 향해 정향함으로써 하나님을 찬양하는 즐거운 활동이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의 찬양과 회개, 증언 속에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교의학은?모든 기독교 신학과 마찬가지로?교회로 하여금 복음이 선포하는 실재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며, 책임 있는 자세로 이런 실재를 사유의 주제로 만들고자 노력한다. 이 짧은 연구를 통해 복음이 하나님의 거룩하심이라는 숭고한 주제에 관한 우리의 사유를 어떻게 정향하는지를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1장 신학의 거룩함」중에서
거룩함에 관한 기독교 신학은 거룩한 이성의 훈련이다. 이 신학의 맥락과 내용은 거룩한 삼위일체의 계시적 임재 안에 담겨있고, 이는 성서 안에 표현되어 있다. 이것은 기도하며 성령을 의지하는 자세로 나서는 모험이다. 이것은 성도들의 공동체 안에서 이뤄지는 훈련으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의 고백에 기여한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를 통해 거룩함을 완전하게 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다.
---「1장 신학의 거룩함」중에서
거룩하신 하나님은 그저 모든 것을 연구하는 신학적 지성이 다루는 주제에 그치지 않는다. 그분은 위엄 있는 분, 그분의 공유적 임재에 의해 신학을 가능하게 하시는 분, 신학의 필수조건인 분이시다. 거룩한 신학은 계시에 대한 반응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독교 신학이 가능한 이유는 기독교 신앙의 거룩하신 하나님이 자신을 전해 주시는 속성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이러한 계시적, 공유적 임재가 신학이 거룩한 이성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는 맥락을 형성한다. 또한 이 임재가 기독교 신학의 내용을 결정한다.
---「1장 신학의 거룩함」중에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은 성부, 성자, 성령의 거룩하심, 즉 거룩한 이름을 지니시며, 하시는 모든 일에 있어서 거룩하시고, 우리 가운데 계신 거룩하신 분으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과의 의로운 사귐을 세우고 유지하고 완전하게 만드시는 그분의 거룩하심이다.
---「2장 하나님의 거룩함」중에서
신학이 하나님의 속 성에 관해 말할 때 그것은 하나님의 구체적 단순성, 즉 그분 자신으로 계시는 분으로서 하나님이 표현하신 그분의 정체성을 개념적으로 풍성히 확장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 인내, 의로우심, 거룩하심, 하나님의 무한성, 수난 불가능성, 불변성, 전능성, 이 모든 것이 하나를 말하며, 그것은 가장 단순한 동시에 가장 포괄적이다. 즉,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말한다. 하나님께 적용할 때 ‘거룩함’이라는 용어의 내용은 그것이 하나님이라는 분을 가리킨다는 사실에 의해 결정된다. 술어(거룩함)는 주어(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철저히 규정된다.
---「2장 하나님의 거룩함」중에서
교회의 거룩함은 한 백성을 선택하고 화해로 이끌고 완전하게 하셔서 하나님의 언약의 당사자이자 성도의 공동체가 되게 하시는 성 삼위일체의 일에 기초한다.
---「3장 교회의 거룩함」중에서
교회의 거룩함에 관한 모든 담론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관한 담론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거룩한 삼위일체이신 그분, 즉 그분이 어떤 분이시며 그분이 무엇을 행하시는지가 교회의 존재와 지속성의 근거다. 교회의 거룩함의 토대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하나님에 관한 언어가 논의를 움직이는 언어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역사 전체를 설명하고, 거룩함을 포함해 교회의 모든 활동을 설명할 때 하나님에 관한 이 언어가 핵심적으로 중요한 언어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그저 교회의 최초 원인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교회의 목적에 불과한 분이 아니시다. 오히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교회가 있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에 교회가 거룩하다. 그러므로 교회의 거룩함은 그 핵심에 있어서 수동적 거룩함이다. 즉 삼위일체 하나님의 일을 신실하게 의지하며 그것을 가리키는 믿음의 문제다.
---「3장 교회의 거룩함」중에서
그리스도인의 성화는 화해된 죄인이 하나님과의 거룩한 사귐이라는 적극적 삶을 위해 새로워지게 하시는 성 삼위일체의 일이다. 선택하고 화해를 이루시며 완전하게 하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일을 근거로 삼는 거룩한 사귐이라는 적극적인 삶은 모든 순간이 죽임과 살림으로 특징지어지며 자유와 순종, 사랑으로서 실재화되는 믿음의 일이다.
---「4장 그리스도인의 거룩함」중에서
그리스도인의 성화는 화해된 죄인이 하나님과의 거룩한 사귐이라는 적극적 삶을 위해 새로워지게 하시는 성 삼위일체의 일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기적은 어디에서 기원하는가? 어떻게 죄가 극복되고 그 자리에 ‘거룩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형태가 생겨나는가? 어떻게 인간의 삶이 하나님을 향한 적의로부터, 불순종으로부터, 이웃에 대한 증오로부터 해방되어 그 본래의 목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 하나님과의 거룩한 사귐이라는 적극적인 삶은 무엇을 근거로 삼는가? 그런 형태의 삶이 존재하고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성 삼위일체께서 행하시는 성화의 사역에 근거한다고 답해야 한다.
---「4장 그리스도인의 거룩함」중에서
행복을 위해 거룩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문화에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회심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거룩함의 복음을 향한 교회의 지속적인 회심도 필요할 것이다. 거룩함의 핵심적 양상은 집중을 강화하는 것이다. 즉, 지성과 의지, 감정을 거룩하신 하나님과 우리를 대하시는 그분의 방식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집중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하지만 집중을 촉진하는 것은 신학이 하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며, 따라서 기도해야 할 제목이다.
---「결론」중에서